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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선생님과 반장,그리고 한걸레
게시물ID : sisa_9425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금손이
추천 : 2
조회수 : 49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5/20 21:09:58
야간자율학습시간..
선생님께서 교무실에 급한 용무가 있다는 전갈을 받고 나가셨다.
"반장 떠드는녀석 앞 칠판에 이름적어놔! 이름적힌 녀석은 찌지미 2회다!!"
찌지미는 몽둥이찜질의 귀여운표현이었고 책상위에 무릎꿇고 앉은자세로 허벅지 윗쪽 두대와 발바닥 두대를 맞는건데 통증지수는 학내 top5 였다 찌지미라는 이름은 어울리지않았다. 
 반장은 똥 씹은 표정으로 대답하는듯한 제스처로 끄덕이며 닌처함을 선생님께 표시하고 입만 뻐끔거리며 립싱크처럼 대답했다
"네..."
선생님이 나가시고 5분여 남짓 정숙함이 뚝뚝 떨어지는 침묵이 길게 이어졌으며 충분히 '찌지미'의 위력을 알려주었다. 그것도 길게 이어지긴 남고의 학생들의 혈기가 넘쳤다. 곧 여기저기서 수군거림이 들려왔고 반장이 인내하기엔 조금 큰 데시벨의 소리도 간간히 들려왔다. 반장은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 반 아이들은 반장에게 시선을 옮겼다. 칠판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분필을 들고 칠판에 이름을 적는다.

'이 상필 김 건호 박 동진'

세 명의 이름을 적었다. 

" 야 지워라.."
" 저 씹새가..뒤질라고.."
"....흠"

맨 뒷자리에 앉아 교실을 아지트라고 생각하는 일진중 세명이었다. 특별히 누구를 괴롭히는건 아니지만 특정인물을 찍어놓고 셔틀을 시키거나 가끔 모자른 용돈을 채웠다. 반장이라 그들이라도 함부로 할 수는 없었지만 이름을 적힌다는건 찌지미를 당한다는 것이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의 눈빛교환이 있었고 반장은 하는수 없지라는 표정으로 칠판에 적힌 이름을 지웠다. 자리로 돌아온 반장은 불쾌하다는 표정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알듯모를듯한 표정의 변화가 잠깐씩 스쳐가기도 하는듯해 보였다.

약간의 시간이 조금 더 흐른뒤..
 
또다시 데시벨이 올라가고 반장이 칠판을 향해 걸었다.

'유 정일 주 호영'

"아...야...반장.."
"에이..왜그냐.."

평소 반장과 친하게 지내던 둘이었다.

"너네까지 떠들면 어쩌냐...아..으.."

이번에도 마찮가지로 눈빛교환이 있었고 지우개는 이름위를 지나고 있었다.

두 번의 경고가 있던 탓일까? 더 이상 소근거림도 멈췄고 정적만이 흘렀다. 한참이라고 생각할만큼 정적이 지겨웠을 시간이 흘렀을때 혼잣말같은 수근거림이 있었고 헛기침인듯 한 소리도 같이 들렸다.

'서 연훈'

칠판으로 걸어간 반장은 아무꺼리낌없이 이름을 적었다.

반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온순하며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않는 아이였다.

'.....'

반박도 긍정도 하지않은 연훈이는 그렇게 칠판에 이름이 적힌 채 반장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드드륵~'

교실 앞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왜 한명이야?...아 됐어..서 연훈 책상위로 올라가"

왜 한명인지 설명하려던 반장의 제스처를 가로막고 교탁위에 있던 팔뚝보다 조금더 긴 길이로 잘린 하키스틱을 집어 연훈이 앉은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반장은 고의는 아니었다는 표정으로 하던공부를 다시 하려 고개를 숙이는 찰나 옆짝꿍이 작은소리로 반장에게 말을 걸었다.

"겨레야 나 수학참고서 좀 빌려줘"

반장은 대답대신 작게 끄덕이며 책상속을 뒤적여 수학참고서를 꺼내 건냈다. 참고서 페이지면에 반장의 이름이 써있었다.
'3-6 한겨레'
출처 페이스북에 박종현님께서 정치수다 라는 그룹에 올리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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