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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론에 관한 뻘글
게시물ID : science_445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blue
추천 : 14
조회수 : 732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4/12/25 02:54:16
원래 이 글은 제가 다른 커뮤니티 게시판에 날림으로 썼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유 과게에서도 이 주제에 대해 관심있으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 잘 쓴 글은 절대 아니지만 여기에도 한번 올려봅니다. 표현만 좀 다듬었을 뿐, 원래 썼던 글과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제가 쓴 글이기 때문에, 원래 올렸던 게시판을 표시하지는 않겠습니다. 출처가 결국은 저 자신인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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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론은 일반상대론과 특수상대론으로 나뉩니다. 이 정도는 다들 잘 아실 거에요.

그렇지만 왜 일반상대론과 특수상대론이 나뉘는지, 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까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사실 일반상대론과 특수상대론은 쓰임새만 보자면 별 상관 없는 이론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다릅니다. 일반상대론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중력이론이지만, 특수상대론은 물리법칙의 불변에 대한 이론이니까요. 그렇지만 그 출발점은 같고, 일반상대론이 특수상대론의 일반화로 볼 수 있는 것도 맞습니다.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상대론이라고 번역되는 영어단어는 relativiy입니다. 그렇지만 이 단어는 사실 상대론보다는 상대성, 또는 상대적 성질이라고 번역하는 게 더 맞습니다.

그런데 상대성이라는 것은 무엇과 무엇을 비교한다는 의미잖아요.
그럼 “상대론”에서 말하는 상대성은 과연 무엇에 대한 무엇의 상대성일까요?

물리학에서 말하는 상대성이란, 물리법칙이 어떤 변환에 대해 상대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말이 어려운데, 사실은 별 거 아닌 내용입니다.

나와 그녀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정지해있고, 내 입장에서 보기에 그녀는 시속 10킬로미터로 동쪽으로 달리고 있다고 생각해보죠.
내가 보기에는 그녀가 시속 10킬로미터로 동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지만, 그녀가 보기에는 내가 시속 10킬로미터로 서쪽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이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제 나와 그녀가 동일한 물리실험을 합니다. 예를 들면 공을 던져서 포물선 운동을 하는 것을 관찰한다고 가정해보는 겁니다.
그럼 내가 하는 실험과 그녀가 하는 실험 모두 동일한 물리법칙이 적용되는 것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이게 상대성입니다.

애개, 별거 아니네? 싶으신 분 있으실 겁니다. 네, 별 거 아닙니다. 사실 이건 물리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명백한 사실이죠.

이렇게 우리는 직관적으로 상대성에 대한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직관적으로 갖고 있는 상대성의 형태를 이른바 갈릴레이언 상대성이라 부릅니다.
제가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상대속도 등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모두 갈릴레이언 상대성에 해당하는 거죠.

지금 저는 상대성의 개념이 직관적이고, 물리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개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아인슈타인이 발견했다는 상대성이라는 건 과연 무엇일까요?

아인슈타인의 업적은, 갈릴레이언 상대성이 사실은 진짜 우주의 상대성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진짜 우주의 상대성”이 바로 특수상대성인 거죠.

사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특수 상대성”은 아인슈타인 이전의 과학자들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만 그들은 이 특이한 형태의 상대성이 전자기학의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전자기 현상이 우리가 아는 갈릴레이언 상대성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19세기에 알게 되었는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잘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자기학의 상대성에 대한 연구들은 계속 진행되었고, 수학적으로 어떤 구조를 갖는지도 이미 아인슈타인 이전에 밝혀져 있었죠. 그래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공식에 아인슈타인의 이름이 아니라 물리학자 로렌츠의 이름이 붙어있는 겁니다.

그럼 아인슈타인이 한 일은 무엇일까요?
아인슈타인은 전자기학의 상대성이 단지 전자기학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물리법칙 전체에 적용되는 상대성이라는 것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이기 위해, 대담하게도 전자기학과 상관 없는 기본적인 두 가지 가정만으로 전자기학이 아니라 물리법칙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상대성을 유도했고, 이 상대성이 전자기학의 상대성과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정리하면, 애초에 물리학자들은 특수상대성을 전자기학의 상대성 문제에서 발견했는데, 알고 보니 전자기학만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 모든 물리학이 사실은 특수상대성을 따르고 있었다는 것이고, 이걸 밝힌 것이 아인슈타인이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전자기학만이 아니라, 제가 위에서 말한 “그와 그녀의 고전역학 실험”인 경우에도 갈릴레이언 상대성이 아니라 특수상대성이 적용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갈릴레이언 상대성이 우주의 상대성이라고 생각하는 건 우리가 너무 느린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죠. 낮은 속도에서 특수상대성은 갈릴레이언 상대성과 매우 비슷해지거든요.


