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캐피탈 원 컵 탈락에 격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팬이 경기 후 영국의 긴급 구조 서비스인 999에 전화를 걸어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의 대화를 요구한 한 일이 발생했다.
맨체스터주 경찰서는 지난 23일(한국시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맨유의 한 남성팬이 999 라인을 통해 전화를 걸어온 사연을 공개했다.
영국의 999는 한국의 119나 미국의 911처럼 긴급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응급 구조 전화번호다. 맨체스터주 경찰서는 "22일(현지시간) 밤 10시30분쯤 한 남성이 999로 전화를 걸어왔다"며 "술에 취한 듯 했던 이 남성은 오늘 밤 선덜랜드전 경기 결과에 대해 퍼기경과 대화하고 싶다며 연결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계속된 부진 속에 맨유가 지난 23일 안방에서 선덜랜드에 져 캐피탈 원 컵마저 4강에서 탈락하자 이에 격분한 팬이 999 라인을 통해 퍼거슨과의 면담을 요청했던 것. 물론 그의 바람은 실현되지 못했다.
맨체스터주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좋아하는 팀이 지면 슬프고 울적할 수도 있지만 999라인은 긴급 상황에서 이용되는 전화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퍼기경과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맨유에 직접 전화해 말해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뿐이다. 999에 전화하는 것보다는 그것이 아마도 더 빠를 것"이라며 장난 전화를 삼가줄 것을 당부했다.
맨유팬이 경기와 관련해 999 전화를 통해 하소연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언론들은 지난 시즌 맨유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역전패하며 탈락하자 화가 난 맨유팬이 999로 전화해 심판이 나니를 퇴장시킨 것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