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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서 눈물이 다 날 것 같았던 순간이었어요..
게시물ID : boast_127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1ffa
추천 : 5
조회수 : 27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2/26 02: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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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누군가에게 주절주절 얘기하고싶어 자랑이라면 자랑.. 자랑게에 적어봐요.
 
요근래에 있었던 일이에요. 3일 지났나..
 
제가 좋아하는 작가분이 계신데 사인회를 한다는 소식을 전날에 알게되어
당일날 급하게 준비를 하고 달려갔어요.
오랜만의 나들이?외출이라서 예쁘게 갖춰입고.. 화장도 하고
그렇게 지방에서 서울까지 전철로 약 2시간 거리를 갔어요.
 
사인회 시간보다 2시간 일찍 도착해서 여유가 있었어요. 
작가분이 쓰신 사인받을 책을 사고
밖이 보이는 유리창 쪽에 앉아서 아메리카노랑 빵을 야금야금 먹으면서
책을 읽고 있었어요.
 
오랜만에 간 카페였고, 한동안 이런 걸 누릴 마음의 여유도 없었기에
그런 사소한 순간이 행복하더라구요.
 
그런데 순간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거에요.
션레논의 parachute..
햇살이 들어오는 창쪽에 앉아,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데
들려오는 노래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제 등뒤에서는 사람들이 북적북적 대며 작게 들려오는 목소리들..
 
그 순간만큼은 정말 황홀하더라구요...
너무 설레서 심장이 콩닥콩닥했어요..
이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게 아쉬워 동영상까지 찍어뒀네요. 노래까지 남겨놓으려면..ㅎㅎ
 
여기까지만 해도 2014년 들어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았는데..
사인을 받고나서 카페의 3층에 가서 구경을 하던 때였어요.
한쪽 벽면에는 작가분이 뽑은 영화 top5가 전시되어 있더라구요.
어..? 그 중 하나가 제가 제일 제일 제일 좋아하는 영화인거에요!
<우리도 사랑일까>
아는 사람만 알고, 본 사람들 중 대다수가 인정하는 최고의 영화..ㅜㅜ
그 영화의 포스터를.. 가장 행복한 이 순간, 내 눈 앞에 나타난게
저를 위한 선물인가 싶을만큼 신기하고 행복했어요.
 
그리고 사인회가 끝난 뒤에 책 분야 팟캐스트 녹음현장을 청취 하는데 (이쯤되면 어떤 작가분인지 다 아실듯..ㅎㅎ)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 선정도서였어요..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약 3시간 이상 이 책을 주제로 얘기를 하는데 아... 정말 좋았어요.
 
제가 어휘구사를 잘했다면 더 실감나게 표현했을텐데.. 그냥.. 정말..좋았어요..
정말 정말 정말.. 완벽한 날이었거든요. 그날은...
요즘말로 하면 '취향 저격'이라고 하죠.ㅋㅋ
정말 누군가가 나를 미행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내고,
그것들로만 가득 채워놓은 순간인 것 같았어요.
앞으로도 내 생이 지금의 이 행복감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싶을만큼..
 
사소한거 같지만 전혀 사소하지 않은 순간이었어요.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찾아오는 행복이란게 이렇게 달콤한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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