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했으면 실행에 옮겨야지.
페르세포네는 아도니스를 영원히 독차지할 흉계를 계획하기에 이릅니다.
일단 사랑으로 포장하긴 했지만, 페르세포네의 계획은 간단합니다.
아도니스를 죽여서 저승으로 오게 한 다음 영원히 독차지하는 거야!
이 정도 되면 얀데레의 거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뒤져봐도 이 정도 되는 마인드를 가지신 분이 없습니다.
지옥의 주인도 쩔쩔매는 입장인지라 벌받을 걱정도 안해도 됩니다.
...........늘 생각하지만 도대체 누가 페르세포네를 '청조하고 순진무구한 소녀' 이미지로
만들었는지 살짝 의심 됩니다.
본인이 언플이 좀 쩔었거나.....늘 그랬듯이 힘과 협박으로 했던가....
아무튼 아무리 그래도
어쨌든 명색이 여왕인데 자기 손을 더럽힐 수는 없죠.
페르세포네는 어디 쓸모 없는 놈이 있나.....슬쩍 보다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공식 찌질갑 양아치 아레스를 점찍게 됩니다.
일단 위엄 있는 전쟁의 신이자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 태어나 힘과 권위는 굉장히 강한데다 잘생겼고
어떻게 보면 '신들의 왕자'나 다름 없지만
하는 짓거리가 하도 ㅄ이라 일단 내놓은 자식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전자의 법칙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죠.
아레스는
제우스를 닮아 초절정 바람기에 단순하고 무식하고 모든지 일단 닥돌하고 보는데다가
헤라를 닮아서 질투도 쩔고 잔인하기까지 하고 집요하기까지 합니다.
당신은 틀리지 않았어요. 멘델
아무튼 페르세포네가 아레스를 점찍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아레스가 아프로디테의 세컨드였기 때문이죠.
퍼스트는 누구냐고요?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던데,
아프로디테는 정식으로 결혼했고 그 상대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입니다.
.........하지만 못생긴데다 워커 홀릭이라
아프로디테는 그다지 헤파이스토스랑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신 세컨드로 점찍은게 바로 아레스 입니다.
원래 비슷한 애들끼리 친하다고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둘 다 자신의 욕망이 지나치리만큼 솔직한데다 단순하고
앞뒤 생각 안하는 건 어째 빼다 닮아서
둘은 곧잘 어울리는 짝으로 지냅니다.
남편? 결혼? 그게 뭐임?
둘 사이에 애도 많고 심지어 에로스도 아레스의 자식이란 설이 있습니다.
(성애와 전쟁 속에서 사랑이 태어난다는 심오한 비유로 해석할 수 있음)
이게 어느 정도냐면
자신을 두고 바람피운단 하페이스토스가 참다 참다 빡쳐서
그물로 두 사람의 밀애 현장을 그물로 잡아내 창피를 주는데
이게 구속플이란 건가. 모두에게 보여지고 있어...!!
거기다 야외플까지! 새로운 플레이 좋아요!
..........라면서 둘은 더 좋아했다고 합니다.
(전승에 의하면 부끄러워했다기도 한데....둘 하는 짓을 봐서는 딱히 그러지 않았을 것 같음)
미.친년놈은 평범한 방법으로 상대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이기도 합니다.
페르세포네는 그런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사이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충동질하기 시작하죠.
야, 들었냐
내가 듣기로는 아프로디테가 아도니스 끼고 사느라
다른 남자는 눈에도 안본다는데
너 생각보다 별볼일 없는 프렌즈였구나?
뭐?
이 단순한 분은 그 한마디에 자존심이 푹 상하기 시작합니다.
쌈박질 하러 다닌다는 애가 부실해서 그른가....
그러니까 허구헌날 맞고 살지.
요즘 혹시 연어가 수질오염 때문에 폭포를 못거슬러 오르고 그러니?
태극기가 깃대에 오르지를 못해서 국기게양도 힘들고 그래?
마이산 신비의 역고드름이 지구 온난화 때문에 고도가 옛날 같지가 않아?
야, 요즘 밤이 무서우면 말해. 내가 건강에 좋은 차라도 추천해줄까?
