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이용수 기자] ○…‘길거리에서 돈 수천만원을 줍는 행운이 내게 온다면….’ 인천 학익고등학교 1학년 곽희석(16)군에게 지난 10일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중간고사가 끝난 김에 친구와 스트레스를 풀던 곽군은 이날 오후 3시쯤 남구 용현동의 한 공중전화 부스에서 서류가방을 발견했다. 가방을 열어본 곽군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현금과 수표 5800만원을 비롯, 통장·인감도장 등 중요해 보이는 각종 서류가 잔뜩 들어있었던 것. 곽군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러곤 가방을 주인에게 전달하기로 하고 가방 안에서 신분증을 찾아내 거기에 적힌 주소로 찾아갔다. 집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자 곽군은 근처 경찰 치안센터(옛 파출소)를 찾아가 신고했다. 가방을 맡기고 홀가분하게 발걸음을 옮기던 곽군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가방 주인을 찾았다며 치안센터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치안센터에 가보니 가방 주인 김모(66)씨가 크게 안도한 표정으로 곽군을 맞았다. 아파트 거래를 위해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공중전화 부스에 서류를 흘린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동분서주했다는 것. 김씨는 기쁜 마음에 곽군을 집까지 차로 데려다 줬고, 다음날 학교를 찾아가 곽군에게 선행상을 주라고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곽군은 “처음 돈을 보고 잠시 ‘내가 쓸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 돈이 아닌데 그럴 수는 없었다”며 “이를 전해들은 부모님도 자랑스러워하셨다”고 말했다. 멋진학생이다 -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