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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 내전, 톡노말, 노톡노말, 듀오랭 다 해봤는데
게시물ID : lol_5798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281840
추천 : 2/4
조회수 : 57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2/27 23:43:52
조그만 것이라도 죄송스러운 게 많고, 후회스러운 게 많습니다.
 
재밌게 농담하면서 즐겁게 끝낸 것도 있는 반면, 스스로 퉁명스럽게 한 판도 많았어요.
반대로 다른 사람이 상대편을 괜히 욕하거나, 같이 파티 게임하는 팀원을 욕하거나 싸운 적도 있었고요.
 
여자 사람이 끼어서 여자 사람한테 관심 끄려고 겜 중에 괜히 뒤 봐주고, 편들어주는 것도 경험해.봤고
여자 사람 있는데도 그냥 팀원의 한 명으로서 게임이 진행되었던 적도 있었고요.
 
그러면서 솔랭에서, 솔노말에서 하듯이 우리편한테 뭐라한 적도 많습니다.
 
자기 실력 수준의 플레이만 생각하면서
자기 입장만 말하는 게 습관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어제만 해도 겜 다 끝나고 괜히 'xx님이 거기서 잘못하셔서 진 거 같아요. 이길 수 있었는데.' 말 한 마디 남긴 게 죄송스럽고 후회스럽습니다.
 
내가 눈치 채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슬그머니 넘어간 잘못들도 많았는데
괜히 그런 거 지적하면서 말하는 게 당장의 결과만 보고, 또 자기만 생각하는 행동이었던 것 같아요.
 
반대로 만약, 내가 결정적인 잘못을 저질러 게임이 패배하게 된다면 거기서 남들이 뭐라했을 때
제가 '죄송합니다.'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행동을 옳다고 여기는 것, 그것이 전부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나도 남에게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그러고 나면 또 후회스럽습니다.
내가 그런 상황에서 잘못하면 당연히 죄송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람에
어느 순간부터 남들에게 죄송합니다를 강요하는 사람이 된 것 같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자기의 실수를 되돌아볼 수 있으면 그만인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또 자기가 잘못하고도 남들한테 당당하게 스스로 화내면서 지적한 사람과 싸우거나, 남들을 괜히 지적하면서 건들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게 쉬운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오유 내전하면서 '저 사람은 자기가 좀만 잘못되면 멘탈이 붕괴되서 트롤링을 한다.'라는 소문을 듣는 것을 봤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제가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여자 사람이 낀 내전에서 괜히 잘하고 싶어서 무리를 하다가 게임이 안 풀리니깐 제풀에 지쳐서 오히려 짜증을 낸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아까의 소문을 들었던 사람도 스스로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어쩌다 잘 안 되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이지 않을까요.
 
사람이 본래적으로는 능력이 동등하지 않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있어 이런 게임 실력은 천차만별입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못하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는 그보다 전반적으로 잘하는 사람보다 뛰어난 결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은 내가 실수하고, 남이 실수하고, 내가 잘못하고, 남이 잘못해도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괜히 성내고, 짜증내고, 욕하는 것이 허무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게임하면서 욕하는 사람, 남들을 지적하는 사람을 차단했습니다. 자기는 잘하는데 남들은 못한다, 자기는 이럴 실력이 아니다. 너희들 때문에 지고 있다 이런 생각일 것입니다.
하지만 롤하는 사람으로서 저도 그런 생각하면서 욕하고 지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면, 어떨 때는 내가 게임에서 실수도 많고 잘 못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잘 해줘서 이기는 때도 많습니다.
요즘 그런 게임을 겪을 때마다 욕하고 지적한다는 게 얼마나 자기 소모적이고 무의미한가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내가 버스태우기도 하고, 버스타기도 하는 것은 팀으로서 롤 게임의 숙명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버스 태우기, 버스 타기 문제는 구조적으로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고 누구나 계속 겪고 있습니다. 당신도 나도.
 
그러니 내가 버스 태울 때도 잘못하는 사람에게 괜스레 욕하지 말고, 내가 버스 탄다고 해서 스스로 자책하면서 멘탈 깨졌다고 욕하고 트롤링하지 않는 행동이 옳은 것 같습니다.
 
솔랭을 하다보면 종종 그러한 상황을 겪고 또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유 내전하고 톡노말하면서 다시금 느낍니다.
 
흔히 다른 사이트 가면 오유 사람들은 가식쟁이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길, 덕(virtue)라는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습관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훌륭한 행동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걸 끊임없이 실천하면서 자기의 마음이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내면화되어, 웬만해서는 스스로 의식하지 않고서도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가식이라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은 이미 덕성이 풍부한,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일 것입니다.
 
오유 내전하고, 톡노말하면서 예절, 예의를 지키려고 사람들이 노력을 합니다. 여러분들이 이 팀게임인 롤 문화에서 훌륭한 사람이시고, 또 훌륭한 사람들이 되는 과정 속에 있으신 분들입니다. 부족한 저도 그런 것들을 느낍니다. 그런 것들, 또 제가 깨닫지 못했겠지만 다른 또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을 텐데 지금까지 만난 분들께 감사합니다.
 
게시판에 글 쓸 때는 경기 평가 관련 해서나 챔프나 전술, 전략 관련해서 논쟁 글에만 대부분 참여 했습니다만, 오유 롤게시판을 주로 보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써 여러 신세를 진만큼 그동안 배운 점을 돌려드려야하지 않을까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게임하면서 즐거워 하고, 또 적어도 괜히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게임을 하면서, 괜히 그로부터 성격 버렸다는 말 듣지 않고 작은 일에도 쉽게 토라지지 않는, 멘탈 강한 사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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