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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아이러니
게시물ID : phil_93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고맨
추천 : 1
조회수 : 51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7/23 01:39:17
네오 나치.jpg
동양계 네오나치의 사진이다. 연출인지 동호회 인증샷인지는 모르겠다.
 
암튼 이게 사실이라면 좀 우습지 않나?
원래부터 자신들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이념을 숭배하는 매저키스트 같은 마초라니...
 
나치가 추구한 것은 게르만족의 우수성이었다.
다른 민족이 아닌 오직 자기 자신들만의 우수성을 드높이고, 순수성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킨 것도, 홀로코스트를 일으킨 것도 이 세상이 싫어서가 아니라
게르만족의 순수함과 우수함을 지키기 위해, 이를 위한 자신들만의 생활세계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유대인이나 집시, 슬라브족 더 나아가 자신들 중 열성인자들(소아마비, 정신지체아 등)을 말 그대로 도륙내 버린 건
히틀러나 나치가 원래부터 악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들의 선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에서 거쳐야 할 불가피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80년대 만화영화처럼 '나 미친 놈~! 켈켈~ 그러니까 너 죽어~'가 아니라
'나의 선을 이루기 위해 나의 선, 나의 기준을 부정하고 방해하는 너의 죄를, 
 또는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너의 무능함을 너의 죽음으로 사하여 주노라~!'였던 게다.
 
이런 짓은 나치만의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선을 위해 타인을 악으로 규정하고 억압하고 말살하려는 짓은 인류역사, 인류문명 어디서나 발견되는 사건들이다.
자본주의, 공산주의, 기독교, 이슬람, 힌두교에 (그런면에서 불교는 좀 된 종교야. 종교라기 보다는 철학에 가깝지만)
간혹 보게 되는 기독교를 옹호하면 무조건 개거품을 물고 달려드는 종자들도 포함될 게다.
물론 기독교는 자신을 옹호할 건덕지가 거의 없다. 행실도 그렇고 논리도 없다. 그래 당하는게 싸지...
하지만 기독교니까 무조건 개독~ 무념무뇌 개독하는 것도 또이또이 쎔쎔이긴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알 수 없는 건 알 수 없는 것으로 냅두고 좀 서로 토닥토닥거리며 살자... 고 하면 이젠 또 그런 말을 한 자가 타겟이 되어 비판받을 게다.
나를 포함해 모든 인간은 각자 자신만의 기준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평가하고 정죄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내가 나를 벗어날 수가 없으니 너의 시선으로 너를 바라본다는 건 무지 어려운, 불가능한 일이다.
나의 시선이 나의 시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에휴~ 어렵고 힘든 세상이다.
하지만 어쩌랴 불가지와 부조리가 만연한 게 세상인 것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현실인 것을...
 
암튼 또 쓸데없이 삼천포로 빠졌는데... 요점은 이거다.
위 사진에 나온 애들... 아마 일본애들이겠지?
근데 만약 이들이 진정으로 나치를 추종한다면 이거 만한 코메디가 또 있을까?
나치는 자신들, 즉 게르만족의 순수성을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한다.
나치의 눈으로 볼 때 일본의 네오 나치는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재원이긴 해도 결코 그들과 동급이 될 수는 없는 불가촉천민 같은 존재들이다.
자신들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나면 아리아인의 순수한 생활세계를 펼치기 위해 이들도 아우슈비츠로 보내버려야 한다.
그런데도 좋다고 지가 나치란다.
 
왜?를 묻고 싶은 게 아니다.
나로서는 그게 인간이란 걸 말하고 싶은 거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인간도 있다는 거다.
앞뒤물불 안가리고 지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이해하고 싶은 것만 이해하며 사는 인간도 수두룩하다는 거다.
엄마부대, 어버이연합은 우리 사회의 현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자 인간의 이기심과 우매함에 대한 단상이다.
부끄러움이 존재하듯이 부끄러움이 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단순히 정의의 이름으로 거부하고 부정하고 비판한다고 해서 없어지는게 아니란 거다.
그런데 이를 부정하고 모든 인간이 논리적일 거라고, 논리적이여야 한다고 전제하고 들어가면... 어이쿠 낭패다.
지 죽는지도 모르고 불 속에 뛰어드는 불나방을 보며, 어어~ 그럼 안돼라고 외쳐봐야 답이 안나온다.
멍청한 불나방을 위해 불을 끄는게 답이겠지만, 불을 끌 수 없는 상황도 존재한다. 그게 삼라만상이고 인생사다.
인간의 불가지와 현실의 부조리는 벗어날 수 없는 우리의 멍애다.
누군가는 벗어버릴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벗어나길 거부한 채, 매저키스트로 남을 수도 있다.
그 꼴을 보고 나처럼 멍애를 벗어버리라며, 왜 못 벗어버리느냐며 마치 자신이 프로메테우스인마냥 나서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되나?
(해보니 왠만큼 해서는 안되더라고... 내 모든 걸 걸지 않는 이상... 안 하는게 낫다는... 쿨럭~)
 
괴로워 말자. 두려워 말자. 그저 나의 길을 가자. 내가 할 수 있을 만큼 행동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자.
나의 진실을 강요하는 길 말고, 무엇이 옳은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틀리고 방황하고 헤매면서도 답을 찾기 위한 나만의 구도의 길을 가자는 게다.
왜냐고? 혹시 당신은 이 세상 모든 비밀을 다 알고 있나? 위 사진의 저치들 보다 더 진실에 가깝다고 자신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면 답을 찾기를 쉬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거다. 어차피 우린 절대불변의 진리, 궁극적인 정답에 결코 다다를 수 없다.
어차피 답을 모르는데 답을 강요하기 보단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 그것 외에 우리가 기댈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답이 아니라 답을 찾아 헤멜 수 있는 자유뿐이다.
어쩌면, 답 찾기를 포기할 때,
'이게 답이야'라며 나만의 답을 만들고 안주할 때, 바로 그 때가 내가 위 사진에 있는 저치들과 똑같아지는 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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