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는 강단이 약합니다. 기가 약하다고 하죠. 그 때문인지 터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특히나 잠을 잘 때 더 그래요.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은 경상북도 경주시의 석장동이라는 촌동네입니다.
2006년 겨울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인근의 논과 밭이며 들꽃이 만발한 이쁜 동네였습니다만,
최근 다시 찾은 이곳은 인근의 대학 원룸촌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줄어드는 학생수에 반해 원룸 건물은 매년 늘어가고, 빈 공간의 일부는 외국 노동자들의 숙소로 바뀌었고,
그마저도 채워지지 않은 건물은 비워진채 흉가 건물과 뒤 섞여 을씬스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학생들 사이에선 화랑의 기운을 머금은 곳이 아닌 "이곳이 예전에 무덤가였대."같은 말이 더 자주 오가죠.
지난 밤 조금 독특한 가위에 눌렷습니다.
가위를 눌리는 경험이야 익숙했기 때문에, 압박이 덜한 곳을 찾아 이내 가위를 풀 수 있었습니다.
얼핏 눈을 떠보니 아직 동이 트지 않았습니다. 2시에 잠들었으니 3시 혹은 4시가 됐을 시간입니다.
그리고 다시 가위에 눌렸다 풀기를 두세차례 반복했습니다.
슬슬 짜증이 밀려오려던 차에 추위가 몸을 엄습합니다.
여름에 추위가 느껴질리 없다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도 전에,
가위를 풀려는 시도조차 포기한체 빠르게 마음속으로 불경을 되뇌이기 시작했습니다.
눈을 꼭 감고 불상만을 떠올린채로요. 그리고 몇초, 몇분이 지났는지 모릅니다.
일순간 온동네 개, 고양이, 닭이며 고라니같은 근방의 산짐승들이 울부짖기 시작합니다.
귀신들의 행렬이 지나간다. 그렇게 느끼며 정신을 잃었습니다.
늦은 아침 눈을 뜨니 언제 그랬냐는 듯 여름의 더위가 저를 반깁니다.
07월 26일 ~ 27일 과거 이곳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