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일임. pc를 하며 토마토를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뱃속에 반응이 옮. 처음엔 '토마토 마저 다 먹고 가야지'하고 참고 있었는데 반응이 점점 거세지더니 참을 수 없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음.
결국 안 되겠다 싶어 의자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갑자기 눈 앞에 먹다 남은 토마토가 보였음. 접시 위에 딱 4조각이 이쁘게 올려져 있었음.
문득
'아 저것만 마저 먹으면 깔끔하게 접시 치우고 화장실 갈 수 있는데 왜 내가 똥이라는 생리현상 때문에 화장실을 갔다와서 다시 토마토를 먹어야 하는가. 인간은 왜 똥을 싸야 하는가. 과연 똥을 싸고 다시 토마토를 먹으면 먹을 맛이 나기나 할까. 평소에 케겔 운동인가 뭐신가를 잘 안 한 탓인가? 나란 놈의 인내심은 고작 여기까지였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며 똥 앞에 굴복하여 토마토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로 인해 자존심이 상함과 동시에 얄팍한 패배감마저 들었음.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음. 결심을 하고 접시를 들고 화장실로 직행했음. 변기에 앉자마자 똥을 쌈과 동시에 포크를 들어 토마토를 찍고 입에 넣기 시작했음.
'그래, 난 지금 토마토를 먹고 있다. 상큼하고 맛있는 토마토..'
위로 먹고 아래로 싸는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을 몸소 체험하며 순식간에 토마토를 먹어 치움. 그리고 똥을 다 싸기 전에 접시를 깨끗이 비웠음에 희열을 느끼며 난 승리했다는 행복감에 잠시 취해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