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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드리는 꿈(3-6)
게시물ID : lovestory_943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아자씨
추천 : 2
조회수 : 12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3/06/29 11: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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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그대에게 드리는 꿈 
 
    3. 아베 노부유키(6) 
 
 
 “내가 굳이 여기까지 온 것은 첫째는 동지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서였소. 그리고 또 하나는 건국연맹 군사위원회가 병력 증강을 제일의 목표로 결정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서요. 우리나라에는 여기 지리산 외에도 우리들이 왜놈들과 투쟁하는 데 있어서 조건이 맞는 산이 더 많이 있을 것이오. 지금 왜놈들은 이 땅의 젊은이들을 모두 징용이다 징병이다 해서 마구잡이로 끌고가 젊은이들이 씨가 마를 형편이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가만히 앉아서 스스로 찾아오는 동지들만 받아서야 되겠소?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최대한 많은 젊은이들을 왜놈들의 손에서 구해내야 옳지 않겠소. 바야흐로 전황은 왜놈들이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을 만큼 다급한 지경에 이르렀소. 우리가 좀더 적극적으로 투쟁해도 왜놈들이 쉽게 공격을 가하지는 못할 거라는 얘기요. 우리 청년들이 해방의 그날까지 무사히 숨어만 있어도 우리나라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나는 보고 있소. 거기다가 훈련을 시켜 우리의 전력을 증강시킬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고 말이오. 그러니 건국연맹 지역위원회들과 긴밀하게 공조해서 더 많은 청년들의 입산을 유도하도록 하시오. 군자금은 건국연맹에서 최대한 지원하기로 했소. 왜놈들 압제하에서 우리의 군자금이 풍족할수는 없겠으나 지금처럼 긴축을 기한다면 해방의 그날에는 마음껏 만세를 외칠 수 있을 것이오. 나도 이 땅의 젊은 중들 모두를 유격대원으로 만들고 말겠소이다!”
 “옳으신 말씀이고요. 군사위원회의 결정에 전적으로 찬동하고 접수하겠습니다. 다른 동지들과 숙의해서 빠른 시일 안에 좋은 방안을 찾겠습니다.”
 임종일은 구본오와 건국연맹 지도부에 진심으로 머리를 숙였다. 보급에 관한 문제가 있어 청년동지들의 입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입산한 청년들도 대부분 소문을 듣고 스스로 찾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이 늙은이가 동지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겠소. 그래서 동지들과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자 이렇게 왔소이다. 그런데 이렇게 와서 동지들이 더 힘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소.”
 “그런 말씀 마십시오. 총사령님께서 이렇게 와 주셔서 저희들은 얼마나 더 힘이 솟는지 모르겠습니다. 바쁘시지 않으시면 며칠 더 계시다 가십시오.”
 “그럴 시간은 없을 것 같소. 내일 오후에는 출발해야겠소. 나도 승병모집에 한시라도 빨리 나서야겠소.”
 건국유격단의 청년들을 보면서 더욱 마음이 급해지는 구본오였다.
 다음날 아침, 청년 십여 명이 구본오가 묵은 산채 앞에 모였다. 그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총사령인 그에게 모두 보여주겠다는 결의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맨 처음으로 격술 시범이 있었다. 격술은 택견을 뼈대로 죽창술을 더해 만들어졌다. 치고, 차고, 찌르고, 비켜서는 청년들의 날렵한 동작을 보면서 구본오는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활쏘기와 권총 새총 시범이었다. 솜씨가 가히 장관이었다. 날아가는 새도 맞히는가 하면, 양쪽 끝에 선 대원 둘이 가운데 과녁 하나를 같이 맞히고, 제일 가운데 있는 대원들이 바깥쪽의 과녁을 동시에 맞히기도 했다. 달리면서도 과녁을 정확하게 맞히는 대원도 있었다. 이 정도라면 총이나 다름 없지 싶었다. 보는 내내 구본오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들의 기량이 전체 대원들의 평균이라니 더 놀라운 일이었다.
