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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버린 나의 이름
게시물ID : panic_94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염
추천 : 6
조회수 : 103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28 13: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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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병실에는 적막이 흘렀다.
 
노인과 그 노인의 딸로 보이는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노인의 얼마 남지않은 머리칼을 빗어주고 있었다.
 
[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세요?]
 
기력이 쇠한듯한 노인은 어느 여자아이의 사진을 매만지고 있었다.
 
[아 자제분이시구나~따님을 많이 사랑하시나봐요?]
 
노인은 말없이 끄덕였다.
 
[따님의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헤연-헤연이-]
 
[제가..누군지 아시겠어요?]
 
[몰라.]
 
[그렇구나... 제가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까요?]
 
노인은 말없이 끄덕이고
 
그것을 본 여인이 미소지으며 이야기가 시작됬다.
 
[옛날에 한 청년이 있었어요.. 그남자는 잘생기고 키도 크고 멋있었죠. 동네 여자들이 다 좋아했어요. 그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대요 그 여자도 매우 아름다웠대요..]
 
[옛날이면 언제지?]
 
[, 40년전쯤이요~ 그러니까 70년대 중반정도?]
 
[두 사람은 매우 사랑했는데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했데요..남자의 어머니가 반대했데요.
고아에 가진것도 없는 천민출신여자라서..웃기죠? 70년대에는 아직도 출신을 따졌다네요.]
 
[...그렇구나]
 
[남자는 할 수없이 다른 여자와 결혼했어요. 그때 그 여자의 몸에는 아이까지 있었는데 말이죠. 그렇게 남자는 다른 여자와 결혼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있었다네요.]
 
[저런]
 
[그래서 그 남자는 아내와 5년을 살고는 어머니가 죽은날 도망가 버렸대요.
그여자한테로, 사실 어머니 몰래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던고 있었던거죠.]
 
[둘은 사랑하고 또 사랑했대요.]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했대요..남자는 좋은 남편이자 가장으로 존경을 받았대요.]
 
[근데 도망가서 사는 바람에 자식들을 호적조차 올리지 못했대요. 그래서 사랑하는 여자의 자식이 아닌, 부인의 이름으로 자식들을 호적에 올릴 수밖에 없었대요.]
 
[그 남자는 그게 참 마음이 아팠대요..]
 
[참 슬픈이야기죠?]
 
[그렇구나..]
 
[누구라도 그러겠죠? 참 불쌍한 남자라고.. 그렇지 않나요?]
 
[그렇구나..참 가여운 남자구나]
 
[...]
 
침묵이 흘르고 여인은 손을 부들부들 떨더니, 이내 들고 있던 빗을 떨어트렸다.
 
[당신은...당신은 그러면 안되지..]
 
[......?.]
 
[다들 이 남자가 불쌍하다고 해도 당신은 나한테 그러면 안되잖아.]
 
[.......?]
 
노인은 멍한 눈으로 중년의 여자를 쳐다봤다.
 
[내가 누군지 알아요? 아버지?]
 
노인의 눈은 여전히 흐릿했다.
 
[당신이 버린 아내의 딸이에요]
 
[.........]
 
[흐윽흐윽 흐윽흐윽- 당신은 당신은 그러면 안되요..다른 사람들이 다 당신을 불쌍하게 봐도 당신은 나한테 그럼 안되잖아.. ]
 
[내가..아버지 없이 엄마와 단둘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얼마나 아빠가 보고싶었는지 알아요?흐윽흐윽...]
 
그녀는 계속해서 울었다.
 
늙은 노인은 말없이 여인의 눈물을 닦아줄 뿐이였다.
 
오늘이 아마도 마지막 모습일 것이다
 
40년만에 본 처음이자 마지막의 아버지의 모습일 것이다.
 
[내 이름 기억은 해요?]
 
[내 이름 기억하냐구요]
 
여인은 울먹이며 되물었다.
 
노인은 눈물을 닦아줄뿐, 아무말도 없었다.
 
[당신의 버린 여자애의 이름, 기억은 하냐구요!]
 
여인이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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