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꺼내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결혼을 앞두고 이야기 해보려 한다.
우리 집안에는 대대로 전해지는 자장가가 있다.
"들은 사람이 악몽을 꾸게 되는 자장가" 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가겠지.
시에 가락을 붙인 느낌으로, 라디오 체조 정도의 짧은 노래다.
글로 써놓으면 [아~ 시이~ 훗히~~ 잇타하아가아아아앗.] 정도의 느낌이다.
어찌 되었든 무척 독특한 노래다.
대대로 집안 사람들만 알고 있는 노래다.
전국시대, 우리 집안이 섬기던 영주를 죽인 무사의 집에 들어가 유모가 된 뒤 후계자를 죽였다는 애매한 전설도 따라붙어 있다.
사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어릴 때는 정말 무서웠었다.
부모님이 [자장가를 불러줄거야!] 라고 겁을 주면 울 정도로.
내게는 대학에 들어온 뒤 25살이 될 때까지, 4년 정도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다.
프로포즈를 받고, 상견례까지 마친 뒤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우던 게 들통났다.
게다가 그걸 들켜놓고서는 같잖은 개그로 얼버무리려 들었다.
그 무렵에는 반쯤 동거하고 있다시피 했기에 대충 얼버무리고 술에 취해 잠든 그를 보니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
나는 처음으로 그 자장가를 내 입에 담았다.
3번 정도 되풀이 했을 것이다.
그랬더니 남자친구가 갑자기 눈을 딱 뜨더니 그 자리에서 막 토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랐지만, 토하고 나서 또 토투성이 이불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길래 그냥 버리고 돌아왔다.
자장가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그때는 분간도 되지 않았고.
그 후, 상대 쪽 부모님에게 위자료도 받고 제대로 헤어졌다.
그의 친구에게 근황을 전해들었는데, 악몽을 매일 꾸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죽어서 썩어가는 꿈만 계속.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순식간에 야위었다고 한다.
게다가 1년 정도 지나자 회사를 그만두고 입원치료를 받게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나는 그 이후 고향으로 내려왔기에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자장가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최대한 그 노래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무서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