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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하는 고민…
게시물ID : gomin_587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사람
추천 : 4
조회수 : 54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0/03/30 15:56:49
고민이 있습니다.

사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닥 고민까진 아니군요. ^_^;;

우선 간략하게 제 소개를 하자면…

미국 산골짝에서; 정말로 산골짝입니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고요.

나이는 그닥 적진 않네요.  

군대 제대하고 조그마나마 세계 여기저기 여행도 다녀와서

맘먹고 직장 구해 일하다 반년만에 때려치우고

이곳 미국에서 학교 다니기 시작한게 2008년 가을이네요.

벌써 2년 다되어 갑니다.

다양한 여행경험이 있는건 아니지만

어딜가나 한국 사람 없는 동네는 못봤는데…

여기선 제가 유일한 한국 사람입니다.

아시아인도 거의 제가 유일한것 같다는…
(동네 중국식당도 있고하지만 이 사람들이 거의 사회생활을 않는것 같길래…)

암튼 남들 인종차별이니 뭐니 고생한다는 얘기 가끔 듣곧 했지만

전 운좋게도(?) 미국 사람들 레드넥이라고 놀리며 편하게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역관광 인종차별을 하고 있는지도…-_-;;)

서론이 길었는데…

그녀와 만난게 학교 입학후 이틀째인가 그렇습니다.

기숙사 컴터실에서 전 한국 야구 결과 확인하고 있고
(롯데팬…T_T)
그녀는 뭘하고 있었는진 잘 기억나지않지만

되도 안되는 주제로 대화를 시작해 

그녀는 제 발음이 알아듣기 힘들다는 공손한(?) 변명을 하며 자리를 떴습니다.

그리고...

거진 1년 반동안 참 그녀와 많은일이 있었네요.  ^_^;;

그녀에겐 제가 조금은 신기한 한국에서 온 남자였을테고

제겐 그녀가 참 상대하기 쉽지 않은, 그러나 언제나 함께 하고 싶은…

그런 여자였습니다.

미국 오하이오 출신에, 다른 어린 미국아이들과는 조금, 사실은 많이,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으며

공군 중퇴(?) 출신에, 아마도 맘먹고 덤벼들면 저 하나쯤은 우습게 자빠뜨릴수 있는 체력의 소유자며…

웃기게도 한국차를 몰고 다니고… 
(다시 생각해보니 웃긴건 아니네요.  한국차 간간히 자주 봅니다.  -_-;;) 

누구보다 맛있는 팝콘을 만들줄 아는…

전형적인 금발의 미국 자연미인… 그녀.

이름은 리즈입니다.  (엘리자베스 줄인거라는데…)

어설프게나마 얻어낸 전화번호…

타운에 하나밖에 없는 영화관에서 유행다지나간 원숭이 나오는 영화를 같이본 첫 데이트…
(그때 그녀가 한말이 기억에 남네요, This is not a date!)

어쩌다 그랬는지 잘 기억안나지만, 어설프게 나마 처음 잡은 그녀의 손…

그리고 영화 Australia 를 보고 난후 나눴던 첫 키스…

그리고 말되 안되는 이유로 수많은 말다툼, 싸움, 삐짐…
(주로 제가 삐졌습니다…)

사귀었다…
안 사귀었다…
친구로 지내자…
친구로만 지내니 불편하다…

그리고 이제 전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녀는 크게 졸업에 의미를 두고 있진 않는것 같아서…

저도 그녀때문에 너무 힘들때가 있었고,

그녀도 저때문에 많이 힘들때도 있었기에,

서로 거리를 좀 두고 지내기도 했었으나…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도 항상 제 마음속은 그녀로 가득차곤 했습니다.

잘 웃지 않는 그녀라 그런지, 제게만 보여줬던 그 환한 웃음이 가슴에 가득 차곤 했었습니다.

가끔 가족 여행을 간다며, 고향에서 쉰다며,

짧지 않은 시간을 떨어져 지내기도 했지만

항상 돌아오면 제 방부터 찾아 오는 그녀.

저도 가슴가득 꽉 끌어안으며 얼마나 그녀를 그리워했는지 확인하게 되고…

그리고 나중에 또 싸우고…-_-;;


이제는 울지도 않네요.

제가 웬만큼 진상 피워도…^_^;;

요즘엔 둘이서 가끔 이런이야기를 합니다.

“나 졸업하고 뭐 할지 몰라…하지만 넌 아마 내 삶에 없겠지…생각하니 마음 아프다.”
“Yeah…I feel the same way too…I’ll miss you.”

이제는 여자 친구도, 그렇다고 마냥 편한 친구도 아닌…
하지만 하루에 한번씩 자기전에 꼭 보고, 차도 함께 마시는…
뭔가 어색한 그런 사이가 되어버린 그녀와 저이지만…

제가 뭘 어떻게 할수 있는게 없는것 같습니다.
변변한 직장이나, 보장된 미래 같은 것도 없는 처지라...
물론 그런게 있다고, 우리 둘이 장래를 함께 할수 있는 그런 사이도 아닌지라…

좀전에도 제 방에 올라와서, 내일 일가는데 Sack Lunch 못 받을것 같다며, 제 삶은 계란
다 뺏어가는 그녀.

그녀에겐 제가 가진 모든걸 나눠줘도 아쉬운거 하나 없는데,
안타깝게도 제가 가진게 별로 없네요.

둘다 얼마나 더 서로를 바라보며 지낼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많은 시간이 흘러, 나중에 이 시간, 이 공간을 추억하며
그녀를 기억하며…
입가에 미소를 띠울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음같아선 사진올려서 얼마나 이쁜 그녀인지 자랑하고 싶은 맘이 없진 않으나,
우선 사진 올리는 방법을 제가 잘 모르고…
그녀가 결코 알지는 못하겠지만, 들통난다면 제 오른팔을 접어버릴지도 모를 그녀이기에…

Liz,
Do you remember how many times I told you that I like you a lot?
I think I’m in love with you…
Hey~ don’t be frustrated with yourself anymore.
You are a so much better lady than you thought.
You need to know that…
I’ll miss you.

믿음이 있으면 뭐든 이룰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가카께도 그런 믿음이 삽자루 충만한 그 가슴속에도 들어있겠지요.

하지만 제가 그녀와 함께 할수는 없을겄 같습니다.

뭐…

쓰고 나니 전혀 도움받을수 있는 고민이 아니군요.
제가 그녀의 행복을 빌어 주는것만큼이나마…
여러분도 그녀와…그리고 저의….
함께하지 못할 행복을 기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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