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그것은 한 사람의 연애에 관한 이야기. 언뜻 댓글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었던...나의 ex남자친구와 저의 이야기입니다.
8개월을 만났고, 헤어진지 2주 정도 됐어요. 8개월...짧다면 짧은 시간. 강산이 약 7% 정도의 지각 변동을 가질 수 있는시간 쯤 되겠네요.(10년이면 변한다하니...<- 물론 농담입니다)
남자친구...는 굉장히 어렸어요. 처음 그를 만났을 때, 26살이라고 말했고... 당시 전 31살. 헉... 5살차이...너무 큰데.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를 처음 만났을때, 평소 건강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라는 내 얘길 듣고, 자신이 의대생이라며 진맥을 해준다 했죠. 그리곤 제 손목을 잡고 "와... 진짜 떨린다." 라고 말하는 모습이 귀여웠었습니다.
185의 키에, 서구적으로 생긴 마스크. 몸매도 날씬하고 적당히 근육있었구요. 제일 호감이 갔던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저인지라, 패션 센스가 좋은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어쨌거나... 그날은 그냥 이런 저런 수다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뭐 아이온을 한다니까, 자기도 하고싶다고 서버를 알려달라는 정도.
그 뒤 3주정도 연락이 없었구요 서로.
뭐 의대생이니 뭐니 하는 타이틀은 제겐 별로 중요한 게 아닌지라. 관심도 없었습니다. 믿으시든 안믿으시든... 앞으로 나올 이야기를 보시면 '흠.. 그럴수도' 라고 생각하실테니까요. 여하튼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그를 우연히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뒤, 연락을 주고받고 몇번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주로 야근하다 중간에 나오는거라... 저녁식사정도 ㅠ_ㅜ 그것도 급하게 30분만에 먹고 30분동안 회사로 뛰어가기;;)
그러던 어느날, 밥을 먹자며 시간을 내달라 하기에 회사 근처 일식집으로 갔습니다. 고백할 게 있다고... 알고보니, 그때는 휴가 나왔었던 것 뿐이였고... 3주 뒤 제대를 한것이였죠. 더군다나 나이는 23살. (현재는 24 ㅋ) 그런데 당신이 좋다고... 자신과 사귀어 줄 수 있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술이 들어가서인지... 당신을 알기 전에 결혼하고 싶었던 여자가 있었다. 그녀도 당신과 비슷한 또래이고, 결국은 자신이 어려서, 선봐서 결혼한다고 자신을 떠났다. 그러니, 당신도 그렇게 떠날꺼라면 자신을 받아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하더군요.
더불어 제가 물어봤습니다. "군대를 다녀왔다 했는데, 의대생은 보통 그 또래에 머리와 손이 굳기 때문에 군대를 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대과정 거의 수료한 뒤에 '군의관'으로 가는 케이스가 많던데..." 라고 했고. 그에 그는, 의대생이 아닌 '의학공학부'라고 했습니다. 속여서 미안하다고.
몇번 만나는 동안, 그래도 어린 나이에 비해 꽤 성숙한 사고를 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거기선 좀 깨더라구요. -_-;; 그 어린 나이에 결혼을 생각했다니... 그것도 군대갔다가 이제 막 제대한 앤데... 그럼 대체 몇살때 결혼을 꿈꿨던걸까 이아이는...? 하고요.
생각 좀 해보겠다고 하고, 그날은 자리를 마무리했지요. 야근하면서 이런 저런 잡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너무너무 어린나이 (나와는 7살차이 - 첨에 군대 막 제대해서였는지 액면이... 나랑 2~3살 차이밖에 안나보였는데 ㅠ_ㅜ), 저런 철부지성 폭탄발언... 게다가 거짓말.
