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죄송합니다.
한동안 배탈은 있어도 변비는 없었는데 식습관이 바껴서인지 변비님이 오셨습니다.
공용으로 쓰는 화장실이라 마음이 불편해서 제대로 힘조절을 못한 것도 있지만
진짜 물기 하나 없는 건조한 분이 입구에서 버티는데... 와..
너무 힘들기도 하고 자꾸 두드리는 문 때문에 잠깐 끊고 다시 들어가서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밀어내기 타임.
암만 온 몸의 힘을 다 쏟아내도 꼼짝도 하지 않고
몸을 비틀고 발악을 하며 땀을 쏟아도 너무도 꿋꿋하신 분 때문에
응꼬가 찢어져도 좋으니 제발 나와달라는 간절함에도 대쪽같았습니다.
정치인이 이렇게 올곧다면 나라도 평안할텐데..암튼
또 다시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심각한 내적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어차피 이번은 틀렸으니 그 분을 다시 들이자는 입장과
이대로 묻으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니 조금만 더 힘내자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였고,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후자의 입장을
채택하여 밖의 대기자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내 안의 이 물체를
어떻게든 밖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1시간 여의 투쟁의 결과로.... 그 분은 떠났습니다.
물에 흘려보내면서 흔적을 지우기 위해 세 번이나 물을 내려야했지만
기나긴 사투에도 유혈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승리했습니다.
향기를 지우기 위해 향기 나는 젤로 손을 씻고 문을 잠시 열어 환기시킨 후
뒷 사람과 뻘쭘한 마주침 후 돌아왔습니다.
언젠가 이 일은 이불킥이 되겠지만. 후련합니다.
여러분. 채소 많이 드세요. 과일도 많이 드세요.
섬유질이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