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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에 관한 심오한 꿈..
게시물ID : phil_94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마마녀S.H
추천 : 1
조회수 : 99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7/27 18:49:34
금요일날 밤에 좀비에 관한 심오한 꿈을 꿨다.

좀 미래의 이야기인데, 좀비타임이란것이 생긴 세상의 이야기다.좀비타임이란 일종의 놀이로써, 일상을 살아가다 어느순간 10분정도 갑작스러 적은 수의 좀비가 나타나고, 그것에 도망치는 일종의 게임이다.
이것은 말그대로 "놀이"라서 다들 대피하고 도망가는 시늉만 할 뿐이지 리얼리티를 추구하겠다고 편의점이나 식료품점을 터는것도 금지되어있고, 잡혀도 별 문제가 없는듯했다.

내가 꾼 꿈은, 그 "좀비타임"의 시스템 마비에 관한 꿈이었다.

어느날 좀비타임의 시스템이 마비된다.적은수로 등장하던 좀비는 대량으로 등장했고, 10분이 리미트였던 시간은 무한정으로 바뀌었으며 잡히면 별 문제없이 빠져나오는것이 아닌 실제로 잡아먹히게 된 것이다.
순식간에 세상은 아수라장이 되었다.나는 세명정도의 사람들과 도망다니고 있었다.
좀비가 스폰되는 지역이 있기때문에, 좀비가 스폰되지 않아 아직 좀비가 없는 곳으로 도망쳤다.

그런데, 인간이 그렇게 좀비에게서 도망치는 순간 좀비들은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었다.처음엔 계단이나 문의# 사용법을 익히더니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윽고 사람과 같이 옷을 입고 꾸미며 애인이나 가족들 만드는 듯 사회적 활동도 하기 시작했다.당연히 감정도 가졌고 표현했다.

그야말로 먹는것이 인간의 뇌일뿐인 또다른 종류의 인간이었다.
하지만 포식자에서 피식자가 된 "원래 인간"인 우리는 좀비를 피하여 도망다니거나 죽일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좀비가 많은 지역을 빠져나가기 위해 지프차 한대를 구해 타고는 좀비들이 있는곳을 향해 돌진했다.

그래,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었다.
우리는 지프차를 타고 서로 다투고있던 연인중 하나, 부모의 손을 잡고가던 어린아이, 일을하던 노동자등의 "좀비"를 밟고 지나갔다.

그 순간 그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그들의 눈빛엔 분노, 경멸, 혐오, 공포등이 서려있었다.좀비가 인간을 보는 눈에 말이다.
인간이 좀비를 보던 그 눈으로 좀비가 인간을 보고있었다.

그러던중 차사고가 났다.우리는 당연히 부상당한채로 좀비에게 무방비 상태가 되었지만 좀비는 우리를 먹지 않았다.오히려 그들이 가진 기술로 우리를 수술했다.

수술 후 우리의 모습은...끔찍했다.인간과 미적 감각이 다르던가, 겉모습보다는 효율성을 중시한다던가 하는 좀비의 가치관이 있는게 분명했다.극적으로 살아나긴 했지만 우리는 커다란 종양, 혹, 또는 장기의 모습처럼 도무지 인간으로는 보이지 않는 괴생명체의 모습이 되었다.팔은 손가락 하나 없는 일종의 짧은 촉수처럼 되어있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을 보고 절망했으나 이윽고 적응해갔다.섬세하거나 활동적인 행동은 할 수 없어 장난감을 쥐고 땅바닥에 통통거린다던가, 하루종일 그러고 놀았다.

난 인간이었지만 누가봐도 좀비보다 하등한 생물처럼 되어있었다.

인간은 어떤 기준으로 인간인 것일까.
인간의 정체성은 무엇에서 나오며 어떤 경우에 그것을 잃는 것일까.
좀비의 입장에서 나는 살인자였으며, 좀비는 인간만큼 똑똑하고 감정도 있었다.

좀비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소, 닭, 돼지였다.우리는 소와 닭과 돼지를 식용으로 죽이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는다.하지만 동물이 생존하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죽이면 분노한다.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좀비를 죽이려했다.동물이 생존하기 위해 우리를 공격하는것은 정당화되지 않으면서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좀비를 죽인것은 정당화 되는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에?그 자리는 이미 좀비가 뺐었는데도?
인간이 똑똑하기 때문에?그렇다면 수술 후 지능이 무뎌지고 겉모습에서도 인간의 정체성을 잃은 '인간이었던' 나는 죽어도 되는것인가?인간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정말 심오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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