뭐 어찌됐거나... 그런 그라고 해도, 좋았었습니다. 호감이 있었기에 만났었구요. 23살때 첫사랑을 만나, 1년을 사귀고, 1년을 아파하고... 26살때 두번째 사랑을 만나 2년을 좀 넘게 사귀고 근 4년 가까이 아파하다, 처음으로 호감을 가져본 사람이였기 때문에... 쉽게 넌 너무 어려 바이바이- 가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가볍게 만나거나 간보거나 밀고당기거나를 할 줄 모르는 저이기에... 만나자고 했습니다. 만나서 얘기했죠. "당신을 만난다면, 만나는 동안에 선보겠다는 하등의 이유로 당신을 떠날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당신 역시 그래줄 수 있느냐. 진지하게 만난다면 몇년을 만날 수도 있는건데... 내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날 떠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 라고 물었고. 그의 대답은 절대로 그럴일은 없을거다 였습니다.
군대를 막 제대한 그는...백수죠. 저는 한참 야근이 많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그때만해도 점심시간이든 저녁시간이든... 내가 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들에 그가 찾아와줘서 식사를 겸한 데이트를 할 수 있었구요... 그것 때문에 언제나 미안하고 고마웠었습니다. (게임회사는... 별로 주말 특근에 대해서 -_- 감사해할 줄 모르는 특성이 있어서... 당연한 일로 칩니다 ㅠ_ㅜ)
그렇게 몇달이 가고... 그가 백수인지라... 그간의 모든 식비는 제가 냈었죠. 점심 먹고나서 헤어지는 게 아쉽다며 저녁시간까지 기다릴꺼라 말하는 날에는, 게임방비도 내줬습니다. 아... 요기 까지 읽으면... 참 제가 sugar mama 같군요... ㅋㅋㅋ
어쨌거나. 그렇게 3달쯤 뒤에 알바라도 구해야겠다는 말을 하고는 쓸데없는 웹쇼핑몰 피팅모델, 음식점 서빙 등 자신의진로와는 전혀 상관없는 알바를 보고 있기에, 좀 더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알바를 찾는게 어떻냐고 했고... 그런 제 말은 일단 알았다고 하며, 쇼핑몰쪽과 컨택을 했더라구요.
그러고는 밤에 그 사람이 부른다며, 그사람 지금 분당 어디서 술 마시고 있는데, 자기도 그 술자리로 오래. 라고 그 회사에 뽑히기도 전에 그런 연락부터 받더군요.
면접을... 술집에서 보나??
그게 제일 처음으로 싸운 일이였구요.
그렇게 싸우는 도중... 몰랐는데 그 사람 옆에서 통화를 했네요? ㅋㅋㅋ 그 사람은 나를 모르는데, 남자친구였던 애한테 그랬다네요?? "그런 애랑은 끝내라..." 캬캬캬캬캬... 참... 애가 눈치가 없는건지, 사회 생활을 안해서인지... 사적인 통화를 자신의 상사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 앞에서 받다니요... 군대 다녀와도 눈치 없을 수 있구나...
여튼 그 일로 더 크게 싸우고, 그 일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신 제 조언대로 진로와 관련있는 병원에서 챠트를 정리하는 알바를 하게 되었구요. 그렇게 그가 백수가 아닌 생활을 하는 몇달 동안에도... 전... 그에게, 딱 한번 고기 얻어먹은게 다예요 ㅋ 집안 사정이 어렵다며, 자기가 생활비를 도와줘야해서 데이트하는 비용을 쓸 수 없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진심으로 미안해했고, 언제나 찾아와주었기 때문에... (분당에서 선릉까지) 괜찮다고,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나 맛있는거 사달라고... 그렇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음... 또 명확히는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커플링을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그였거든요. 첫 월급타면 커플링 해주겠다고. 근데 상황이 그렇게 되다보니 커플링은 흐지부지 무산되고 있었어요. 제가 사주면 그의 자존심이 상처입을까봐 말도 못꺼냈었구요.
