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채식주의자입니다.
다이어트나 피부관리 때문이 아니라 인간들의 사육과 잔혹한 도살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서
채식을 시작한 아이입니다.
동생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저에게 알리려고 노력합니다.
하는 말 들어보면 공감도 되고 맞는 말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전 채식주의자가 되려는 마음이 없습니다.
동생 말 들을때마다 느낍니다. 인간은 정말 이기적이다. 알면서 고기먹는 나도 이기적이다. 네, 저도 느낍니다.
고기가 맛있고 익숙해져있다고 해서 동물들의 생명을 빼앗는 일이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요.
또 현재 도살방식과 과정이 동물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전 채식할 마음이 없습니다.
채식하면 밖에 나가면 먹을 게 없습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카페나 식당이 조금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사람만날 때마다 그런 곳만 갈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아직 학생이지만 앞으로 사회생활하면서 내가 가고싶은 곳만 갈 수 없고, 내가 먹고싶은 것만 먹을 수 없고요...
하다못해 국물도 멸치나 새우젓으로 육수를 낼 때가 많고
라면에도 쇠고기 분말이 들어갑니다. 떡볶이에도 생선으로 만든 어묵이 들어갑니다.
오늘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영상을 보라고 틀어줬어요.
안 봤습니다...
너무 죄스러울 걸 아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을 하기는 힘들테니까요.,..
네가 먹는 것의 진실이야. 외면하지마. 이것까지 외면하면 정말 이기적인거야.
라고 말하는 동생.
마음무겁다고 안보겠다고 하니 지는 마음만 무겁지만 생명은 목이 잘리는 고통을 겪는 일인데. 라고 합니다.
강요아닌 강요.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동생의 신념이 대단한 걸 알고, 이젠 유제품도 먹지 않겠다는 동생의 의지와 실천력이 존경스럽습니다.
그런데
그와 대비되는 제가 너무 잔인하고 이기적인 인간같아서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저를 혐오해야 하는건지...
가슴이 답답하고 동생과 동물들에게 미안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눈물이 나는데 왜 나는지도 모르겠네요.
말할때도 없고.. 오유 고게에나 얘기해봅니다...
너무 속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