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 길에서 1
요즈음 둘레 길을 걸으면
발바닥 참으로 부드러운
그 느낌의 그 이유는
봄 한 철 아름답게 피었던
아카시아 꽃잎이 떨어져
말라서 쌓여 발에 밟혀
부드러운 양탄자 같아
한때는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 사로잡은 꽃잎들인데
그 꽃잎이 이젠 세월
흐름 속으로 묻혀 가고
또 새로운 자연을 만드는
둘레길에서 2
개천을 따라 둘레길에서
만난 또 다른 이야기는
지난 개발 전 이야기
싸리문 활짝 열어두고
살던 옛날이야기가 참
가슴을 깊이 파고드는
오동나무 아래 어린이
옹기종기 시끌벅적 놀던
집 집마다 있었던 이야기
밤 골에서 밤송이 따
웃으며 알밤 까서 서로
똑같이 나누어 가지던 이야기
개천 뚝을 따라 길게 늘어선
담장 벽에 쓰인 이런저런
삶의 모습 옛날이야기
둘레길 이야기 3
어느 연식 있는 이
작은 소망이라면서
오늘 가장 젊은 날
서두르지 말고
큰 욕심 내지 말고
너무 잘난 척도 말고
그래도 생각한 작은 욕심은
삶에 불편 느끼지 않을 만큼
경제적 여유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리고 스치는 이들에게
참 반가운 듯 눈인사라도
주고받고 그리 살고 싶다는
한 번도 말을 해 보지 않았어도
눈인사쯤은 누구나 가능하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 든다는
글의 말미에는 스스로
이름 없는 시인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그 시인
둘레길 한 자락을
아름답게 빛나게 한 글귀
아침 햇살에 더욱 밝게 빛나는
둘레길 이야기 4
이른 아침 비슷한 시간에
날마다 스치는 이 더러 있는
그이는 참 부지런하다는 느낌
그런데 더러 말하길 연식 들면
아침잠 없어 일찍 일어나게 되고
그동안 사는 일이 바빠 못했던 일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 보고 싶어
눈만 뜨면 부지런히 둘레길 나온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