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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사기극을 닮은 부동산 부양책
게시물ID : sisa_5686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등어껍질
추천 : 6
조회수 : 4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1/05 08:20:34
 2000년 중반까지 집값이 치솟아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경제성장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실질 소득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집을 사는 나이 대인 25~49세인 핵심생산가능 인구가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핵심생산가능 인구는 1980년 1173만 명에서 2005년 1993만 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집에 대한 수요가 끊임없이 늘어났고, ‘부동산 불패’라는 착각이 뿌리 깊게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한국의 경제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더 이상 집값을 지탱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우선 경제성장률이 3%대까지 떨어진데다 그나마 성장의 과실을 모두 기업이 독차지한 탓에,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2007년 이후 5년 동안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2.3%나 감소하였다. 더구나 핵심생산가능인구는 2010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결국 집값 상승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었던 소득과 인구가 지금은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바뀐 것이다.  게다가 이미 5060세대가 가구주인 경우 가구 순자산의 80~90%를 부동산에 쏟아 부은 탓에 더 이상 부동산 투자 비중을 늘릴 여력이 없게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한 5060세대는 당장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과다한 부동산 비중을 반드시 줄일 수밖에 없다.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경제 전체에 비상이 걸린다.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마이너스로 작용하여 소비가 줄어들고 경기가 위축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 임기만 피하고 보자’는 님티(NIMTE; Not In My Term)의 유혹에 빠진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서 폰지 사기극을 벌이는 위험한 도박을 하게 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대출 위기도 바로 이런 위험한 도박 속에서 탄생하였다. 2000년 IT버블이 붕괴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단 2년 만에 기준금리를 연 6.5%에서 1.25%로 끌어내렸다. 이에 대해 거품 경제를 우려한 경제학자들이 2003년에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미국 연준은 이를 비웃듯 금리를 1%로 내려버렸다.  이렇게 금리를 낮추자 집을 살 능력이 안 되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부동산 투자에 동참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웬만한 중산층까지 거의 다 집을 소유하기 시작하자 더 이상 집을 사줄 신규 수요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자 미국 정부는 자신이 후원하는 보증업체(페니메이와 프레디맥)를 총동원하여 신용이 부족해 집을 사기 어려웠던 저소득층에 보증을 서서 집을 사도록 독려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저소득층까지 부동산 시장에 끌어들인 뒤에는 더 이상 미국에서 폰지 사기극에 끌어들일 새로운 수요가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한 순간에 사라지고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하자,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를 금융위기의 공포로 몰아넣게 되었다. 그리고 폰지 사기극의 특성상 가장 마지막에 뛰어든 저소득층이 가장 비싼 가격에 부동산을 산 탓에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진정한 부동산 부양책은 폰지 사기가 아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의 부동산 부양책이 점점 미국을 닮아가고 있다. 미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미국의 마지막 폰지 사기가 주로 저소득층과 소수인종을 대상으로 했던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청년이 바로 주요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이다.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기성세대가 줄어들자 청년들에게 장기 저리 집값을 대출해주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청년이 집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으로 포장이 되었지만, 자칫 미국처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면 가장 마지막에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청년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1&sid2=263&oid=056&aid=001011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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