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제소개를 하자면...
저는 '나는 꼼수다'의 레코딩 엔지니어 였어요.
마포 FM 에서 본인들끼리 녹음을 하다가 저희 녹음실로 넘어와서 부터 제가 진행을 했었고요.
대학로에 벙커 녹음실을 만들고 다시 본인들끼리 진행 하기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역사적인 자리, 순간들에 함께 했었던 것 같네요.
김 총수와 박 영선 의원이 말싸움(?)을 벌이던 순간도 목격했고,
정봉주 아저씨 마지막으로 잡혀가기 전 녹음때는 '검찰과 대치 중' 이라는 이상한 괴담이 돌아서 문 걸어 잠그고 녹음 하기도 했어요.
주키니 사건을 겪으면서 주 기자가 '이젠 다 하기 싫고, 나꼼수도 그만 하고 싶다'라고 했던 순간,
4.11 총선때 김 교수님이 융단폭격을 맞으면서 '이렇게 해서 노무현이 갔구나...싶어' 하던 순간도 봤고요.
흔히들, 나꼼수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쫄지마'라는 태도에는 긍정표를 주면서도 '음모론'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나꼼수를 즐겨 듣는 분들도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당연히, 사람인데 어떻게 100퍼센트 완벽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일단, 제가 보고 판단하기에 그 네 사람은 정말 사실관계에 충실해서 움직이고 말 했습니다.
녹음실에 와서 마이크 앞에 앉는다는 것은 이미 정보의 수집이 끝났다는 의미일텐데, 그래도 항상, 계속, 확인을 하는 일이 많았죠.
그 예로, 천안함 사건 하나를 다루면서는 정말 얼마나 치열하게 검증하고 또 검증했는지 몰라요. 덕분에 녹음 시간도 무식하게 길어졌었고요.
그냥, 그 네사람을 바라보는 음모론 이라는 시각을 조금이라도 지워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말이 쉽지, 스스로를 포기하고 그렇게 싸워대는걸 보면서 늘 했던 생각이 '그만두면 편할텐데' 였어요.
그래도 어쨌든, 자기 자신들을 다 내려놓고 그렇게 '할 말'을 하겠다고 했잖아요. 그게 쉽나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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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 아저씨 나오는거 보니까 대법원 판결 받았던 그날, 위로주 한 잔 걸치고 노래 하시던 모습이 생각나서 찡하네요.
괜히, 미안하고요.
걱정이 큽니다.
아래 사진 오른쪽 뒤에 모자 쓰고 있는놈이 저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