..........전쟁의 신이란 작자가 밤에 쓸모 없으니
애인이 젊은 놈이랑 바람이 나지!!!!!
그렇습니다. 페르세포네는 하데스 꼬시던 세치 혀를 이용해
아레스의 자존심을 건드려버리고 만겁니다.
아도니스 이 개객끼가!!!!!! 남의 여자를 건드려!!!!!!!!
자기 애인인 아프로디테가
아도니스를 끼고 산다는 걸 알자 아레스는 폭☆발합니다
그리고 누가 헤라 아들 아니랄까봐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아도니스를 해치울 궁리를 하게 됩니다. 질투심 하나는 쩔거든요.
한 편 이런 흉계를 모르는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는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아도니스는 숲을 쏘다니면서 사냥하는 걸 좋아했는데
아프로디테는 이런 아도니스를 따라서 옷을 짧게 입고
같이 사냥을 다녔을 정도로 아도니스를 사랑했습니다.
신화에서는 둘 사이에서 딸도 있었다고 해요.
자기야, 숲 싶은 곳은 위험하니까 그냥 가면 안돼. 알았지?
웅웅. 걱정마. 위험한데는 안가
아프로디테는 사냥을 좋아하는 아도니스가 행여나
위험한 일이라도 당할까봐 걱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벗뜨......
이 때만을 기다렸다!
아레스의 조종을 받은 커다란 멧돼지 (본인이 변신했다는 설도 있음)가 나타나
사냥중인 아도니스를 들이 받아 버립니다.
뒈져라!!!!
아무리 신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들 아도니스는 인간.
그리고 대상은 신의 힘을 받은 신수입니다.
작정하고 급소를 노렸기 때문에 아도니스는 속절 없이
옆으로 고꾸라집니다.
의외로 멧돼지하면 그냥 지방덩어리 느림보, 라는 인식이 있지만
애 잡식성에 성깔도 더러워서 다른 포식자들도 무서워합니다.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가 돌아오지 않자 찾아 나섰다가
사랑했던 아도니스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안돼....안돼......안돼에에에에에!!!
여신은 자신이 사랑했던 존재가 싸늘하게 식어가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었죠.
가엾은 아도니스.
잉태 이전부터 저주를 받아 근친의 금기 속에서 태어난 뒤
자신을 죽이려는 부친과 용서 받지 못해 나무가 된 모친.
그리고 오직 잘생겼단 이유만으로 신들 사이에게서 농락당한 남자.
그 끝마저 무자비하고 잔인했습니다.
아프로디테는 눈물을 흘리며 아도니스의 몸을 꽃으로 바꾸는데
그것이 바로 아네모네라는 신화가 있습니다.
(판본에 따라 복수초, 장미꽃이라는 말도 있음)
사랑의 신이 사랑 때문에 이렇게 슬퍼할지 누가 알았을까요.
그래서 누군가는 아프로디테가 멋대로 사랑의 저주를 퍼부은 댓가를 받는다고도 말했습니다
이렇게 아도니스의 비극은 끝이 났.............으면 차라리 좋으련만
꺄! 우리 예쁜이 왔어?
그래, 그래. 인생사 살아봤자 고행이야.
붓다께서 이르시길 태어나서 늙고 병든게 모두 고통이라고 하잖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저승에서 나랑 알콩달콩 잘 살자
아도니스는 페르세포네가 마모루다요!
얀데레의 거성인 이 분이 있음으로써 안끝나게 됩니다.
페르세포네는 아도니스가 죽자 누구보다 기뻐했습니다.
이제 영원히 방해 받지 않고 아도니스를 소유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죽은 자는 저승에 속한 존재.
살아서 가질 수 없다면 널 죽여서 가지겠어.
저승의 소유물은 전적으로 페르세포네의 소유기 때문에
이제 합법적으로 아도니스는 페르세포네의 완전한 소유물이 됐습니다.
물론 공동 소유자인 이분이 있지만 무시하도록 합시다.
니가 드디어 갈때까지 갔구나?
그런데 페르세포네가 잊고 있던게 있었습니다.
아프로디테 역시 저승을 왕복할 수 있던 신이였다는 걸요.
아프로디테는 페르세포네가 아도니스랑 잘먹고 잘산단 소식에 친히 저승으로 내려옵니다.
