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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헬조선의 퇴마사 -8- 백귀야행
게시물ID : panic_93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고스7
추천 : 20
조회수 : 105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6/07 13: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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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우리들의 ‘진명’을 알아내다니! 헬조선에도 쓸만한 놈이 있네?”
“칫 그래봤자 인간. 내가 죽여주지.”
“시꺼 내가 죽일거야.”
“닥쳐! 이 구역 광령은 나다! 저놈의 심장은 내 것이야!”

이 악령은 신약성경 누가복음 8장에 꽤 자세히 언급된다. 녀석은 예수가 전도 여행 중 만난 악령 중 하나인데, 
그들은 하나이면서도 수천. 스스로를 군대라 칭한 강력한 악령이었다.
이 악령은 공동묘지를 배회하며 지나가는 이들에 빙의해 수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예수는 이 악령을 언령술로 제압한다. 
그러자 이 악령들은 예수께 자비를 구하며 인근에 방목 중인 돼지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예수는 이를 허락했고 군대 악령은 수천마리에 이르는 돼지무리와 빙의하여 한마리도 남김없이 호수로 뛰어들게 만들어 전멸 시켜버린다.
아무리 돼지라고는 하지만 수 천마리를 일시에 몰살시킬 정도로 강력한 악령은 요한계시록이 적히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바로 그 최악의 악령이 지금 여기에 나타난 것이다.

“자자자, 우선 저 야훼의 종놈을 찢어 죽이고, 나머진 사이 좋게 나눠 먹자고.”
“탁월한 선택이얌. 저 통통한 녀석은 내꺼!”
“아니, 그전에 난 우리의 진명을 알아낸 저 놈에게 궁금한게 있다.”

신이 난 악령들이 왁자지껄하게 떠들어 됐다. 그러나 남교수를 비롯한 그 누구도 입을 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악령에 빙의된 박목사의 아내는 엉금엉금 기어서 내게 다가왔다. 
그 움직임이 어찌나 기괴한지 마치 거대한 거미가 기어오는 것 만 같았다. 나와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악령은 나를 정면에서 노려보며 말했다.

“미천한 인간. 너에게서는 묘한 냄새가 난다. 악마와 계약을 맺었는가?”

악령의 말에 나는 흠칫 놀랐다. 녀석은 아마도 루시펠의 존재감을 나에게서 느낀 듯 했다. 
그러나 루시펠과 딱히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고, ‘군대’악령에게 이를 말해 줄 만큼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놈의 영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칠 뿐이었다.

“호오, 그러고 보니 인간치고는 영압의 밀도가 높군. 가끔 있지, 이런 돌연변이가.”
“죽이자, 죽여버리자! 이 녀석에게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
“찢어 죽일 테야. 다 먹어 버릴 거야.”

하나이자 수천인 놈이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뼈가 욱신거릴 정도로 강렬한 살기가 나의 온몸을 전율시켰다. 
그것은 루시펠의 영압과 비교해 손색이 없었다.
놈은 한 손으로 나의 머리채를 잡아 허공에 들어 올렸다. 
실로 엄청난 힘이었다. 군대 악령이 지배하고 있는 박목사의 아내는 인간의 힘을 초월한 괴력을 내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악령에 빙의 당한 인간이 괴력을 휘둘렀다는 기록은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놈의 강력한 영압에 짓눌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거다.

“너에게서 위험한 냄새가 난다. 헬 게이트가 열리는 데 방해가 되는 놈은 제거한다. 죽어라!”

군대 악령은 단숨에 내 심장을 꿰뚫어 버릴 양으로 나의 가슴을 향해 주먹을 찔러 넣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이를 지켜보는 것이 전부였다.

“응? 뭐지?”

놈의 주먹은 나의 가슴 앞에서 굳은 듯 멈춰 있었다. 군대악령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놈의 시선이 멈춘 곳에는 시릴 듯 새하얀 영압을 뿜어내고 있는 남교수가 서 있었다.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 하리요. 주의 영이 나와 함께하시니, 내 일생에 대적할 자 없으리로다. 아멘!”

남교수의 에봇 가슴에 달려있는 12개의 보석들이 성스러운 빛을 은은히 뿜어내고 있었다. 
이 빛은 놈의 사악한 영압을 중화시켜 남교수를 보호해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상식을 아득히 초월한 놈의 영압을 완전히 막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남교수는 개의치 않고 군대 악령과의 거리를 줄여갔다.

“야훼의 종놈. 가만히 있어도 죽여 줄 텐데 왜 발악을 하는가?” 
“닥쳐라.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보혈을 피로 이미 우리의 죄는 이미 사하여 졌으니, 나 주의 병사가 되어 사령을 멸하리라!”

