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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카터의 실종 리뷰 (약 스포)
게시물ID : gametalk_2302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ksow12
추천 : 2
조회수 : 69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25 00:23:00
외로울 땐 게임 리뷰를 해야 합니다.

에단 카터의 실종.

http://store.steampowered.com/app/258520/?snr=1_7_15__13

메타 스코어 8.2 ign 8.5 great 게임스팟 9점 고티 후보에 올라있는 어마무시한 바로 이 게임  에단 카터의 실종 입니다.

(h2 인터렉티브에서 정식 한글화 출시를 한다더니 폰트 렉 때문에 연기되고, 현재는 아마 유저 한글화가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정확한 사실은 잘 모르겟네요.)

 먼저 에단 카터의 실종에 관해 말하기전에 디어 에스더에 관해 말해야 할 것 같다. 디어 에스더. 비쥬얼 노벨, 혹은 사운드 노벨, 전자 관광, 전자 둘레길을 걷는 이 게임이 게임으로 있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w,a,s,d 의 존재가 아닌 내러티브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 내러티브마저 없었다면, 정말 자연 풍광을 구경하는 구글 맵이랑 별 다를바 없는 시뮬레이션이 되었겟지. 어쨋든 디어 에서드거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방식은 1인칭 서술자의 은근한 목소리를 통하여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러브크래프트틱 하기도 하며 서정적 이기도 한데 섬을 탐험 하면서 드러나는 디어 에스더의 서술 방식은 순차적이며 이는 섬을 탐험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서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한 장소에 오래 있어봐야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는다. 움직이고, 특정한 장소에 도달하면 이야기는 다시 진행된다. 이는 사실 그래픽과 괴리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가 생각 보다는 탐험이라는 행위 자체와 섬이라는 공간과 결부 되어 있고, 이것을 통하여 게이머는 단순히 듣는 것만으로 스토리를 이해하지 않고 플레이와 함께 스토리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디어 에스더는 생각보다 플레이의 비중이 높은 게임이다. 그리고 이러한 플레이를 지속 시키는 힘은 거의 순수하게 호기심에서 나온다.
 이 호기심은 환상과 경이, 공포 사이에 걸쳐있는 훌륭한 요소이다. 우리가 디어 에스더를 처음 플레이를 하면 이 게임이 과연 초자연적인 것인지, 초자연적이면 주인공이 초자연적인 것인지, 아니면 배경이 초자연적인 것인지, 내러티브가 초자연적인 것인지 '망설이게' 된다.

'눈 앞에 보이는 섬은 그냥 일반 섬인거 같은데 왠지 배도 침몰되어 있고, 이상한대 말뚝도 박혀있고, 아 몬가 심상치가 않다. '
'아 근데 내러티브도 완전 러브크래프틱 해, 좀만 더 가면 무언가 있겠지, 아닌가 없나, 그냥 이 게임의 배경은 현실인가?'
하는 망설임 말이다. 이 망설임은 게임의 세계를 판독 하는데에 시간을 두게 되고 이 판독하는 기간 동안 플레이어는 두근두근 거리면서 플레이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디어 에스더가 가지고 있는 내러티브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만일 디어 에스더가 하나의 확정된 세계 -그것이 초자연 적이든지, 아니면 그저 현실이던지 - 를 이야기 했다면 이러한 매혹적으로 끌어 당기는 스토리의 힘은 확 줄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에단 카터를 살펴보자. 에단 카터 또 한 디어 에스더와 거의 흡사하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은 디어 에스더가 없었다면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1인칭의 서술자, 러브 크래프틱하게 미스테리를 속삭이는 사람은 정확한 답을 주지 않고 계속해서 모호한 주제를 던져준다. 이는 정말로 디어 에스더와 닮아잇다. 그런데 에단 카터의 실종이 보여주는 스토리 텔링 방법은 정말로 놀랍도록 세련되어 있다. 이는 분명 확연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디어 에스더가 단순히 탐험과 서술을 통하여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에 대한 파악을 유보 시키고 매료 시켰다면  에단 카터의 실종이 보여주고 있는 스토리 텔링은 그 망설일 수 있는 부분을 직접 플레이어 들에게 보여준다.

늑대인간이 한마리 있다.

 디어 에스더는 이 늑대 인간이 정말로 늑대 인간인지, 그냥 사람인지, 은유인지, 비유인지, 이 세계가 늑대 인간이 나오는 세계인지 아닌지를 그래픽과 서술로 계속해서 헷갈리게 하고 있다면 에단 카터는 늑대에 물려 죽은 사람을 보여주고 그것이 늑대 인간인지 아니면 사람이 죽였는지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이 늑대에 물려 죽은 시체를 보여주는 방식 또 한 범상치가 않다. 물론 이는 스토리 텔링 자체에 관한 이야기는 아닌 게임의 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잠시 이 늑대에 물려죽은 시체를 보여주는 방식에 관해 이 게임이 보여주는 방식은 정말 참신하고 훌륭 하지만 스토리 텔링에 집중해보자.
 
