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야기꾼 엔터테이너입니다” 게임 해설 1세대 엄재경씨
2000년 개국한 <온게임넷>의 터줏대감 해설자 엄재경(37)씨는 수다쟁이다.
목소리도 화통 삶아 먹은 듯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넋이 빠진다. 게임 해설 1세대인 그는 자신을 ‘이야기꾼 엔터테이너’라고 말한다.
<까꿍> <마이러브> 등의 줄거리를 엮은 만화가 출신답게 그는 자기 해설의 인기 ‘비법’으로 캐릭터 개발을 든다. “미국 프로레슬링이 짜고 치는 고스톱인 줄 알면서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캐릭터의 개성 때문이죠. 저도 선수들 고유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끄집어내요.” 예를 들면 “모두 안 된다고 할 때 된다고 말하는” 프로게이머 강민씨에겐 ‘몽상가’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는 욕도 많이 듣는다. “헛소리”, “또 틀렸네” 등 웬만하면 상처받을 말들이다. 게임의 판세를 그대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전략과 심리를 ‘추측’해 던지기 때문이다. “게임 해설은 스포츠와 바둑의 중간 형태라고 생각해요. 스포츠 해설이 경기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면 바둑의 경우는 해설자가 이렇게 저렇게 둬보며 작전을 읽죠. 그러다 이창호 9단 같은 사람들이 예상을 뒤엎고 한 수 두면 말짱 도루묵 되는 거죠. 하지만 그게 재미있거든요.” 그의 ‘방방 뛰는 말발’은 프로게이머 출신인 김도형씨의 ‘빨간 펜’ 해설과 전용준 캐스터의 ‘바람 잡는’ 진행으로 삼박자를 이룬다. 세 사람이 북치고 장구 치며 시끌벅적한 프로그램을 꾸린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점점 그런 중계를 원해요. 그래서 일부러 더 흥분하는 경우도 있죠.” 한번은 생중계를 하는데 해설자와 캐스터가 보는 화면이 5~7분간 꺼졌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셋이 워낙 경기 뒷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으레 그러려니 했다는 것이다. “영화, 팝 등도 끌어들여요. 10·20대 취향에 맞춘 ‘잡동사니 해설’이죠.” 시간 중계가 대부분이라 따로 콘티를 짜진 않는데 ‘말발’을 세우려면 그만큼 데이터는 기본으로 알고 가야 한단다.
이렇게 ‘오락형 해설’ 쪽으로 기우는 이유를 그는 게임 스포츠가 그만큼 대중화됐기 때문이라고 본다. “초창기엔 마니아를 위한 방송이었어요. 보는 이들이 구체적인 작전의 방법을 알길 바랐죠. 지금은 게임 스타가 부각되니까 시청자들도 그들의 뒷이야기 같은 걸 듣고 싶어 해요.” 게임이 대중화돼 ‘고수’들은 많고 방송 프로그램 등 중계 기회는 한정되다 보니 요즘엔 잘나가나는 프로게이머가 아니면 해설자가 되기 어렵다고 한다. 만화 <까꿍>을 게임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며 <온게임넷>의 황형준 국장에 눈에 띄어 이 ‘바닥’에 들어선 그의 사례는 옛 이야기인 셈이다. “그걸로 밥 벌어 먹겠냐”고 초기에 걱정했던 사람들이 무색하게 ‘스타리그’ ‘듀얼토너먼트’ ‘리플레이’를 진행하며 뿌리를 내린 그는 이런 점에선 행운아다.
글 김소민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이정아
------------------------------------------------------------------------
오늘 한거례신문 보다가 읽은 이야기 입니다.
엄재경씨 욕하시는 분들 스겔에 엄청 많던데...(하긴 스갤은 게임에 관련된 사람 모두를 까죠;)
해설자가 틀리는건.. 어찌보면 당연할 일일지도...선수가 아니기때문에
어쨋든 생각보다 정말 힘든해설..
우리나라 게임 해설가중에서 3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운영을 맞추고.. 이런게 잘하는게 아니라.. 이야기를 잘 풀어 놓고
사고 안내고.. 잘 한다는 뜻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