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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국도에서 개를 줍다...도와주세요~
게시물ID : animal_944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드스탁
추천 : 12
조회수 : 1070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4/07/06 02:47:56
개를 주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4년 7월3일 목요일 오후 4시정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경북 영덕에서 강원도 삼척으로 가는 국도변에서 경북 울진 부근을 지날 무렵
중앙분리대 아래에 무언가가 흘끗 보였습니다. 
'아니 개가 왜 저기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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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기원. 녀석이 발견된 곳을 어두워졌을 때 다시 와서 찍어봤습니다.>

차를 돌려 와보니 개가 맞았습니다. 날도 날이고, 도로 사정도 매우 한적하여 
갓길에 차를 멈추고 중앙분리대 쪽으로 가보니 비를 맞고 오들 오들 떨고 있는 
개 녀석이 있었습니다. 일단 덥석 집어서 조수석에 앉혀놓고 수건을 둘러놓으니...
하... 이놈을 어쩌지? 시속 90정도의 속도로 달리면서 그냥 지나쳐도 몰랐을 텐데. 하여간
그렇게 실어담고 일단 병원으로 가자 하여 길을 재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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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처음 태웠을 때 꼬락서니,까만 덩어리들은 아스팔트나 흙 알갱이가 엉겨붙은 겁니다.>

삼척의 동물병원에 데려가 씻기고, 어디 다친곳이나 뭐 그런것은 없나 하고 검사를 했습니다. 아울러 성별과 나이, 품종도요.
우선 진드기가 살짝 있어서 약을 발랐구요, 6개월 정도 되었고, 암컷에 품종은 그냥 발발이 믹스라 하더군요. 체중은 4.6 kg 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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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씻은 후 널부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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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마음의 여유를 찾아서 발발거리고 돌아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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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대가 능숙한 느낌같은 느낌>

처치가 끝난 후 일단 주운 지점에 가서 탐문을 해보자 하여 차에 그냥 넣을 수는 없기에 방석하나 사서 넣었습니다.
다시 울진쪽으로 이동하여 주변을 봤으나, 마땅한 주택가도 없고, 딱히 연고를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길을 잃었다고 한들 어린 개가 무슨 연유로 국도변을 어슬렁 거리다가 중앙분리대 아래에 멍청하게 앉아있게 될까요. 
너무 어두워지고 비도 심해지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집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저는 서울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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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준 사료 샘플 실컷 주워먹고, 물도 반통가까이 드신 후 서울에 올라오는 차에서 떡실신>

서울에 다 와서 마트에 들러 물병, 밥그릇, 사료, 몸줄 등을 구입했습니다. 일단 잠시라도 두려면 뭔가 살림이 있어야 했기에.
오는 도중 멀미를 했는지, 한 번 게워내고, 똥 오줌 집앞에서 갈겨주고 등등 살짝 소란을 겪었지만. 무사히 방에 들였습니다.
먼 길을 달려 새벽에 들어왔기에 저도 개도 피곤하여 떡 실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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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방이 아니라고, 임시 보호소라고~ 아주 자리 잡지 말라고~~>

아침이 되자 집안은 또 한 번 소란을 겪었습니다. 내다 버려라, 못 키운다 뭐 등등...
네, 사실 저도 어렵습니다. 저희 집은 반려동물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거든요. 동물에 대한 인식도 별로 좋지 않구요.
그나마, 제가 조금 개화되어 이 정도 입니다만. 무심한 듯. 뒷 다리로 목덜미나 긁고있는 이 태평한 생명체만 느긋하였지요. 
하여간. 벌써 두 밤이나 지냈네요. 아침에 몸줄을 하고 아파트 단지를 어슬렁 거리다가 시원하게 볼 일도 봐주고 말이죠.

그래도 어렵습니다. 가족 구성원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다른 인식과 함께, 
저도 평생 동물을 거둬본 적도 없고, 누군가를 돌보는 그것이 저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 녀석을 거두어 주시거나, 어디 좋은 곳을 알려주실 분들 없으실까요?
도와주세요.

개 신상명세.
성별 : 암컷
연령 : 6개월 (이갈이 중)
길이 : 4-50 cm 정도? 
품종 : 그냥 개
특성 : 아주 조용하고, 살짝 끙끙거림. 배변은 바깥에 데리고 나가면 풀숲에서 해결. 어려서 못배운게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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