남교수가 들고 있는 종려가지가 녹황색의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종려나무는 고대로부터 승리와 영광을 상징한다. 
부챗살처럼 곧개 뻗은 나무의 모양은 찬란한 빛의 형상을 지녔기에 유대교에서는 구마의식에 빠질 수 없는 상징물이었다.
남교수는 힘차게 종려나무 가지를 군대 악령을 향해 휘둘렀다. 

푸화확!

그것은 화염이었다. 성경에서 말하는 성령의 불길. 최교수가 휘두른 종려나무 가지에서 뻗어나온 시뻘건 화염은 단숨에 악령을 집어삼켰다.

“크아아아아!”

고통스런 군대 악령의 비명이 성전을 가득 채웠다. 나는 그때서야 군대 악령의 손아귀에서 해방되어 바닥에 주저앉았다.

“괜찮은가? 마전도사.”
“네. 뭐 크게 다친 곳은 없습니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최원장을 향해 말했다. 그는 나처럼 훈련을 받은 구마사도 아니었는지라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보통사람 같으면 이미 실신하거나 정신줄을 놔버렸겠지만, 의사로서의 자존심이 아직도 그를 지탱해 주고 있었다.

“우리가 이긴 건가?”

최원장은 성령의 불길에 휩싸인 군대 악령을 바라보며 말했다. 군대 악령은 바닥을 뒹굴며 미친 듯 소리를 지르며 괴로워 하고 있었다. 지금껏 수많은 악령을 상대해봤지만, 성령의 불길을 실제로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성령의 불이 성경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마가의 다락방’이었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자 그를 따르는 120명의 추종자들은 공황상태에서 그들의 아지트인 
‘마가의 다락방’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그들에게 하나님의 영 통칭 ‘성령’이 임해 그 특유의 파장, 
‘성령의 불’로써 그 추종자들을 전혀 다른 인물로 일순간 바꾸어 버렸다.

이것이 바로 인류 역사상 유래 없는 종교 결사 단체 ‘초대교회’의 시작이었다. 
‘성령’에 ‘빙의’된 이 사람들은 ‘사도’로서 세계 방방 곳곳에 예수의 사상, 다시말해 복음(에반게리온)을 전파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가는 곳마다 악령이 쫓겨나며, 불치병이 치료되는 등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성경은 말한다. 

물론 이것이 진실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허나 그들이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이미 수없이 많은 종교와 신이 자리잡고 있던 로마제국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적의 불길이 지금 이곳에 다시금 나타난 것이었다. 

“끌끌 도망치래두. 저 딴 미지근한 불길로는 놈을 몰아낼 수 없어. 오히려 불난데 휘발유를 끼 얻은 턱이지.”

루시펠이 혀를 차며 내게 속삭였다. 나는 루시펠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성령의 불길의 힘은 신의 권능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강력한 힘이었다. 
이 불길로도 놈을 잡을 수 없다니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성령의 불? 그래 그 힘이 쩔긴하지. 근데 그 힘을 구현해 낸 저 구마사의 역량이 너무 딸려. 
우리 동업자 정도 된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루시펠의 속삼임이 끝나기도 전에 녀석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불길에 휩싸여 발버둥치던 군대 악령이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것이다.

“가, 감히. 이딴 불길로 나를 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가?”
“죽여 줄게. 최악의 죽음을 선사해 줄게.”
“네 피를 마실테야. 한 방울도 남김없이! 키에에에에!”

군대 악령에 빙의 된 박목사의 아내는 땅을 박차고 허공에 뒤어 올랐다. 
순식간에 남교수와의 거리를 줄인 그녀는 단숨에 남교수의 목을 물어뜯었다.

우드드득
푸화아악!-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남교수의 목은 거짓말처럼 간단히 뜯겨나가 바닥을 뒹굴었다. 
뒤이어 시뻘건 핏줄기가 하늘로 솟구쳤다. 

나는 넋을 잃고 이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현실이면서도 현실이 아닌듯한 기묘하고도 처참한 광경에 그저 절망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었다. 

“으아아악!”

절망만이 가득한 이곳의 적막을 깬 것은 박목사의 비명소리였다. 
박목사는 비명을 지르며 성전 밖 출구를 향해 미친 듯 달려갔다. 그러나 군대 악령은 미동도 하지 않고 이를 바라볼 뿐이었다.

“크큭, 좋아. 네놈 정도는 살려주지. 어차피 넌 나의 야훼의 종이 아니라, 나를 섬기는 죄악의 사도니까.”

박목사가 사라지자 군대 악령은 나와 최원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놈의 영압은 다시금 강해졌고 나와 최원장은 녀석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자 발버둥 쳐봐라. 야훼의 종이여. 네 친히 죽음을 선물해 주리니. 야훼의 가호는 오늘 여기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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