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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 김어준 꽤나 좋아하는 편입니다.
모순되지만 김어준은 꽤나 악당이에요.
딴지 운영하는 과정의 내용을 들어보면 재벌들 하는 행위 못지않게 골때리는 짓도 많아요.
여론을 만드는 과정에서 잘못도 많이 합니다.
인격모독도 많이하고 외모지적질도 많고 비속어에 가까운 별명과 각종 발언을 하기도 해요.
심지어는 반성도 안합니다.
지금까지 김어준이 잘못했다 라고 말하는 걸 들어본적이 없어요.
그런데, 행동이 바뀌고 전술을 변경하고 전략을 수정해요.
실효가 있는 반향을 부르기 위해 부던한 노력을 합니다.
김어준은 본인이 잘했다고는 할지언정 옳다고는 안합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는거 같아요.
"내가 나쁜놈이라 뭐 어쩌라고. 더 나쁜놈 지적질 하는게 듣기 싫으면 말던가."
"너 나쁜놈이지만 재미있어. 나랑 친하게 지내자. 내가 웃어주고 얼르고 띄워주고 더 욕먹게 해줄께."
"니가 몸담은 조직은 악당조직이지만 니 말은 맞는 부분도 있어. 그리고 쟤가 하는 말도 일리가 있어."
"재미 없으면 누가 듣냐. 일단 재미 있어야 관심을 가지지."
"일단 알아보고 나서 까던가 하자. 알면 더 깔 수 있어."
백 중에서 열만큼 나쁜놈은 삼십, 사십만큼 더 나쁜놈을 욕할 수 있어야 한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김어준은 그걸 현실에서 대신 해줘요.
난 못하는걸.
그리고, 은근히 인내심 많고 진중합니다.
재미있고 재치있는 말로 포장했지만, 가장 힘든 순간 우는소리 안하고 덤덤하게 수습합니다.
늦게 스러지고 먼저 일어난다라는 말이 생각나요.
김어준 이라는 사람을 들을 때 전 어느정도 도덕성의 기준을 낮추고 듣습니다.
일종의 양시론이라고 해도 괜찮아요.
그가 만든 플랫폼은 적이건 아군이건 가릴 것 없이 양시양비론을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어요.
기존 논쟁의 장이라는 프레임을 헐고 재미와 지식의 쉬운 전달을 섞어 만든 김어준의 플랫폼은 분명히 시민사회의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