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써본글이 베오베까지 올라가서 너무 기뻐여ㅋㅋㅋ 이 흥분을 멈출수 없어서 하나 더 써볼까 합니당ㅎㅎ
저한테는 3살 어린 남동생이 하나 있어요. 동생은 학교다닐때 격투기 선수였던 두학년 선배랑 치고박고 싸우고, 오토바이 사고를 더불어 각종 사고도 많이 치고 돌아다녀서 합의금도(일명 깽값이라고 하죠?)여러번 물게 하는 바람에 여러모로 부모님을 참 힘들게 했어요.
고등학교때 산전수전(?) 다 겪은 덕분인지 성인된 지금은 오히려 얌전히 착하게(?) 사는데요ㅋㅋ 짧게 말하면 제가 아는 한, 제 동생은 진짜 거친아이라 기가 약해서 헛것을 보거나 하는 애는 아니에요ㅋㅋ 그런 동생이 겪은 일입니다.
저희 아파트 바로 옆에 놀이터가 있고 그 놀이터 옆에 유치원이 있어요. 문제는 이 놀이터에 있어요. 저는 살면서 초등학교때 묘한 경험을 겪었던 걸 제외하고(사실 지금도 그게 귀신인지 헛것인지 긴가민가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이야기도 알려드릴게요) 귀신의 '귀'자도 본적없고 느껴본적도 없어요. 근데 이상하게 거기 놀이터는 저도 좀 찜찜해요. 밤이나 좀 어수룩한 오후가 되면 의도적으로 그 쪽을 피하게 되거나, 지나쳐도 안보게끔 되는? 그런 이상한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저만 그런 기분을 느끼는게 아닌지 근처 놀이터와 다르게 그 놀이터엔 아이들도 잘 안오더라구요. 바로 옆에 유치원이 위치해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18년간 이 동네 살면서 그 놀이터에 어린 애들이 노는건 별로 보지 못했던거 같아요.
하루는 동생이 친구와 비오는날 밤에 저희집에 잠깐 들려서 뭐좀 챙겨 나갔나봐요. 큰길로 빠져나가려면 문제의 그 놀이터가 저희 아파트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니 거길 지나쳐야 했겠죠. 원래 동생도 저처럼 그냥 정면만 보고 지나쳤을 그곳을 정말 무심코 보게 되었대요. 정말 무심코요. 근데 놀이터 의자에 여자 하나가 앉아있더래요. 머리가 길고 마른 여자 하나가.
근데 남자의 본능이 그렇잖아요. 낯선 여자를 발견하면 얼굴도 확인하고 싶은ㅋㅋㅋ 그래서 그 여자쪽을 보면서 걸었나봐요. 문제는 동생이 쳐다보니 그 여자도 고개를 돌려 동생을 마주보는데
그 여자가 눈코입이 없더래요.
그 때부터 심장은 쿵쾅쿵쾅 뛰는데 사람이 왜 있잖아요. 정말 많이 당황하면 오히려 침착해지는거. 그 짧은 찰나에 동생은 그여자를 못 본척 해야겠다는 마음에, 고개를 돌려 아무말 없이 묵묵히 앞만보고 걸어가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동생 친구가 "으아아아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내지르더래요. 그때부터 동생도 자신을 압도하는 공포에 눌려 인정사정 없이 무작정 앞만보고 뛰었답니다. 한참을 뛴 후 친구와 둘이 멈춰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친구가 동생한테 하는 말이
"야 너도 봤지?"....
그 일 있고 나서 한동안 집에 들어갈때 동생은 큰 길 반대반향으로 삥 돌아갔다고 하네요. 그 놀이터를 지나치지 않기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