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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관하여
게시물ID : readers_177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ksow12
추천 : 2
조회수 : 2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25 18:57:19
 사실 모든 고통이 별이 된다는 말은 거짓이다. 고통은 숨 쉴때마다 굴러 떨어져 발등을 찍는 녀석이다. 당연히 밀도는 공기보다 크다. 고통은 결코 떠오르지도 하늘에 박히지도, 특히 별이 되지도 않는다. 단지 굴러 떨어져 발등을 찍고 빠개진 발톱 몇가닥과 함께 땅에 묻혀 썩지도 않을 것이다. 보기 싫은건 보지 않으면 된다. 장판을 새로 하면 울퉁불퉁 할지언정 보이지는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눈에서 멀어 지듯이 고통은 잠시나마 사라진다고 착각 할 수 있다. 그걸로 다행이다. 문을 여는 일은 언제나 힘겹다. 썩지 않는 고통을 묻은 대가는 크다. 어디선가 소식을 들은 환경 단체들이 피켓을 들고 문지방 너머 시위를 한다. 썩지 않는건 땅에 묻으면 안된다. 누군가 밟아서 상처가 날 수도, 누구의 목에 걸릴 수도, 하수구에 흘러들어 갈 수도 있다. 당분간은 그들의 시위를 무시할 수 있다. 문을 닫고 보지 않으면 된다. 시끄러울 지언정 보이지는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눈에서 멀어지듯이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방 안에는 울퉁불퉁한 바닥과 사람이 있다. 고통은 썩지 않는다.

 고통을 세련되게 은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한다. 입에서 떨어지는 혓바늘이 바닥에 쌓인다고 하면 어떨까. 충치가 떨어진다면 어떨까. 아니면 파삭하게 반짝이는 신경의 뉴런들이 잘 말린 무말랭이처럼 입 속에서 떨어져 내린다고 표현하면 어떨까. 그런데 고통은 고통이다.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말했었다. 이럴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그 래서 웃는게 일이었다. 웃음은 이를 닦는 것 같았다. 하루 3번 3분 30분 전에 이를 닦듯이 웃음을 지었다.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불볕처럼 외로워 졌다. 그리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고통은 외롭다. 죽음이 그러하듯이.

 "옛날 옛적에 어느 마을에 용사님이 살았어요. 용사님은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열심히 싸웠지요. 하지만 마왕은 용사에 비해 너무 강력했어요. 마치 용사를 놀리듯이 마왕은 용사의 가족, 친구, 동료들을 하나씩 죽였지요. 용사에게 남은건 사랑하는 공주님 뿐이었어요. 마왕은 사악했고, 용사를 더 괴롭히고 싶었어요. 그래서 마왕은 공주를 납치해서는 용사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답니다. "용사여, 공주를 살리고 싶으면 마을 사람 모두의 목숨을 포기해라. 만일 네가 마을 사람들을 택한다면 공주는 죽을 것이다." 용사는 마을 사람들과 공주를 사이에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졋답니다."
 바보야 당연히 공주를 구해야지. 그래 바보야 공주를 구해야지. 죽음만큼 개인적인 비지니스는 없으니까.
그만큼 외로운 거니까.

사 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건 아주 어렷을 때 부터이다. 옆집 아이가 실수로 던진 가위에 찔려 볼에서 피가 철철 났을 때 부터 창문을 닦다 문득 가만히 땅 아래를 보더니 홀린듯 몸을 던진 고등학교 친구의 경우까지. 내가 알수 있었던 것은 고통은 결코 나눌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분열할 뿐이다. 환경단체들이 화낼만 하다. 그렇기에 고통을 내뿜는 다는 것은 아무런 쓸모도 없이 몰락해가는 원전 같은 것이다. 가만이 나두면 무고한 사람들 까지 바닥으로 끌고 들어가 같이 굴러 떨어진다. 고통은 분열할 뿐이다. 나눌 수 있는게 아니다. 그렇기에 외로운 것이다. 외로운 건 죽음이다. 맛있는건 바나나 인것처럼 말이다. 이 명확한 귀납법적 사고로 분석해 보면 결론은 명확하다. 잘 밀봉된 방에 가둬두고 매끈한 시멘트를 부어 지하 깊숙이에 보관하는 것만이 방법이다. 그것이 가족, 사회, 나아가 전 인류를 위한 길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울퉁불퉁한 장판을 가진 사람은 그렇게 떠오르지 않는 햇빛을 기다리며 밤속에서 고통만 꾸역꾸역 내뱉을 것이다. 아니 이제는 세련되게 은유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서 보이지 않는건 멀어지니. 마치 없었던 것처럼 여길 수 있다.

 사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환경 단체들의 시위는 정치적 압박을 위한 '쇼' 였을 뿐이다. 그 누구도 혓바늘을 바닥에 꾸역꾸역 뱉어 낼 수 는 없다. 무말랭이도, 혹시 우거지라면 모를까. 잘 닦인 매끈한 시멘트 도로 위에는 나팔꽃도 피지 않는다. 세련된 고통은 태그 달린 별이 된다.#아파 #마음이 #보고 싶어 #외로워 네가 죽더라도 너는 잊혀지지 않을꺼야. 이미 잊혀진 사람들이 있으니. 고통은 울붙불퉁한 장판 밑에 쌓일뿐 별이 되지 않는다. 촌스럽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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