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에 우리 도로시가 세상을 떠났어요.
5년전에 동생이 키우던 새가 죽어서 그날 바로 분양받은 아인데 여행간다고 맡아 키우게 되서
동생이랑 같이 살게 되버리는 바람에 쭈욱 함께 해왔어요.
처음엔 아이 라기보단 어린 동생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왠지 절 많이 닮은거 같아서 더 좋았구요.
어릴때부터 물고 할퀴고 몸에 상처가 끊이질 알았는데 결혼하면서 둘째를 들였더니
물고 할퀴는 버릇이 사라지더라구요. 가끔 물긴했지만...
아기를 가지는게 무서워서 아내에게 우리 도로시, 길복이 키우면서 둘이 알콩달콩하자고 했어요.
그때부터 우리 부부 아이가 된거 같아요.
처음엔 도로시가 길복이에게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구요. 둘째가 생기면 첫째가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어서
많이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었죠.
그러고 길복이가 익숙해지면서 질투를 엄청나게 하는데 얼마나 미안한지 전 항상 도로시만 챙겨줬었어요.
그렇게 지내다가 갑자기 우리 부부에게 아기가 생기고 주위에서는 아기 있는 집에는 고양이는 안된다고
많이 말을 하는데 평생 키워줄거야 하고 계획도 세우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전날 좀 울적해서 혼자 술을 잔뜩 마시고 잤는데 술이 안깨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는데
너무 더워서 문을 살짝 열었더니 두마리가 문앞에 있는데 너무 예쁜거에요.
평소같으면 도로시가 들어올 때 물튀기면서 밖으로 쫓아냈었어요. 그런데 그날 따라 너무 예뻐보여서 지켜봤어요.
그리고 세면대로 올라가는데 자주 미끄러지는거 알면서 저러다 미끌어지면 웃기겠다 하면서 지켜봤어요.
손을 잠시 뻗어줬는데 별거 없다 싶었는지 다시 내려가다가 떨어졌는데 크게 소리를 지르더니 못움직이더라구요.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고 그리고 일어나지 못했어요.
마지막 모습을 보는데 평소에 자는 모습이랑 똑같더라구요. 손을 가져갔는데 여전히 복실복실하고 따뜻하고
그런데 아무리 불러도 안일어나요. 평소같으면 고개만 들어서 냐앙 하던 우리 도로시가..
몇일 지나지 않아서 그런지 여전히 집에는 절 기다리고 있을거 같아요.
화장실만 가도 빼꼼히 쳐다볼거 같고 자고 있으면 옆에 누워있을거 같아요.
몇일만 더 있었어도 신년을 함께 했을거고 몇개월만 기다렸으면 아기랑 함께 사진도 찍었을건데
이제 더 이상은 그려왔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어버렸네요.
윤회사상이 정말 이라면 우리 도로시는 우리 부부랑 동생에게 정말 많은 행복을 줬으니까
꼭 원하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면 좋겠어요.
물었던거 할퀴던거 저에겐 너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고 조금도 싫지 않으니까 괜히 혼나지 말았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