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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l.win을 통해 본 세상.
게시물ID : music_1041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ginAnew
추천 : 6
조회수 : 31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2/25 20:17:53

  서태지가 ‘교실 이데아’, ‘발해를 꿈꾸며’등의 혁신적인 노래를 내놓았을 당시 그는 학생이고 청년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노래들을 통해 성공의 반열에 올랐으며, 시간이 흘러 이제는 부르주아 계층에 속하게 되었다. 그러한 그의 입장은 노래 안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노래의 입을 빌려 자신을 ‘나 역시 몸만 커진 채 산타가 되었어, 이것 봐 이젠 내 뱃살도 기름지지.’라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좁고 억압적인 교실에서 이데아를 꿈꾸며 반항하던 청년 시절은 먼 과거가 되어버렸고 이제 그는 자신이 과거에 돌팔매질을 했던 그 억압적인 시스템을 유지하는 하나의 객체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는 이러한 사실을 청자들에게 숨기려 들지 않는다. 이제 서태지는 예전처럼 사람들을 위해 ‘청년 선봉대장’이 되어 줄 수 없다. 기껏해야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수많은 가수, 연예인들 중의 하나(혹은 상품들 중 하나)로서 ‘TV Show'에 출연해 사람들의 허한 마음을 잠깐 채워주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이 맘에 안 들어도 ‘잔말 말고 그냥 쳐 웃는 것’만이 자본주의, 매스미디어 시대 시청자들의 역할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여러모로 상황을 타개할 영웅 혹은 기적을 기다린다. 그것은 마치 크리스마스의 산타를 기대하는 것처럼 비현실적이고 가망이 없는 일이다. 더 심각한 것은, 온정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바람과는 달리 산타를 가장한 무리가 온다는 것이다. 그 가짜 산타는 베풀러 온 척하면서 사실상 우리를 착취하려 든다. 즉 이 못된 산타는 위선과 기만으로 우리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기쁘고 멋진 날을 상징하는 ‘빨간 와인’은 사실 마녀사냥을 통해 약자들의 고혈을 짜서 만든 ‘피의 와인’이다. 여기서 마녀는 경비원 아저씨, 이랜드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 그 외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약자들이다. 그러한 약자들이 겪는 모든 억압 과정들은 놀랍게도 매우 합법적으로(Too legit) 이루어진다. 이미 사회 시스템과 법 체제는 기득권들에 유리하도록 개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해를 직접 당하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을 길들이기 위해, 정부는 우리를 위한 정책을 만든다고 선전하면서 겁박도 하고 때로는 당근도 던져준다. 사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사람은 국가에 반강제적으로 묶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서태지는 자신이 달콤한 케이크 같은 안락함의 맛에 빠진 노예가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약자들을 도울 수 없다는 것을 넌지시 말하고 있다(꿈깨). 그러나 그가 비록 객체로 전락했지만 영민하고 사람들에게 자꾸 메시지를 보내려 하기 때문에 노련한 사회 기득권의 입장에선 아직 ‘빨갱이고, 위험한 놈’인 것이다. 사회는 서태지를 닮은 이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학교, 교회, 군대 혹은 회사를 통해 사람들을 길들이려 한다. 서태지 그는 더 이상 반항적인 청년도 아니고, 산타도 아니지만 위악적인 노래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었다.


크리스말로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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