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과 민주당이 대선에서 얻은 표는 40%대 득표율입니다. 이것만 가지고 뭔가를 해나가려 들면 당연히 나머지 4개 정당 지지자들이 똘똘 뭉쳐 4:6의 비율, 1vs4의 외로운 싸움을 해야겠죠.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봅시다. 그 넷 중 하나는 대놓고 청산해야 할 적폐세력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 당이 얻은 20몇%를 제외하고 (1% 수준의 친박 뭐시기도 빼고) 나머지 70몇%, 10명 중 7-8명 가까운 국민들은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이들입니다. 다만 그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였을 뿐이죠.
민주당 국민당 바른당 정의당 4개 당이 얻어낸 대선 득표 7할에서 최근 문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 8할 정도의 민심은 적폐청산을 강력히 염원하고 요구하고 또 명령하고 있단 겁니다. 다만 그걸 누구에게 맡길까 하는 부분만 달랐던 것이죠.
세부 공약이나 정책 이행에 있어서는 각 당들의 이해관계가 달라지고 집권당인 민주당에 맞서 야당끼리 연합하는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거대한 민심이 압도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철저 조사와 세월호 조사에 대한 민심의 물결은 아주 매우 심각하게 압도적이죠. 심지어 민심이 검찰 개혁에 대해서 이토록 필요성을 크게 느끼게 된 이유도 검찰이 다름아닌 박-최-우 수사에 훼방을 놓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민심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조사와 청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그 무엇이건 곧바로 청산 대상에 같이 포함시켜 민심의 해일로 휩쓸어버릴 기세입니다.
따라서 이 건에 관해서는 청산의 대상이자 적폐의 화신인 자유당을 제외하곤 민주당과 문재인의 거침없는 행보에 태클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훼방 놓는 이미지를 보였다간 민심의 역풍이 곧바로 몰아칠테니까요. 아니, 오히려 이 부분에 대해 문대통령이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면 얼른 그 손을 잡고 다른 당 보다 더, 민주당보다 더 앞장서서 적폐청산에 열심을 보여줘야 할 지경입니다. 결국 문 정권과 민주당 입장에선 야당이 똘똘 뭉쳐 집권당에 저항하며 태클 거는 구도가 아닌, 국민당 바른당 정의당이 먼저 앞장서서 자유당과 적폐 세력을 때리며 국민님들아 저 좀 봐주세요 제가 제일 먼저 제일 세게 때렸습니다 경연대회를 열게 생겼으니 자기 손 안 쓰고 코 풀 수 있는 구도, 경쟁적으로 잘 달리는 말 여럿을 앞세운 폭풍같은 전차를 몰아 적폐를 짓밟아 몰아낼 수 있는 구도가 된 거죠.
이 와중에 국민당을 뭐하러 합당 합니까? 가만 놔둬도 자기가 먼저 몸 달아오르고 안달나서 적폐 청산에 앞장설 마당인데. 오히려 합당하면 명분은 희석되고 민주당의 선명한 개혁 의지만 흐려지며 바른당/자유당이 거대 여당 견제한다고 손합쳐서 이도저도 아닌 1:1대립 구도만 만들 뿐입니다. 여소야대 구도를 핑계로 국민당 합당 운운하는 건 정치공학적으로도 손해만 보는 일이에요. 지금처럼 문재인 정권이 아주 매우 훌륭한 행보를 보이는 동안엔 더더욱 필요 없는 일입니다. 이럼에도 합당 운운하는건 적폐청산이나 문재인 정권의 성공적 국정운영, 민주당의 집권당으로서의 성공적 행보 같은 것엔 관심 없이 자기 패거리 자기 파벌 만들어 본인 이익이나 챙기려는 작자들의 더러운 공작질로 봐도 무방하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