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에서 하루 아침에 사냥감이 된 칼리스토는
어두컴컴한 숲을 떠도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산기를 느끼고 아들을 출산 합니다.
네. 맞습니다.
씨뿌리기 달인 제우스가 억지로 칼리스토를 강간해 잉태시킨
불쌍한 아들입니다.
꾸어어응...우어엉.....꾸웅......
칼리스토는 아들을 보면서 눈물만 삼킵니다.
저기 어디 동방에 사는 누구는
마늘이랑 쑥먹어서 사람됐다던데
아쉽게도 고대 그리스 지방에서는 쑥과 마늘이 안났던 모양입니다.
도저히 곰의 모습으로 키울 수 없던지라
칼리스토는 아들을 버려두고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칼리스토의 아들은 다행이
어떤 농부에게 주워져 아르카스라는 이름으로 키워집니다.
아르카스는 어머니의 피를 물려 받아서 그런지
산과 들을 다니며 사냥을 즐기는 씩씩한 젊은이로 성장했지요.
이 아르카스는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숲에 갔는데........
뀽?
저 멀리 투실투실한 곰탱이가 걸어가는게 눈에 들어오는 겁니다.
왐마, 저 몸탱이 투실한것 좀 보소.
저거 잡아 끓이면 한 솥은 나오겄는디 ㅋㅋㅋ
마을 잔치 열어야겄네
아르카스는 이게 왠 떡이냐 하는 마음으로 화살 시위를 겨눴습니다.
꾸웅? 꾸우우웅? 꾸우우우우웅?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요?
아르카스가 사냥하려고 했던 곰은 다름 아닌 친모, 칼리스토였습니다.
아르카스야 자기 엄마가 설마 곰이라고 하면 그걸 믿을리도 없고
무엇보다 아르카스는 산짐승과 대화할 수단도 없었습니다.
참 아쉽죠.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으면 아버지가 신의 왕 + 엄마가 곰이니까
어디 사는 누군가처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의지 아래 나라 하나 세웠을 텐데....
이래서 나라와 문화가 중요합니다. 출신이 비슷해도 인정을 받지를 못해요.
꾸우웅!! 꾸우우우우웅!! 우우웅!!
칼리스토는 아르카스를 한 눈에 알아봤습니다.
설마 꿈엔들 잊었겠습니까.
아무리 강간당해서 낳았다고 해도 피붙이.
어린 아이를 버려두고 간게 엊그제 같은데
설마 저렇게 컸을 줄이야......
자기 아들이 자신을 한끼 식사로 잡아 먹으려고
화살을 겨눴어도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 그런데 아는 사람한테 들어보니까
곰고기가 그렇게 맛있데요.
애가 잡식성인데다가 과일도 즐겨먹는 미식가라
그렇게 풍미가 좋다나)
야! 곰새끼야! 거기 딱 그대로 있어!
내가 지금 이 화살로 내 배때지를 뚫어버릴랑께!!!
하지만 아르카스 눈에는
귀중한 한끼 단백질 식사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걸로 밖에 안보였습니다.
내가 먼저 쏘지 않으면, 저 녀석이 날 물어 뜯는다.
그렇게 화살로 쏴서 야무지게 먹어보려던 순간..................
야! 잠깐!!
네, 그렇습니다.
지 딸 모습으로 강간한 칼리스토가 곰이 되든 개가 되든
지 아들인 아르카스가 버려져서 지금까지 무슨 꼴로 자라든
즈언혀 신경 안쓰시던 이분이 등장한 겁니다.
말로는 아르테미스나 헤라 눈치 보느라 그랬다는데
애초부터 그랬으면 강간을 하지 말던가, 아니면 좀 일찍 돕던가
아무리 그래도 친족 살해는 해선 안되지!!!
뭐! 아무튼 이렇게 두긴 좀 그렇고 ;;;;
별이☆되어라!!
뀽?
칼리스토의 몸은 하늘로 떠올라 반짝이는 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큰곰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자, 너도 네 엄마 따라 별이 되거라!
어, 잠깐 당신 누구.............으아아아아악!!!!!
옆에 있던 아르카스는 영문도 모른채 하늘로 던져져 별이 되었습니다.
(전승에 따라서 제우스가 여자처자 설명해줬다고 하기도함)
하지만 얼마나 본인은 황당했을까요
자기는 그냥 저녁거리겸 곰 사냥하려고 나왔는데
최고신이라는 작자가 뿅하고 나타나서
'넌 사실 강간당해 임신한 내 아들이고,
니가 먹으려고 했던 저 곰은 니 엄마야.
