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과 난쟁이]
{술주정뱅이 난쟁이}
이 난쟁이는 술주정뱅이다.
그는 하루하루 취해 있다.
그는 술에 안 취해본 기억조차 없다.
아마 태어날 때부터 술주정뱅이 었나보다.
그는 취기가 슬슬 풀릴 때면 모든 게 역겨워 살 수가 없다.
앞집에 사는 난쟁이도 뒷집에 사는 난쟁이도 면상만 보면 구토가 나온다.
너무나도 평화로운 마을 자체가 토가 나온다.
마을은 가면 갈수록 술을 종류와 양 모두 늘어난다.
양과 종류가 워낙 많아져 노인에서 아기까지 누구라도 쉽게 술을 접할 수가 있다.
모두가 술이 좋아서 마시는 건지 아니면
이 난쟁이처럼 마시지 않으면 구토가 나와 마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모두 조금씩은 취해있다.
이 난쟁이는 술맛이 변한 걸 느낀다.
술맛에 마을 그 특유의 역겨움이 딸려 나오기 시작했다.
이 역겨움에 벗어나기 위해 역겨움이 안 나는 술을 찾기도 하였고
술 자체에서 나는 역겨움을 잊어보려고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셔댔지만
전혀 소용이 없다.
그렇게 그는 입에서 며칠 술을 때기 시작했고
마을에서 유일하게 술에 취하지 않은 난쟁이가 되었다.
술에서 처음 깬 난쟁이는 문을 열고 집에서 나왔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평화로운 마을이 아닌 거인들이었다.
마을은 피 비릿내가 물씬 나며 역겨웠다.
거인들은 술에 취해 행복해하는 난쟁이를 너무나도 쉽게 잡아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