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먼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은 그저 죄송스러워요. 어쨌든 간에 저의 불찰이 컸기 때문에 그냥 잠잠히 지내고 싶었어요. 사람들 만나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정신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다니기도 했죠. 그런데 특별히 차도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언젠가 주변에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되더라고요. 봉사활동 내지는 제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어요. 어려운 분들이나 저를 찾아 주시는 곳에는 두 번 고민 할 것 없이 찾아가서 예전 제 히트곡이나 은혜로운 곡들을 부르곤 했어요. 그러면서 마음 한편에 예전에 못 느꼈던 따뜻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저 조차도 '힐링'이 되었고요. 점차 회복이 됐죠.
(중략)
-그렇다면, 애초 사건의 발단부터 거슬러 가보죠. ▶2009년경 가수 복귀를 앞두고 공연 기획을 하는 동료의 제안으로 일본에서 대형 한류 콘서트를 유치하게 됐어요. 뭐, 취지는 좋았죠. '국제백신연구소(IVI)'라고 빌게이츠가 백신 개발을 위해 매년 1조원씩 투자를 하는 비영리 단체가 있는데, 그 기관이 한류를 통해 이름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진행하게 된 공연이었어요. 그런데 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M창업'이라는 투자사가 저와 약속했던 금원(20억 원)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죠. 그러니까 당시 주관사의 대표 자격인 제가 급하게 잔금을 해결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한 거죠. 이미 수십억 원 상당의 중도금을 일본에 치렀고, 나머지 잔금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갑자기 지인들에 도움을 받을 순 없었고, 경황이 없는 나머지 제가 가지고 있던 자동차들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 시작한 거죠.
-결국 사채를 가져다 쓰면서 문제가 됐겠네요.
▶원래 처음부터 사채업자라고 소개해주진 않잖아요. 처음 소개해준 아는 선배로부터 2부 정도의 이자라고 얘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그 소개받은 A씨가 막상 차용증이나 약속 어음을 발행해주니 행동이 바뀌더라고요. 돈을 1000만원, 2000만원 찔끔찔끔 주면서 제가 끌려가게끔 말이죠. 마치 돈을 잘 줄 것처럼 유도하고 술, 밥값 등을 대신 내게 하고, 심지어 저를 백화점으로 오라고 해서 명품시계 값을 대신 결제하게 하고요. 돈을 줄 것처럼 하면서 반대로 지출하게 만들었죠. 점점 더 이자를 불리고 이렇게는 할 수 없다고 하니까 협박을 했죠. '차용증을 가지고 기자나 사람한테 얘기 하겠다'고요. 아무래도 연예인이라 이미지 실추되는 게 두려웠고, 국제백신연구소 자체도 이미지가 좋아서 사채업자가 개입된다는 자체만으로 이미지에 큰 손실이 올까봐 걱정됐어요. 그렇게 돈이 차일피일 미뤄지다 결국 일본 공연을 무산시키게 됐고, 저는 그 돈을 다 잃게 됐어요. 더 이상 이 사채업자만 의지할 수 없어서 주변 지인들에게도 돈을 빌리게 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죠. 잔금의 3배나 되는 위약금을 물게 됐으니 부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라도 뭐라도 해야 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빌린 돈을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채권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했어요.
▶전 돈을 분명히 갚았는데 제때 제 때 안 갚아지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알고 보니 제가 돈을 빌리고 갚았던 사채업자 A씨나 B씨는 그냥 중개인이었고, 이 중개인들이 중간에 돈을 가로채고 떼먹었던 거예요. 소위 '배달 사고'를 낸 거죠. 그러다 돈은 전달받지 못한 채권자들의 고소가 시작됐고, 실제 사건이 펼쳐지니 중개인들은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가 될 것을 짐작하고 자신들만 쏙 빠져나오려 하더군요. 실 채권자와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었죠. 그런 복잡한 상황 때문에 논쟁이 벌어지면서 모든 사건이 오랫동안 지속됐어요. 재판을 받았던 사건도 마찬가지에요. 증인 역할을 해줘야할 중개인 B씨가 거짓말을 하면서 제 입장이 너무 난처해졌었죠. 저는 '다 갚았다'고 주장했고, '못 갚아진 부분은 중개인이 잘 알 것이다'고 했는데, 전 구속이 돼있다 보니까 세상 밖으로 점점 작아지는 상황이 됐고, 진실은 자꾸 엇갈리고, 왜곡됐죠. 정말 답답함을 금치 못했어요.