내가 강간하고 저 곰이 죽든 말든, 니가 어디서 뭘 하면서 살든 관심은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친족 살해는 하면 안되겠지? 그치?
이왕 이렇게 된거 너도 별이 되렴!!!'
.............하고 별로 내던져 졌으니까요.
구전상 이 모든 것은 30분 남짓한 시간에 전부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아르카스는 작은곰자리가 됩니다.
작은곰자리는 우리가 흔히 아는 북두칠성인데요.
곰치고는 꼬리가 길죠?
제우스가 꼬리를 잡아서 내던지는 바람에 길어졌다나 뭐라나.......
그렇게 밤 하늘에서 재회한 칼리스토와 아르카스는
뒤늦게라도 만나서 밤 하늘에서나마 편안한 시간을 보내게 되지.............못했습니다!!!!!
야 이 새끼야!!!!!!!!
네.....칼리스토의 소식이 이분의 귀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아 왜 또 ;;;;
너 생각이 있냐 없냐
아니 여자를 도대체 몇이나 끌고 오는 거야.
그리고 그 여자랑 바람 피워 낳은 사생아를 별로 만들어서 하늘에 올려 놔?
지금 나 엿먹으라고 그러는 거지? 그치?
저거 보면서 내가 혈압 올라서 죽게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너 언제 어쌔신 스킬 찍었냐
신은 불노불사라는데 내가 너 땜에 명이 깎이는 기분이야!!! 알아??????
아 그만 좀 해;;;
불쌍한 애들이잖아!!!
............진짜 처녀 때는 이런 줄 상상도 못했는데. 어이구
내가 누구 때문에 성격 버렸는데!!!
나 처녀 때만 해도 비 맞은 작은새가 불쌍해서 품으로 안고 막 그랬어!!!
지금 작은 새가 있으면 내가 이빨로 대갈통 따버리겠지만!!!
......................좋아, 해보자 이거지?
나 친정 간다. 말리지 마.
어? 진짜? 헤헤헤헤.
친정갈거야??? 언제 와? 응?
주말 푹 쉬다가 와도 되는데...
아 몰라!!! 때 되면 오겠지!!!!!
.................. 하고 헤라 여신님은 씩씩거리면서 친정으로 가버리십니다.
아 물론 헤라 여신의 친부모는
제우스의 부모인 크로노스와 레아 였습니다. (둘은 남매임)
물론 이 둘은 세기의 막장 부모라 딱히 헤라가 친정으로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헤라는 크로노스의 배에서 탈출한 이후에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와 테티스 아래서 양육되었습니다.
둘은 티탄족 신인데,
어떻게 보면 이 둘은 헤라의 양부모인 셈이죠.
헤라의 친정은 바로 이 둘이 사는 집이었습니다.
흑흑흑.....그 놈을 믿은 내가 바보였어.
정처인 나를 두고 버젓이 애인이랑 사생아를 하늘 위에 올려 놓다니.....
내가 둘이 빛나고 있는 걸 보면 이대로 쓰러져 죽어버릴 것 같아요.....
.............아아, 두 분이 반대하는 결혼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엄마 아빠말 들을 걸......
아니 우리는 딱히 반대하지 않았어.
맞아 니가 정처 자리 약속 받고 승낙했다며
아무튼!! 그게 지금 중요한 게 아니잖아!!!
지금 저 별들을 끌어 내릴 수는 없으니까 나 대신 복수해줘!!!
두 사람은 바다를 다스리고 있잖아????
다른 별들은 운행이 끝나면 바다로 돌아와 편히 쉴 수 있지? 그치???
하지만 저것들은 쉬지도 못하게!! 영원히 하늘 위에 붙박아줘!!!!!
그건 좀 심하지 않나....
쉿. 조용해요. 그러다가 더 울면 어쩌려구.....일단 알았다고 해.
그래서 지금도 작은곰자리의 꼬리 부분인 북극성 중심으로
작은곰자리와 큰곰자리는 별자리가 된 채
쉬지도 못하고 일년 내내 빙빙 도는 형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둘은 밤이 끝나도 지평선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나.....
강간을 당한 칼리스토도,
불행 속에서 태어난 아르카스도 쉬지 못하고 영원히 밤을 헤매야 하는 삶.....
아무 죄도 짓지 않았지만
둘은 영원한 불행 속에서 헤매야 하는 신세가 되며 이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하티하티 호!
마누라 친정갔다!! 헤헤헤헤헤!
오늘 뭐하고 놀까???
.............물론 이분은 양심의 가책 없이 잘 놀아재끼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