이제 일반상대성을 생각해봅시다.
일반상대론에는 “일반”, 영어로는 general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뭐가 일반적이라는 걸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실 갈릴레이언 상대성이든 특수상대성이든, 모두 심각한 제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이 제한이 무엇이냐면, 가속계에서는 상대성이라는 것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가속계라고 말하면 뭔가 어려운 것 같은데, 그냥 원심력이 작용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코너를 도는 버스 속에 탄 사람은, 코너의 바깥으로 쏠리는 힘을 느끼게 됩니다. 이 때는 버스 밖에 있는 사람과 내가 다른 물리법칙을 보게 되죠. 버스 밖에 있는 사람이 던진 공과 내가 던진 공은 다른 궤적을 따라 움직이게 되니까요.
이는 버스 속에 탄 사람은, 버스 속에 있는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 이외의 다른 힘', 즉 원심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말이 복잡한데,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 아니냐고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게 정상입니다.
사실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리학자들은 이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원심력이야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니 문제될 거 없다고 생각했죠.
그냥 상대성은 관성계, 그러니까 비가속계 사이에서만 작용한다고 생각해도 물리학을 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겁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네모난 상자에 들어있다고 생각해보죠. 나는 이 상자의 바깥을 볼 수 없고, 위 아래가 어딘지도 모릅니다. 그럼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지 중력만 느낄 수 있습니다. 중력은 상자 안에 있어도 분명히 느낄 수 있으니까요.

이제 이 상자가 가속운동, 예를 들면 위에서 언급한 코너 돌기 운동을 한다고 생각해보죠. 다만 나는 내가 있는 상자가 운동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모릅니다.

그럼 나는 이제 원심력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나에게는 코너의 바깥 방향으로 향하는 새로운 힘이 미치게 됩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내가 코너를 돌고 있는 건지, 아니면 중력의 세기와 방향 자체가 바뀐 건지 구별하지 못합니다. 이 둘은 창문밖을 보지 못하는 나에게 있어 완전히 동일한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보기에, 가속운동을 하는 것과 중력을 받는 것 사이에는 다른 것이 없으니, 이 둘 사이에 상대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를 잘 확장하면, 가속계든 비가속계(물리학에서는 관성계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든 모두 성립하는 일반적인 상대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이 이야기 역시, 어쩌면 말장난처럼 보일 정도로 당연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걸 ”당연한 것”이 아니라 우주의 근본 법칙으로 보고, 여기에 등가원리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이 원리는 물리학의 용어를 사용하면,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은 본질적으로 같다는 원리죠. 관성질량은 가속을 할 경우 고려되는 질량이고, 중력질량은 중력에 따라 당겨지는 것에서 고려되는 질량입니다. 그런데 이 둘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생각에서, 즉 가속운동의 경우 가해지는 힘과 중력에 의해 가해지는 힘을 구별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생각에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이 시작된 겁니다.

이렇게 아인슈타인은 가속계를 포함하는 상대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당시까지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상대성의 일반화를 시도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일반상대성이론입니다.

자, 이제 이게 왜 중력이론인지 조금은 보이실 겁니다. 제가 말한 가속계의 경우, 결국 가속과 상대적 관계에 있는 것은 어디서나 누구에나 차별없이 작용하는 만유인력, 즉 중력이거든요.

따라서 일반상대론이 중력이론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제 아인슈타인의 생각을 좀 더 따라가보겠습니다.

갈릴레이언 상대성에서는, 물체를 내버려두면 직선으로 움직입니다. 이건 뉴튼의 운동법칙중 하나이고, 흔히 관성의 법칙으로 불립니다.
이건 특수상대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성계에 있는 물체는 그냥 직선으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가속계에서는, 즉 중력이 있는 계와 동등한 계에서는, 물체가 당연히 직선으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공중을 날아가는 돌은 직선이 아니라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가죠. 물론 포물선은 직선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중력계가 무중력 상태와 동일하게 상대적이라고 보려면, 중력계에서의 물체의 운동 역시 “직선“이라고 볼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돌이 날아가는 경우라면, “포물선”이 “직선”과 사실은 동등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중력계와 무중력계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길래 “직선”이 달라지는 걸까요?