(중략)
-2011년경 처음 사건 관련 기사가 여기저기 계속 터져 나올 때는 묵인하고 있었어요.
▶당시 돈을 갚고 있는 과정에 사기 혐의로 피소돼 강남경찰서에 출두하게 되면서 출입 기자들을 통해 알려졌죠. 그런데 일부 진실이 왜곡된 기사가 점점 확산되면서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이제까지 벌금 전과도 없었는데 고소가 접수된 자체만으로 너무 큰 충격이었죠. 연예 활동도 쉬고 있던 상태라 소속사도 없었고 따로 매니저도 없었고 이렇게 사회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 지 난감한 상황이었어요.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리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가 미련했던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가장 억울하게 했나요.
▶당시엔 변호인의 조력도 없었고, 법에 대해 전혀 몰랐죠. 당시 저의 증거나 재산상태 등을 서류로 입증하지 못한 점이 구속까지 이르는 사유가 됐어요. 결국 제 스스로 혐의를 인정한 꼴이 되어버렸죠. 세상 밖에는 마치 제가 사기를 쳐서 남의 돈을 가지고 방탕하게 보낸 사람처럼 비쳐져 있더군요. 석방된 이후로는 정신을 차리고 모든 입증 자료와 평소에 벌었던 재산 상태와 일본 콘서트를 추진하려했던 정황 등을 제출했더니 모든 게 반영되어 나머지 사건은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됐어요. 그렇다고 잘했다는 것만은 결코 아니에요. 다만 진실이 가려지는 것은 너무 답답했죠. 사건의 발단은 제 잘못으로 인해 시작됐기 때문에 변명하고 싶지는 않아요. 연예인으로서 많은 분들에게 실망은 드렸기 때문에 자숙의 시간은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중략)
-그렇다면 2013년 9월 집행 유예를 받은 사건과 2014년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사건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보통 '사기'는 차용 목적, 의도, 갚을 수 있는 능력(변제 자력), 사용 출처 등이 혐의를 입증하는데 중요한 것들인데, 당시 저는 차용 목적, 의도, 사용출처는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다만 제가 벌었던 재산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어요. 2011년 처음 고소당한 사건으로 2013년 재판을 받을 당시에는 그것을 입증하지 못했죠. 지난해 추가로 고소를 당했을 때는 젝스키스부터 솔로 활동 때까지 모아둔 돈과 지금은 그 돈을 부모님이 관리하고 있다는 등의 통장 내역까지 준비해 수사기관에 제출했죠. 그랬더니 갚을 수 있다는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어요. 고소인만 다르고 피의 사실은 같은데, 어떤 건은 구속이 됐고, 어떤 건은 무혐의를 받은 거죠. 결국 입증 여부로 결과가 갈렸어요.
-'그동안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 뭐 이런 얘기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그렇죠. 어린 나이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왔고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하물며 데뷔 시절 후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탓에 너무 철부지였던 것 같아요. 바보스럽고 미련했죠. 돈 개념도 부족했고요. 인생의 큰 공부가 됐어요. 그때 생각하면 가슴은 아프지만 정말 큰 수업료 내고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젝키 강성훈을 만나다..2011년 사기 사건 그리고 그후(인터뷰①)
강성훈 "이제 돈 10원도 안빌린다..굶는 한이 있어도"(인터뷰②)
강성훈 "젝키 재결합 잠정 유보..고지용 사업에 전념"(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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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길어서 사건 관련 내용만 추려봤어요.
그동안 지인 통해서 들은 얘기들이 있어 안타까웠는데
사기 혐의 기사 날때처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진 않겠지만;
이제 '사기꾼'이미지는 좀 벗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ㅠㅠㅠ.
참 안됐습니다...........
세상물정 잘 모르는 연예인들에게 그렇게 사기꾼들이 접근을
많이 한다고 하던데 그런 케이스였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