어느날 코엑스로 영화보러 갔다가... 그 안에 보시면 커플링 파는 집 몇곳 있잖아요... 그가 눈 빤짝이면서 커플링 하고싶어하는 눈치길래... 구경이라도 할까? 하고 넌지시 건낸말에 그러자고 하더라구요. 몇 곳 지나면서 봤는데... 별로 마음에 드는게 없었고, 실제로 그래서 별로 맘에 드는게 없네. 다음에보자 라고 했는데... 미안하다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저한테 커플링이 없는게 신경쓰인다구요. 다른 남자들이 애인 없는 줄 알고 작업걸면 어쩌냐면서. 하하하 -ㅁ- 저 회사에서 별명이 얼음이예요. 사적으로 작업거는 거 되게 싫어해서 그런건 그냥 무시해버리거든요.
근데 그의 말을 듣고, 나 애인있다고 내 책상에 당신 사진도 붙어있다고 말해줬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이번엔 내가 살테니까, 당신이 프로포즈할 땐 더 좋은걸로 사줘요. 그럼 됐지?? 하고 커플링을 보러 갔습니다. 이도 저도 맘에 안든다해서 산게 결국은 tiffany. 한번에 내기엔 저도 무리가 되서, 2개월 할부로 샀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그를 보면서 저도 하나 안아깝고 행복했구요.
그런데... 그 뒤로 싸움이 있을때마다 그는 툭하면 반지를 빼면서, "자 돌려줄께, 꺼져." 란 말을 참... 서스럼없이도 잘하더라구요. 빼기위한 반지라... 후회했습니다. 몇번이고 반복되면서, 저도 딱 두번 반지를 뺐네요...
한번은 지난 1월. 그리고 지금. 외국에서 자랐던 탓일까, 그저 개인성향일까...전 바른소리 되게 잘합니다. 게다가, 논리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하구요. (뭉떵그려 말하면 말귀를 잘 못알아듣는 탓도 있지만;;) 싸우면서 그를 감싸야할 때도 있지만... 전 원인 결과 따져서 이러이러했으니, 이게 잘못된 부분이다. 라고 말하는게 그는 싫었나봐요.
그럴때마다, "됐어, 당신이랑은 말이 안통해!!" 라고 하고 친구들과 가서 술을 고주망태가 될때까지 퍼마시고는 제게 전화해서 욕을합니다. 없는 사실도 만들고... 일종의 망상증.
"너 아버지가 너 싫어하는 거 알아? 됐어 꺼져, 바람핀 거 모를 줄 알아? 그래놓고 용서해달래? 미친년아" 어쩌구 저쩌구 -_-
... 아버님은 뵌 적도 없고. 친구조차 지난 8개월간 본적이 없네요. 용서를 구한적도 없구요 ㅋㅋㅋ 헤어지자 말하고 감당이 안되면, 상대를 더러운 인간으로 만들어서 내가 이러는 게 타당하다 라고 자신에 대한 방어기제를 합니다. 그리고는 다음날이면... 와우~ 멋지게도 싹 다 잊죠. 헤어지자 말한 사실조차 없었던 것 마냥.
그게 반복되다보니, 그가 친구 만나는 게 전 두려워졌어요. 아직 어린 친구들이라 술이 자제가 안되거든요. 술마신다고 하면 12시쯤에 전화해서는 이제 그만 들어가야지~ 라고 합니다. 그게 그는 구속같아서 싫다고 반항했죠 ㅋㅋㅋ 아... 반항 ㅋㅋㅋㅋㅋ 더마시더군요. 욕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문제는... 그 친구들이 옆에서 듣고있는데, 그의 망상증은 정도가 점점 더 심해져서, 나는 사실이 아님에도 알릴 방도가 없었던 것. 그 친구들은... 제가 미친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ㅋㅋㅋㅋ
그게 힘들어서 지난 12월 말 헤어지자 했어요. 그는 너무 쉽게 알았다고 했고. 그럴줄 알았다고 합니다. (아니 뭘 그럴 줄 알아??)
