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를 정말 사랑하고 오랫동안 글을 읽은 사람으로서, 가끔씩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소 잘못된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은 젊은 분들이 많은 듯 하여서, 제 생각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우선 마오쩌둥이라는 사람을 단순히 김일성, 히틀러 등과 비교할 수 있는 미치광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칭화나 페킹 출신의 뜻있는 많은 중국 친구들은 그를 비판할지언정 증오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공산주의자이기 이전에 일본으로부터, 미국으로부터, 그들의 중화사상을 지켜낸 수호자입니다. 비록 노년에 문화대혁명이라는 큰 패착을 두었지만, 이도 그가 이상주의자였기 때문이고, 노환의 결과로 4인방 같은 간신들을 구분해내지 못했기 때문이지 그가 미치광이였기 때문은 아닙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저우언라이 역시 마오쩌둥이 아니었으면 그렇게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듯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리에겐 김구선생이라는 상징적인 분이 계셨죠. 하지만 자력으로 독립을 하지 못한 이 나라에서 그가 가질 수 있는 힘은 크지 않았고 결국 다시 친일세력에게 모든걸 잃고 나라는 분리되고, 결국 오늘날 이 땅에서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일을 축하하는 단체들이 합법으로 존재하고, 그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하는 지경에 이르고 맙니다. 무려 60년이 지났는데도 말입니다. 이 점만 보아도 마오쩌둥의 '공'이 얼마나 큰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즉, 공과 과가 있다는 말을 적용해야 하는 그런 사람이지, 무작정 비판해야 한다고 깎아내리기에는 중국인의 마음에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큰 인물입니다. 우리나라의 박정희 같은 친일 기회주의자조차도 공과 과가 있다고 평가하자는 판국에, 오히려 마오쩌둥은 밝은 면은 확실히 밝은 그런 사람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잠시 권력을 진 화궈펑은 제외하고라도 덩샤오핑, 장쭤민은 그들의 마오가 중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잃어버렸던 경제력을 다시 쟁취하기 위하여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큰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물론 이 사이에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습니다. 그 결정탄이 천안문 사태입니다. 당시 외국 사절단에게 중국의 민주화 현실에 대해 보고하기 위하여 많은 중국의 젊은 지식인들이 천안문에 모였고 결국 무력진압됨으로써 세계가 충격을 받게 됩니다. 바로 중국이었기 때문에 더 이슈가 되긴 했지만 사실 우리나라 광주 민주화 운동과 다를게 없습니다. 그 학살을 한, 아무런 역사적 공이 없는 전두환 조차 잘 먹고 잘 사는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덩과 장의 공과 과를 명확히 보기는 힘드나, 역시 무작정 깎아내릴 수 만은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그들은 우국충정이 가득한 민족주의자였거든요. 우리는 자신들의 '친일에 기반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민주주의의 양심에 총을 쏜 그들과 '민족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총을 쓴 또다른 그들에게 다른 평가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이제 후진타오의 시대, 그리고 곧 시진핑의 시대가 옵니다. 후진타오가 가장 성공한 것은 '자본주의'의 언어를 아직도 실권을 잡고 있는 노군부세력에게 '공산주의'의 언어로 번역하여 젊은 지식인들과 노권력 세대간의 마찰을 줄이면서 중국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곧 원자바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꾸준히 성장해온 시진핑이 권력을 잡는 날, 미국은 가장 큰 도전을 맞게 될것입니다.
긴 역사에서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잘 살았던 시기는 지금을 포함한 50여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단순히 깎아내리고 '짱깨'라고 부르기에는 중국은 너무나 강한 나라입니다. 뭐 물론 제 생각이 무조건 맞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 저도 근대사를 공부한지 오래되어서 어떤 부분은 사실과 틀릴 수도 있지만, 중국의 많은 친구들과 대화를 자주 나누는 제 입장에서 중국은 단순히 수가 많아서 강한 나라는 아닙니다. 지피지기여야 백전백승이라고 한다죠. 요새 분들 미국이나 서방세계는 잘 아시지만 중국이나 일본의 근대사도 역시 공부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성공적인 근대사를 가졌거든요. 이 점 반드시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