 “이렇게 장한 청년동지들이 있는 한 우리나라의 자주독립은 분명하오. 부처님도 이 모습을 보신다면 탄복하실 것이오. 동지들, 너무 장하오. 정말 장하오.”
 듣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구본오가 청년들을 칭찬했다.
 표창과 돌 던지기는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모두가 백발백중이었다. 구본오는 시종 놀란 눈으로 지켜보았다. 이렇게 잘 훈련된 대원들이 있으니 자주 독립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물매로 쓰러뜨렸다더니 과장이 아니었구먼. 정말 장하오, 장해!”
 구본오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거듭했다. 임종일이 우러러 보였다. 이 자그마한 사람의 어디에서 이런 청년들을 이끄는 힘이 나왔을까. 그는 다시 한번 임을 바라보았다.
 점심공양 후, 구본오는 건국연맹에서 받아 온 자금을 건네주고 만복대를 떠났다.
 임종일은 곧바로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간부 20여 명이 반야봉에 모였다.
 “동지 여러분, 반갑소. 각자 맡은 바 임무가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점을 늘 아쉽게 생각하오. 이번에 총사령님이 다녀가신 것은 모든 동지들이 알고 있을 것이오. 총사령님께서는 우리 동지들의 잘 훈련된 모습에 탄복을 하셨소.”
 와아, 하는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총사령님께서는 극구 칭찬을 하셨소. 본인도 아직 동심이 남아 있는 것인가 너무 기분이 좋았소.”
 웃음소리와 함께 다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군사위원회에서 한 가지 명령을 하달받았소. 그것은 병력을 적극적으로 증원하는 것이오. 바야흐로 왜놈들은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소. 앞으로 징용, 징병, 정신대 등 우리 동포들을 사지로 내몰기 위해서 더욱더 설쳐댈 것이오. 우리는 그것을 보고만 있어선 안 되고, 한 사람이라도 더 구출해야 하오. 그리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모든 조직들이 결집되고, 때가 오면 전면전을 벌이기로 돼 있다는 것은 동지들도 다들 알 것이오. 그때, 조국해방을 쟁취하는 데 있어서 우리 건국유격단에 지금보다 더 많은 대원 동지들이 있다면 훨씬 유리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오. 그래서 우리는 여기 지리산만 거점으로 삼을 게 아니라 합당한 조건을 갖춘 다른 산들이 있다면 거점으로 확보해서 더 많은 청년동지들을 규합해야 되겠소. 그래서 동지들의 의견을 취합하고자 오늘 이 자리에 모신 것이오. 의견이 있으신 동지들은 말씀해 주시기 바라오.”
 참모장 정현준이 말을 이어나갔다.
 “사령님의 말씀에 부연하겠습니다. 우리 유격단의 성격은 정규군이 아니고 게릴라 부댑니다. 게릴라 부대의 특징은 신속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동시다발의 소규모 전투로 적 후방을 교란시켜 최대의 타격을 입히는 것이 목적인 부대입니다. 우리는 그런 훈련에 힘을 쏟아 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세계 어느 특수부대와 견주어도 지지 않을 기동성을 갖추게 되었다고 믿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악들은 거의 여기 지리산에 비해서 깊고 얕고의 차이가 있을 뿐 지형은 대동소이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해도 적과 싸우는데 아무런 지장도 받지 않을 것이며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적들을 교란시키는데 있어서 보다 유리할 것으로 믿습니다.”
 “저도 그 점에는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러나 그런대로 깊은 산이어야 하며 황해도 강원도 이북은 곤란하리라고 봅니다. 봉기 시기가 또 해를 넘기게 될지도 모르는데 동절기에는 월동하는 데에 문제가 많을 것입니다.”
 “거점을 일단 확보하고 난 뒤에 혹한기 지나서 다시 전진배치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1대대장 박철상의 말에 정현준이 덧붙였다.
 “그나저나 다 존디 다른 디도 여그 지리산맨치로 짐성덜이 많을랑강 모르겠소이.”
 구본오 앞에서 야무진 대꾸로 좌중을 웃게 한 윤동출이 엉거주춤 일어나 한 말이었다. 좌중에 또 한번 웃음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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