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삶이 떠나간다
게시물ID : phil_93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당한사유
추천 : 1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7/24 11:49:32
나는 왜,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그리고 어디로 도망치고 있는 것인가? 나를 괴롭히는 이 모든 끔찍한 것으로부터 왜 도망칠 수 없는 것인가? 과연 죽음만이 날 해방시킬 수 있을까?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이 문제들의 원흉은 모두 죽음에 있으니 나는 내 자신이 지루하고 혐오스러워 견딜 수가 없다. 모든 걸 잊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나는 내 자신으로부터 결코 도망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임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나는 내 삶이 이리도 덧없이 점점 사라져간다는 두려움 속에 매일 매일을 불안해한다. 나의 하루는 온종일 절망감과의 사투로 시작한다. 비록 끝은 절망감과 싸워 승리를 거두지만 잠들기전 마음속엔 항상 두려움의 앙금이 남아 있다. 사실은 절망감으로부터 승리하지도 못했다. 그저 지쳐 잊어버린 것을 승리했다고 착각할 뿐, 내 삶의 불행은 마음 한구석에 남아서 그렇게 항상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삶이 떠나간다. 내게 있었던 삶들이 지금은 떠나가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걸 붙잡아 둘 수 없다. 내가 경험한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타고난 예민한 감수성으로인해 나는 죽음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그들은 죽음에 대해서 알려고 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전혀 관심이 없다. 결국에 가서는 자신들 또한 반드시 죽음을 마주할 것인데! 죽음이 말년에 찾아오리라는 법은 없다. 죽음은 항상 우리 곁에 함께하기에, 이 위험하고 무모한 세상 속에서 정말 어이없는 사건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송두리째 사라져버릴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길, 살아야 하는 이유는 미래를 살기 위함이라 한다. 그러나 미래의 불확실성과 죽음의 두려움으로인해 나는 미래를 믿을 수가 없었다. 무언가를 찾아야만 했다. 지금 당장 가슴 뛰는 그 무언가를.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이 진정 무엇인지를. 보이지않는 것들을 보이게 만들려 수없이 노력한 끝에 나는 한가지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마침내..

존재의 무의미함은 그것을 초극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일 뿐이었다.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단 하나의 기회다. 그렇기에 삶이란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인해 스스로에 대한 인간 존재의 존엄성을 규정짓고, 모든 가벼운 것들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신까지 만들어냈다. 그렇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무의미함을 부여잡고서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나약한 존재였던 것이다. 우리는 삶의 가벼움으로인해 스스로의 존재 의미를 획득하려 안간힘을 쓰지만.. 나는 그런 거짓된 의미 속에 삶을 살아가고 싶진 않다. 영구불변의 진리.. 인간답게 사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이 무의미함 속에서 내가 바라는 유일한 소망이다.

그렇다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4SpbQyr.gif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