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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초보 창업자의 넋두리 ㅠ
게시물ID : economy_94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in_Arang
추천 : 14
조회수 : 1505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12/14 17:14:31
요즘 많은 분들이 창업이야기를 적어주시는데요 작년에 지원받아서 창업하고 있는 새내기 사회인으로 넋두리나 해보고자 합니다.
베스트 글에서 말씀하신대로 지원금은 창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돈일 뿐입니다.
후속지원사업 역시 말씀하신대로 기지원 받은 건에 대해서는 추가지원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살짝 방향을 틀어서 몇 가지 덧 붙이면 몇몇 더 받을 수 있는 지원사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자기자본 없으면 게임이 안 됩니다.
가능한 후속 지원사업 해봐야 홍보지원(많게는 천만원 정도), 쇼핑몰 진출(수수료는 저렴하지만 물량확보가 힘듬), 시제품 제작지원(5천만원 정도)
 
 

규모가 큰 6억 10억하는 지원사업들은 누가봐도 와 이건 진짜 완전 대박이다 하는 것들이거나
이미 자리를 잡은 기업들이 가져갑니다.
아이디어 대박의 대표적인 것들이 카카오톡, 소셜커머스 등이 있지요. 물론 창업자의 엄청난 스펙을 보고 이루어진 부분도 큽니다.
하나의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수억 이상되는 지원사업들은 기존 기업들이 한 팀정도 분리시켜서 따로 창업을 해서 받아가기도 합니다.
 
 
 
당신의 꿈을 펼쳐라!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다! 희망적인 광고들을 보고 고심 끝에 짜낸 아이디어로
천만원 지원받아서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지만, 아이디어를 상품화시킨다는 것에는 진짜 엄청난 돈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문제는 상품화시켜도 성공보장이 없고, 손익분기점까지 버티는 게 하루하루 지옥입니다.
 
 
 
엔젤투자자? 진짜 천사같이 가능성있지만 자금력에 허덕이는 기업 도와주는 투자자는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VC(벤쳐캐피탈)은 자금을 끌어오기까지 최소 반년정도 소요가 되는데다가 10배 이상의 수익률이 기대되는 기업아니면 쳐다도 안 봅니다.
이유는 리스크가 높은 대신 하나가 대박터져서 투자금 회수할 때 손실분을 매꿀 수 있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을 찾아갑니다.
자기 명의의 사업체 있고 자기 기술(특허, 정부주관 대회 수상 등)을 갖고 있다면 무리없이 대출이 가능합니다.
But 신용보증기금을 받는 순간 벤처인증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벤처인증은 회사가 기술력과 내실이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인데 이걸 받으면 세금감면 혜택이 엄청납니다.
그래서 벤처인증을 받은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난관(현재까지 제가 겪어본 부분들만...)을 헤치고 수익을 올리는 회사는 진짜 극히 드뭅니다.
아이디어 공모전, 지원사업 통과 됐다고 와 진짜 내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먹히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덜컥 뛰어들어 초전박살나서 접는 기업이나 처음엔 잘 되는 듯 하다가 결국 몇 년 못 가서 문 닫는 기업이 부지기수입니다.
박람회에 출품한 지원사업 선정제품들 보면 진짜 어이없는 제품들도 넘쳐납니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이 성공해서 3년이상 유지하는 기업이 10%도 채 안되는게 현실입니다.
 
 
 
실리콘벨리의 경우 심사조건 중 하나가 이 기업이 얼마나 많은 경험(실패 포함)을 했느냐를 본다고 합니다.
몇 번 망해도 보고 다시 일어나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이 제대로 된 활로를 찾았을 때 뻗어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겠지요.
우리나라는 다 아시다시피 한 번 실패하면 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마어마한 부채에 깔려 자살을 택하거나 죽지못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구요.
 
