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 도로 옆 쓰레기 더미 사이에 아기 고양이가 보이길래
우와 애기냥이다~ 하고 지나치려는 찰나
배 쪽에 무언가가 덜렁덜렁 하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쓰레기 옆으로는 바로 하천이 흐르고 있어서
그대로 뒀다간 밑으로 떨어질 것 같아 일단 잡아서 들어올렸는데
세상에... 바로 눈을 돌려버렸습니다.
무슨 상처인건지 피부병인지 배에 매달려 덜렁거리는게 징그러워
오래 못보겠어서 바로 고개를 돌리긴 했는데
썩는 냄새도 너무 심하고 그래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얼른 동물병원으로 일단 데려갔습니다.
보시더니 무언가에 물려서 탈장이 된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수술을 한다고 산다는 보장도 없고 마취에서 못 깨어날지도 모른다.. 하시면서
길고양이라고 하니 쉽게 수술하잔 말씀을 못하시더라고요 ㅠㅠ
일단 수술비를 제가 부담하고 병원에서도 조금 부담하고
수술이 끝나면 제가 데려가겠다고 조건(?)을 거시길래 일단 알았다고 하고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그걸 수락해야 수술을 해주시겠다는 느낌이었는데.. 그건 이해해요
병원 입장에서도 데려다만 놓고 가면 난처하시겠죠 ㅠㅠ
수술은 잘 끝났지만 며칠 경과를 지켜보고 혼자 밥을 먹을수 있어야 살 수 있을거라고 합니다..
수술 끝나고 정신 차리는거 보고 나왔는데
병원갈때만 해도 흐릿하고 초점없던 눈동자가 그나마 생기를 되찾은 느낌이더라고요
놓고 오는 길에도 계속 눈에 아른아른거리고 꼭 잘 회복했으면 좋겠는데..
신랑이 알레르기도 있고 원체 동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무조건 입양 보낼테니 그때까지만 보호하게 해달라..
싫은티 꾹꾹 참는거 알아서 더 미안하지만 겨우 허락받았어요 ㅠㅠ
살리는게 급선무라 조치는 했지만 그 다음 단계가 막막하네요
살려놓고 다시 길거리로 내보낼수도 없고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요..
고다? 그 카페에 올리면 입양이 잘될까요? 입양이 늦어질 경우엔 어떻게 해야할지 ㅠㅠ
저야 동물 키워본 적은 없어도 워낙 좋아하는지라 이렇게 된거 키우고 싶지만
같이 사는 사람이 괴로워하는데 제 맘대로 키울수도 없는거고요..
애기냥이가 건강해질거라는 기원(?) 하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민이 생기네요
그래도 일단은 건강하게 회복만 해다오 ㅠㅠ
병원에는 내일도 들러보려고요
자꾸만 생각나서.. 혹시나싶어 찍어둔 저 사진 한장을 계속 들여다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