아인슈타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쉽게 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수학자 친구에게, 우리가 보는 공간에서 말하는 직선이 “굽은 공간”에서 geodesic(측지선이라고 번역합니다. 학계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용어입니다만, 여기서는 그냥 측지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를 통해 굽은 공간에 대한 수학을 배우면서 돌파구를 찾게 됩니다.

즉 중력이 존재하는 경우를 공간이 굽은 것으로 본다면, 중력장 안에서 물체가 “떨어지는 것”도 직선운동으로 볼 수 있게 되고, 나아가 중력장이 있는 경우에도 상대성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여기서 중력의 존재와 공간의 변형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인슈타인은, 연구를 거듭하여 결국 중력과 공간 구조에 대한 기본방정식인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발견합니다.

그 방정식의 형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Einstein_field_equations

일반상대론은 굽은 공간을 다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학인 미분기하학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아주 더럽기 그지없는 수학이죠. ㅡㅡ;

어쨌든 위 방정식은 바로 이 미분기하학의 수식 형태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방정식은 특수상대론과는 달리, 온전히 아인슈타인의 업적으로 발견된 겁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일반상대론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물리분야 하나를 그냥 아인슈타인 혼자 만들어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위 방정식에는 아인슈타인의 이름이 붙습니다.


이렇게 중력장은 공간의 구조를 결정합니다.
그렇지만 사실 공간의 구조를 결정하는 것은 중력장만은 아닙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중력은 질량이 있으면 발생합니다. 그런데 모두들 잘 아시는 질량과 에너지 등가 공식에 따라, 질량은 곧 에너지죠. 따라서 에너지가 있으면 중력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물리학자들은 중력만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 등 기본적인 힘들 역시 공간의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건 단지 상대론에 따라 알게 된 것은 아닙니다. “진공”, 즉 입자가 하나도 없는 상태의 공간에도 기본적인 힘들을 설명하는 양자장론의 결과가 반영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이 “진공”이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알게 된 겁니다.

이 사실은 대수위상수학(algebraic topology)이라는 수학 분야가 양자장론에 도입되면서 분명해졌습니다. 다들 많이 들어보셨을 끈이론 역시 이 부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일반상대론의 논의하고는 직접 상관이 없어서 괄호 처리했습니다.)


이제 요즘 뜨거운 블랙홀 문제를 생각해보죠.

중력이 있으면 공간이 휜다니까, 중력이 크면 공간이 많이 휠 거라는 건 다들 쉽게 생각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중력이 너무 커서, 공간이 너무 많이 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여기서 “너무 많이 공간이 휜다”라는 개념이 추상적으로 느껴지실 수 있는데, 위에서 제가 말한 “직선”, 즉 측지선을 기준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위 질문은, '측지선이 우리가 아는 그 직선에서 너무 많이 휘어서, 결국 원이 되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것으로 보시면 되는 거죠.
이렇게 “직선이 원이 되는 경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직선”, 즉 측지선이 중앙으로 모여드는 소용돌이 형태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체가 “직선”을 따라 움직인다면, 결국 그 물체는 중앙으로 몰려들어가 다시는 나올 수 없게 되지 않을까요?

상당히 거칠게 생각해보았습니다만, 사실 이게 블랙홀입니다.
즉 “직선”이 원이 되는 단계를 넘어설 정도로 왜곡된 공간, 이게 블랙홀인 거죠.

그리고 이때 “직선”이 “원”이 되는 이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 그러니까 이벤트 호라이즌이라고 부릅니다.



여기까지는 표준적인 물리학의 영역입니다.
그러나 웜홀, 화이트홀 같은 추가개념들은 표준적인 물리학의 영역은 아닙니다.

웜홀은, 공간이 쭉 찌그러져서 왜곡되다보면, 이렇게 왜곡된 공간이 다른 공간에 들러붙어서 터널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상상한 겁니다. 말하자면 공간이 엿가락처럼 늘어나서 ”엿”의 다른 부분에 들러붙은 거죠.
화이트홀은, 블랙홀은 빨아들이는 것이니 뭔가 뱉는 것도 있는 게 모양이 예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등장한 개념입니다. 그런데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웜홀이 연결한다고 생각하면 말이 맞으니까, 웜홀과 쌍으로 붙어다니는 개념이 되었죠.


사실 저는 인터스텔라를 안 봤습니다. 그래서 인터스텔라에서 뭔 이야기를 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상대론은 대충 제가 말한 사고의 틀 내에서 발전한 이론입니다.


이상 대충 써본 뻘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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