 
 
저도 몇년간 창업하면서 느낀 것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있어도 결국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돈이 절대적이구나입니다.
무형제품(소프트웨어, 앱)은 보급이 정말 힘들고, 유형제품은 보급도 힘들지만 생산비용이 엄청 납니다.
게다가 없는 살림 아껴서 쓴다고 여러 협력업체 알아보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업체랑 계약해서 개발진행하다가 엎어진 것도
한 두번이 아닙니다. 심지어 도산 위험이 있는 회사인데도 숨기고 진행하다가 결국 잠적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돈 이외에도 삶에서 포기하는 게 정말 많아집니다.
십년 넘게 보아온 화이어애그 친구들 몇명 빼고 볼 엄두도 안 납니다.
시간도 없거니와 다가오는 무언의 압박(그러게 그냥 회사다니지)이 자격지심처럼 다가옵니다.
얼마 전에는 개발하던 설비가 떨어져서 발등이 박살났는데
제가 사업주라서 산재보험따위는 곱게 접어 하늘 위로 보내고 개인 보험으로 처리했습니다.
시간도 새벽까지 일하는 때가 많아 밤새면서 수익이 없으니 알바로 생활비 벌고
생활이 불규칙하다보니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비는 시간이 불안하기도 하고 원래 자던 시간이 아니라 꼭 술을 먹고 자게 됩니다.
몇 안되는 낙은 일 마치고 집에서 드라마 한 편 보거나, 롤 한판 하거나 하는 정도입니다.
물론 제가 밤을 새도 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나 기관들은 오전부터 업무이다보니 핸드폰 끄고 자는 건 꿈도 못 꾸고
쪽잠자다가 일어나서 다른 업체와 미팅하기가 부지기수입니다.
 
 
 
적고 보니 엄청 부정적인 글에다가 신출내기 사회인이 투정만 잔뜩했네요.
그래도 창업을 꿈꾸시는 분들에게 몇 마디만 더 적어보자면
창업은 성과를 만들어가는 기쁨이 있고, 정말 온전히 내 것이기에 기대감에 계속 발을 내딛게 됩니다.
보람도 있지만 발을 빼야될 때가 언제인지 항상 물음표를 달고 살게 되고 정말 많이 힘이 듭니다.

창업을 꿈꾸시는 분들은 지금 생각하시는 것을 좀 더 신중히 생각하시고 미리 계획을 꼭 세워보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곧 자본이기에 개발일정이 늦어지면 비용 로스가 엄청나니까요.
자금부분은 최대한 지원사업에서 빼먹을 수 있는 것들은 다 쪽쪽 빼드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모자릅니다.
지원사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사이트 두 곳만 매일 보셔도 건지는 게 많습니다.
창업진흥원(http://www.changupnet.go.kr/) 기업마당(http://www.bizinfo.go.kr)
또한 들을 수 있는 창업교육은 무조건! 꼭 전부 챙겨들으시기 바랍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지원사업 심사 시 첫째는 가산점인데 이거 하나만 가산점 받아도 서류심사가 쉬워집니다.
두번째 이유는 괜찮은 스타트업과의 네트워크가 형성됩니다. 어느 나라에서든지 사업하려면 네트워크는 필수입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세미나 때 강사분이 한 말씀을 끝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가장 자금을 확보하기 쉬운 곳은 M.F 펀드입니다.
Mother Father 펀드요. 많은 분들이 가족의 자금지원으로 사업시작하시는 데 끌어쓰기 어려운 돈부터 시작하십시오.
그리고 포기를 못 해 사채쓰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채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사업이 망해서 해외로 나가셔야 할 때 비행기 티켓끊을 때 사채쓰세요."
 
쉬운 돈은 나중에, 사채는 쓰지 말자는 취지겠지요.
 
비루하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세줄요약>
 
1. 정부지원 사업으로 시작해도 사업을 끌어가는 자금은 감당이 안된다.
2. 평범한 주말이나 휴일은 사업이 성공하기 까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3. 보람도 있고 기쁨도 있으나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더 세밀한 계획을 세워서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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