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혹은 '완벽한' 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한 문장 한 문장 완성도가, 한 문단 한 페이지 한 부 이 한 권의 완성도가 극한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했던 애매모호하고 불투명한 블러(blur) 처리된 고민들이 모두 점으로 선으로 집약되어 하나의 표식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스스로 흐리게 만든 질문과 답변들이 이 책을 통해 고화질로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본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그랬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결국 나이 먹고 이제야 읽게 되었는데요, 많이 후회됩니다. 제 인생의 결정적인 장면들에서 이 작품을 떠올릴 수 있었다면 좀 더... 글쎄요.
위의 장면(제가 의도한건 '서서히~아니겠나?'의 문단입니다)은 약혼자가 있는 여인, 로테를 젊은 베르테르가 사모할 때 그의 친구 빌헬름이 '그녀와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시도하되,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완전히 마음에서 지우고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라고 충고하는데, 그에 대한 베르테르의 답변입니다.
지나간 사랑이 남기는 미련이란 녀석은 가장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인 것 같습니다. 미련은 밉지만 미워할 수 없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애물단지나 계륵같은 것이겠죠. 그 미련 혹은 사랑을 가장 아프게 만드는 건 이성입니다. 그 이성은 판단을 하죠.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고. 합리적으로 살려고 해온 사람일수록 이 감정은 더욱 다루기 힘듭니다. 이 아픔을 기억하시는지요.
요약 : 베르테르 짱짱맨 괴테 짱짱맨
ps. 이런 글 종종 올릴까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