하지만 페르세포네는 드디어 죽여서 완전히 소유하게 된
아도니스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연하죠. 어떻게 빼앗은 앤데....
내가 긴 말 안한다 쌍년아.
원래 아도니스 내거였는데 양보해서 3분의 1 줬으면
적당히 만족하고 물러 나야 할 거 아냐.
근데 죽여서 가로체? 니가 미쳤지?
내가 죽였냐?
아니 죽어서 온 애를 내가 가지겠다는데 어디서 큰 소리야.
우리 구역은 확실히 하자? 이 구역의 미.친냔은 나야!!!!
일단 여긴 내 구역이고
난 굴러들어온거 낼름 주웠을 뿐인데 어디서 큰 소리야?
오냐. 뜨자 이거지?
이 구역의 미.친냔이 너라고?
좋아. 너 다른 구역 미.친냔 안만나 봤구나?
내 별명이 올림포스 미.친냔이야.
아놔 시발 ㅋㅋㅋㅋㅋ
야 가서 티타임 준비해라
오늘 밟아 다져 먹을 차하나 늘겠네
그래, 뜨자 개년아!!!!
...............이렇게 역사상 유례 없을 개싸움 난타전이 일어날 상황에 처합니다.
신들끼리 분쟁 일어나면 좋게 좋게 대화로 해결하지
이렇게 대놓고 대립해서 쥐어 패려고 한 적은 정말 드뭅니다.
심지어 그 제우스도 포세이돈이랑 싸워도
서로 체면 생각해서 좋게 좋게 마무리 하는데
이 둘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재밌는 해석이 있습니다.
아프로디테는 사랑과 성애를 관장하는 일종의 '생명'을 상징하는 여신입니다.
페르세포네는 죽은 자의 세계를 다스리는 '죽음'을 상징하는 여신이죠.
즉, 둘이 싸운 건 극과 극의 성질 때문이라는 설이 있어요.
생과 사의 세계 둘 다 홀려 버린 아도니스....
대체 얼마나 미남이었길래......
아무튼 생과 사를 상징하는 여신들의 뜨면
농담 아니라 새상에 어떤 식으로든 재난이 일어날게 뻔했습니다.
야야, 진정해. 진정해
이런 둘을 이번에도 제우스가 나서서 말립니다.
신의 왕이라서 골치 아픈 일에 자주 휘말리는 듯....
내가 3분의 1로 나눈 건 실수였던 것 같아.
그러니까 이번에는 반으로 딱 나누자.
2분의 1씩 소유? 어때?
서로 깨끗히 나눠 쓰면 좋잖아? 응?
.......어디 저 멀리 사막 너머 나라에서는
이 질문에
흑흑 안됩니다. 제가 포기할테니 상대방에게 온전히 주십시오. 라고 했다는데
콜.
콜.
두 여신님은 눈치 보다가 적당히 수락합니다.
이후 아도니스는 페르세포네와 아프로디테의 공동 소유가 됩니다.
일년을 둘로 나눠서 상반기는 아프로디테와
하반기는 페르세포네랑 지냈다고 해요.
죽어서조차 자유를 얻지 못하고 영원히 두 여신의 품을 오고갈 수 밖에 없이,
그렇게 아도니스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일단 이렇게 웃기게 적긴 했지만
막장이 이런 막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야기도 해피엔딩이 아니에요 ;;; 세드엔딩도 아닙니다.
차라리 죽여줘........이런 말이 안나오는 네버엔딩 얀데레 스토리입니다.
죽여도 어차피 저승가서 나눠 가질 테야! 라고 할정도니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은 이미 얀데레 모에를 깨달았던게 틀림 없습니다.
이걸 만약 영화 스토리나 드라마 스토리로 짰으면
게시판에는 작가 욕하는 글과 함께
막장 드라마라고 캡쳐 당해서 두고두고 조리돌림 당했을게 뻔합니다.
이처럼 남자가 외모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스트레스나, 시기, 질투를 느끼는 경우를 아도니스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외모 때문에 고생한 아도니스의 이름을 땄지요.
그럼 긴긴 막장 로맨스 즐겨봐주셔서 감사하고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