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에 거주중입니다. 집주인 아주머니와는 사이가 좋아서 가끔 저에게 밥도 해주시고, 술도 마시고 저를 아들같이 생각해 주시는데요.
어제 술 마시면서 이야기하던 도중, 외국인, 국적, 외국인 고용, 외국인 범죄 이야기 하다가.....인권과 평등 쪽으로 넘어가면서 제가 천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본인 : 기본적으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사람 위에 사람없고, 사람 밑에 사람없다. 그런데 왜 천황제도를 그대로 두면서 "천황 폐하"라고 불러가며 사람 위에 군림 시키는가?
아주머니 : 당연한 일이다. 신의 자손인 제 1대 신무천황부터 만세일계萬世一係 (일본 사람들이 꼭 강조하는 거죠.ㅋㅋ) 로 이어져 내려온 현인신現人神 이다.
본인 : 천황도 결국 밥먹고, 똥싸고, 언젠가는 죽는 인간일 뿐이다. 천황이 살아있는 신이라면 그의 명령에는 절대 복종인가?
예컨데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자기 방어 수준이 아닌, 러일 전쟁과 같은 자기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또는 납득하지 못하는) 침략에 대해서도 절대 복종인가?
아주머니 : 일본은 나쁘지 않다. 나쁜짓을 한적이 없다. 그리고 어떠한 명령이라도 나는 목숨 바칠 각오가 되어있다. 나라를 위해서 수많은 카미카제 특공대들이 목숨 바쳐 싸웠는데 외국인은 이해를 못한다.
물론 아주머니의 생각에는 같이 있던 일본인 남자애(23살?)도 동의하지 못하더군요.
일본 남자애 : 북한에서는 김정일을 신처럼 여기고 있는데 만약 당신(아주머니)가 북한 사람이라면, 김정일이 내리는 명령을 그대로 따르겠는가?
아주머니 : 어떻게 천황을 김정일이랑 비교를 해? 기분 나쁘다.
대충 이러한 대화가 오갔는데 아주머니가 너무 취하신 것 같아서 대화는 여기서 그만두었습니다. 아주머니가 울 것같은 표정이어서...
이런 이야기를 왜 종게에 쓰느냐...
저 아주머니의 믿음은 "천황 = 살아있는 신" 입니다. 신은 언제나 옳고, 그릇된 판단은 하지 않으며, 우리들(일본인)은 신의 뜻을 따라야 한다. 즉, 전쟁이건 뭐건 다 옳은 것이다.
소름 끼치지 않습니까? 저런 생각과 맹목적인 충성(믿음)을 보이는게 정상으로 생각되시나요?
종교를 가지고 계신 분들.....특히 기독교 계열 분들은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저 아주머니의 믿음을 존중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보는 기독교인들의 믿음은 저 아주머니의 믿음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거든요.
밥먹고 똥싸고 살다 죽은 히로히토 쇼와 천황이랑 밥먹고 똥싸고 살다 죽은 예수가 뭐가 틀린가요? 둘다 신의 자식이라는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