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메이플스토리는 시그너스 기사단 개편으로 바쁜 시절.
이전의 허울 좋은 데미지 개편과는 달리 이번에는 모든 스킬과 시스템을 갈아엎는 개편이 아닌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수준이었습니다.
직업 개편과 더불어 캐릭터 디폴트 외모도 새롭게 단장했더군요.
비록 그때 그 시절 메이플 기본 외모 3대 여신인 데벤져 제논 팬텀에 비하면 밀리는 감이 있었으나
기존의 여러분도 잘 아실 듯한 주황색 양갈래 머리의 누나에 비하면 괜찮다 싶었습니다.
은은한 색감이 아름다운 투톤 헤어, 이지적인 눈빛의 푸른 눈.
아예 태어날 때부터 노블레스였던 기사단에 어울리는 외모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절의 메이플은 옆동네 던파의 약믿에 버금가는 희대의 자폭 패치를 하는 바람에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메이플 커뮤니티에서는 허구한날 싸움이 일어나거나 운영진의 행태에 욕지꺼리를 하고 있었고
수많은 망섭들과 함께 메이플의 인구는 서서히 줄어들고 있었던 겁니다.
이래서 넥슨 게임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아무튼
개편의 첫번째 타자는 스트라이커.
망한 패치를 덮으려고 허둥지둥 한 업데이트라서 그런지 이것저것 빵빵하게 지원은 많이 해주더군요.
그래서 링크 캐릭터도 미리 만들 겸 캐릭터를 생성했습니다.
메이플은 도트로 이뤄진 SD 캐릭터 주제에 의외로 룩이 잘 만들어져서 룩덕들이 매우 많습니다.
고레벨들의 마지막 컨텐츠는 1. 코디하기 2. 코디하고 리프레 1채널에서 캐릭터 세워두기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요.
그래서 이런 게임에서 남캐를 하는 것은 제 살과 피를 깎아먹는 행위기에 저는 당연히 여캐로 만들었습니다.
처음 몇 분은 튜토리얼은 별로 달라진 게 없네? 오오 0차부터 더블점프 스킬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며 평화롭게 플레이 했습니다.
그러다 길드원 분들과 대화를 하는데 아시다시피 친한 지인 분들과 대화를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ㅋㅋㅋㅋ"나 "하하하" "크크큭..."을 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저는 당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모르겠으나 "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 웃었나봅니다.
아시다시피 메이플스토리는 채팅창의 몇몇 키워드로 캐릭터의 표정이 바뀌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캐릭터가 고작 몇 분 만에 디아블로로 변해버린 겁니다....
가만히 캐릭터를 보며 채팅하던 저는 놀라서 길드창에 "으악!! 이게 뭐임!!!ㅁㄴㅇㄴㄹㅇㄹㄴㅇㄹ"라고 쳤습니다.
당연히 길드원 분들은 돌변하는 제 모습을 보고 님 왜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이렇게 답했죠.
그래서 제가 제 캐릭터가 웃었더니 이상해졌어요 엄청 못생겼어요 ㅠㅠ 라고 하니 다들 이미 알고 있었는지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더군요.
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단지 웃었을 뿐인데, 그저 도트 몇십개 바뀌었을 뿐인데 캐릭터의 인상이 저렇게 달라진다는 것을요.
마치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악마가 빙의한 소녀의 비교를 보는 듯 했습니다.
아
진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못생겼네
그리하여 저는.....스트라이커 캐릭터를 120레벨 찍을 때까지......
길드원이나 친구창에서 대화를 할 때마다....웃기라도 하면......
저 모습을...봐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모자로 가릴려고 했죠 그런데 전사가 아니라 해적이여서 투구도 못 씌우겠더군요.
채팅이 활성화된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 하면 ㅋㅋㅋㅋ라는 초성을 가장 많이 쓴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이후 시그너스 여캐의 /웃음은 피오나의 /하하 급으로 의외로 많은 유저들이 여시그 웃음 극혐 ㄷㄷㄷㄷ 이러더군요.
그래서 시그너스 직업을 키울 때마다 반드시 캐시 성형은 꼭 해줬습니다.
랜덤 성형을 돌리면서 느꼈던 점은 어쩌면 이게 넥슨의 흉수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일부러 폭탄 터지게 만들어서 캐시를 지르게끔 유도하는....
만약 사실이라면 기획자가 천재다..보너스 쥐어줘라.....
※ 비교체험
모험가 여캐 /웃음
데벤져 여캐 팬텀 여캐 /웃음
시그너스 여캐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