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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943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생각소리★
추천 : 3
조회수 : 161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3/06/14 09:51:37
오래된 안부
-종유석
곽종희
잘 있냐고 괜찮냐고
네게 닿기 바라던 말
시린 늑골 돌고 돌아
건너가지 못한 사이
어느덧
눈물 재우고
박제되어 굳었느니
<운문시대> 19집 중에서
곽종희는 그리움의 시인이다.
시편들이 온통 그것으로 꽉 차 있다. 그리움은 눈물의 동의어. 서정의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아련하고 그윽하게 반응한다.
'너’에게 향해있는 시인의 시선은 허무와 자책을 품고 있는 듯도 해 그 서정은 더 깊어진다.
그립다는 것은 대상의 부재를 전제로 깔고 있다.
어떠한 연유를 가졌든 그 대상은 이미 사라져 다시는 보지 못하거나 아니면 너무 멀리 있어 지금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물리적 거리가 아닌 심리적 거리가 너무 먼 경우가 보통인데 특이하게 이 시는 또 다른 그리움을 본 것 같다.
시인은 깊은 동굴‘종유석’과 마주하게 되면서 그의 외로움과 그리움들을 읽는다. 종유석은 오랜 세월 후에야 만나게 될 석순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운 그것은 눈 아래 보이지만“네게 닿기”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그 사이에 존재한다. 그리하여 시간은 거리가 되어 종유석의 그리움은 마침내“박제되어 굳”고 말았다.
이 시의 밀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촘촘해진다.
이후로는 환유로 읽히기 때문이다. 시인이 설정한 서정적 자아 는 자신의 그리움을 종유석에 투사하여 닿지 못한 누군가에게 ‘오래된 안부’를 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해설- 강현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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