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1.03.28 00:00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앞두고 '공항 괴담' 이 돌고 있어 청원경찰 등 여객청사에서 야간근무하는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소문의 시작은 20여일 전 오전 2시쯤 한 청원경찰이 공항 여객청사내 투명한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에서 귀신을 보고는 기절했다는 소문이 돌면서부터. 그후 주차장 건물 꼭대기에서 모녀 귀신을 봤다는 얘기에 높이가 20m 이상 되는 건물에서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니 사람이 허공을 걸어다니더라는 등 믿기 어려운 소문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 거짓말 같은 얘기들이 돌게 된 배경에는 공사 도중 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데 있다. 숨진 인부와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작업장 내 사고현장 근처에서 귀신을 봤다는, 조금은 황당한 얘기를 하면서 이 소문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적 경사인 국제공항 개항을 앞두고 괴담이 돌자 인천공항공사측도 부담스러워하던 끝에 다음주 중으로 숨진 인부들의 영혼을 달래줄 위령탑을 공항 내에 세우기로 했다.
공단측은 "국제공항이라는 공공건물에 위령탑을 세운다는 게 낯설기는 하지만 공항의 안전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할 때 필요할 것 같아 결정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