근데, 너무 힘들더라구요. 미운정도 정이라고... 고기 한번 얻어먹고 모든 그의 생활비를 대주는 슈가마마같은 꼴이였지만... 그래도, 사랑은 사랑이였구나 하구요. 힘들어서 전화했죠. 미안하다고 돌아오라고...
돌아오는 말은, "그러지 마... 나 당신 목소리만 들어도 힘들어져."
네... 그런데, 12월 30일 헤어지자 말했는데... 12월 31일 한 여자를 소개받았고... (그의 여자인 친구로부터) 1월 3일엔 그여자와 첫 잠자리를 갖고... 1월 9일엔 헤어졌다네요. 와우... 빠르다. 요즘 어린애들은 이렇구나... 어쨌거나... 그런 사실은 하루가 지난 뒤에 알게 되었지만...
1월 9일 나에게 전화해서는, 자신을 다시 받아줄 수 있냐고 물었고... 돌아오길 기다린다 했던 저는... 받아줬습니다. 그런데 그날 역시 술이 떡이되서는 택시비 없으니 데리러 나오라고 저희집 앞까지 분당에서부터 택시타고 날아오셨네요. 아유... 기특하기도. ㄱ-
술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뻗어있는 그를 돌려보낼 수는 없기에 방에 재워놨더니 문자가 옵니다. 어머나 그녀네요~ 어쩐지... 택시에서 내리면서 나보고 자기야라고 하더라 ^^ 나는 한번도 자기야라고 불려본 적이 없는데...(제 애칭은 다른거였습니다.)
그래서 좀 찾아보니, 통화목록등은 다 지웠고, 랭킹을 몰라서인지 안지웠더라구요. 랭킹 1위에 그녀이름. 1주일 사이에 1663통. (어떻게하면 저렇게 보낼 수 있지?! 1분에 한번씩 문자하면 되나?!) 그래서 술깬 다음날 물었죠. 여자 있었냐. 그런 일 없다. 그럼 그 여자는 누구냐 (이름 말해줌) 그냥 아는 동생이다. 아는 동생이랑 1주일에 1663통의 연락을 주고받다가, 갑자기 나한테 돌아온 이유가 뭐냐... 그냥 그녀와 사귀지.
그리고 듣게 된 사실이 저 위의 일.
그런 그여도 용서했습니다. 울면서 다신 그런일 없을거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사람의 신용이라는 게 깨지면 참 되돌리기 어렵더군요. 친구, 술먹으면 시작되는 욕과 방어기제, 게다가 바람. 그는 바람이 아니라고 합니다. 헤어지고나서 만났고, 당신 만나기 전에 헤어지고 왔으니.. 라며.
삐걱삐걱... 그렇게 3월이 되고... 잘 지내다가도 내가 조금이라도 의심하는 기색이 보이면, 자기가 한발 더 펄펄 뛰면서 내가 이럴줄 알았어. 라고하고는 자리를 피하고 도망갑니다. 밖에서 고기를 먹다가도 그대로 줄행랑... 집앞에서 만나도 줄행랑... 그게 싫어서 뒷덜미를 붙들었다가 얻어맞은 적도 있고... (열받아서 같이 목졸랐음;;) 다음날이면 내 손가락과 허벅지, 얼굴은 쳐맞아서 팅팅 붓고 멍들고, 무릎이고 팔꿈치고 다 까진 주제에... 목에 난 손톱자국 보면서 마음 아파서 울었어요.
그런데... 또, 친구들과 만나서 클럽에 갔네요. 한번 통화하고는, 왜? 내가 클럽가는 게 왜?? 여자라도 꼬실까봐?? 그게 불안해? 그럼 그렇게 해줄께~ 어이 아가씨. 라고 말하고는 끊어버렸습니다. 전화를 안받네요. 모조리 다 끊네요... 친구한테 전화하니, 갔다네요. 우와... 끊기 전의 찰나에, 같은 소음이 들리네요. 여기는 클럽입니다 하는 듯한 꽝꽝 울리는 소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