 그런데 에단 카터는 확연히 디어 에스더와 스토리가 다르다. 아니 스토리 텔링이 다르다. 아니 스토리 텔링이 다른게 아니라, 내러티브가 다르다. 이는 에단 카터가 디어 에스더와 놀랄 정도로 비슷 하지만, 또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방식은 오히려 스탠리 패러블과 닮아 있다.
스탠리 패러블이 보여주는 이야기 방식은 어떨까. 스탠리 패러블은 일상에서 환상으로 순간적으로 도약 한다. 플레이어는 이 낯선 경험에 어안이 벙벙하고 내레이션은 그런 플레이어를 계속해서 희롱하는 방식이다. 그러니깐 스탠리 패러블이 보여주는 방식은 디어 에스더와는 전혀 다르다. 디어 에스더가 앞에서 말했던 대로 '게임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는 것으로 생기는 망설임을 통하여 환상성, 공포, 미스테리' 등을 획득하고 그것을 통해 계속되는 호기심으로 플레이를 할 양분을 삼고 있다면, 스탠리 패러블은 '환상성을 통하여 기존의 게임과 차별을 두고 그 환상성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방식'을 통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다음은 어떤 일탈 같은 환상이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주 요소이다. 그런데 에단 카터는 이러한 방식을 두 가지 모두 취하려고 한다. 정말 욕심꾸러기 같은 게임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공적이기도 실패이기도 하다.

 일단 성공적인 부분을 바라보자. 이 2가지 독특한 스토리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의 정체를 더욱 모호하게 만들며 다양한 분위기를 내는데 일조한다. 원래 추리물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건과 인물들을 서술하는 장르이며 그것의 정체를 밝혀 낸다는 것은 공포물이나, 스릴러물과 다를 바 없으며, 이러한 초자연적인 요소들이 개입하기 굉장히 쉬운 장르이다. 추리 파트의 부분과 이 판타지한 부분들이 서로간에 따로 노는듯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서도, 게임 전체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더 몰입하게 만드는 부분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한 이러한 2 부분의 파트가 결국 결말에 이르러서 자연스럽게 합쳐지며 하나의 내러티브로 깔끔하게 정리된다는 것 또 한 플레이어로 하여금 회수되지 않는 떡밥처럼 찝찝한 부분을 남기지 않고 완성된 좋은 결말을 보여준다는 것 또 한 상당히 성공적인 부분이다. 사실 에단 카터가 보여주고 있는 스토리의 구조 자체는 사실상 흠 잡을데 없는 완성도를 보인다. 하지만 구조는 구조다. 에단 카터가 실패한 부분은 구조 이외의 이야기 부분이다. 뼈대가 좋다고 해서 모든 건물이 좋은 건물이 아닌 것처럼, 에단 카터의 스토리는 구조는 탄탄하지만 그 구조 위에 붙힌 이야기는 실패라고 할만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 이야기의 실패는 게임에 큰 결점을 남기고 있다. 점점 더 인과관계는 단순해 지고, 이 인과관계를 푸는 게임의 구조상 게임은 점점 더 단순해진다. 게임의 클라이 막스로 치달아야 할 후반부의 게임 진행은 탐험이라는 초반의 미덕도 사라져가고, 단순히 포인트 앤 클릭 같은 구조로 변해가버린다. 이는 확실히 게임의 시나리오상의 문제이다. 이 게임은 결코 스토리가 훌륭한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스토리 텔링이 훌륭한 게임이며, 결말을 통해 모든 부분이 설명되고 그것을 통해 서로 전혀 다른 사건들이 하나로 뭉치는 구조는 훌륭하지만, 결고 이야기가 훌륭 하지는 않다.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미스테리 자체는 긴박하나, 그것을 하나하나 밝히는 작은 사건들은 초반에는 흥미로울지언정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잃는다. 그것도 급격하게.
그리고 결말 또 한 나쁘지 않다 정도이지, 좋다라고 하기에는 힘들다. 다시 말하지만 결말이 가지는 구조는 훌륭하다. 하지만 그 동안 해왔던 모든 플레이들이 어떤 은유나 알레고리로도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조금 더 치밀한 이야기를 구성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앞에서 말했던 대로 이러한 스토리의 아쉬움은 게임에 커다란 단점이다.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힘은 초반부에 몰려 있고 가면 갈 수록 급격하게 떨어지는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이 과대평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참신하다는 점과, 새로운 게임의 스토리텔링과 플레이 방식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훌륭 하지만, 스토리 자체의 아쉬움이 게임 전체의 힘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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