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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의 바람모퉁이
게시물ID : panic_945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ohnNocker
추천 : 7
조회수 : 123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7/31 19:20:45
 그런 오싹함은 히오스의 회오리나 엘사의 눈보라 & L사의 에어컨 바람과는 비견될 것이 아닌,  음습함의 절정이었다.
 
"이번 방학에 내 시골 가서 놀까? 멀지도 않어~ 담양이야"
 
초6때의 친구녀석은 자기 시골에 놀러가자고 계속 채근질이었다.
 
"거기가면 저수지 목욕도 하고.. 경운기도 타보고... 어 바람모퉁이도 있다."
"발암모퉁이? 암걸리냐?" 
나의 무식한 귀때기를 날리며 친군 이야기를 이어갔다.
 
"시골집과 담양 쌍교를 지나는 지역에 모퉁이가 있는데 묘한 바람이 부는데 거기서 흰옷입고 머리긴 여자귀신 나온데~~"
"오 예~ 이뿐 누나귀신~ 한번 가보자~~"
 
저수지에서 거머리에 피를 헌혈한 후의 멘붕에  어느덧 해는 서쪽으로 시뻘건 자맥질을 하던 중이었다.
 
"몇년전 동네 할아버지가 읍내에서 주전자 막걸리를 들고 오던중  바람모퉁이에서 소복입은 여자귀신을 보고 주전자 내팽개치고 혼이 빠지게
 마을로 돌아온 후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데"
 
내 친구는 둘이는 무섭다며 시골 또래 친구들에게 같이 가자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하는 시골 토박이 친구들을 뒤로한채
랜턴 하나에 의지,  바람모퉁이 투어를 시작했다.
 
가로등 하나 없는 바람모퉁이는 마을과 읍내를 잇는  부메랑처럼 생긴 길이었다.
설마 귀신이 있겠냐며 이른바 도시놈들이었던 우리는 용감히 앞으로 나아갔다.
 
분명 여름밤이었다. 여름방학에 간거니 당연히 여름밤이겠지. ....
가로등 하나도 없이 아주 까막까막한 시골길을  걷는 그 어두움과 두려움은 한번씩 경험해 봤으리라.
마을의 불빛이 저만치 보이고 읍내의 불빛은 좀 한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 순간,
뒷 목덜미에 뭔가 음산하고 차가운 바람이 휘감았다. 어. 뭐 이리 시원하지? 라는 생각이 들때
 
친구의 랜턴이 옆길 산길에 있는 곳을 비췄다. 우물같이 생긴 곳이었는데  뭔가 하얀 것이 펄럭이는 듯했다.
"귀신이닷~!!!!"  친구의 외침에 그렇치 않아도 겁먹고 있었던 나는 냅다 뒤를 돌아 마을을 향해 뛰었다.
뒤를 돌아보니 이 친구넘도 열심히 뛰고 있었다. 랜턴을 덜렁덜렁 거리면서... 
 
바람모퉁이를 절반도 가보지 못하고 우리는 마을로 돌아와야 했다.  우리가 보았던것은
도살장으로 쓰이던곳을 폐쇄했는데 거기에 걸려있던 폐비닐이었던거 같지만..그날 ..
그 날 밤 시골친구들이 바람모퉁이 처녀귀신에 대해 이야기해준것으로 담양의 바람모퉁이에 관한 기억은
무서운 기억으로 각인되었다.

.
.
"우리 마을은 옛날부터 여자가 처녀로 요절하게되면 관에 그 처녀를 바로 눞여서 넣는게 아니라 엎드린 자세로 관에 넣어.
 
처녀가 죽게되면 한이 맺혀서 다시 살아난다는 거야. 관에 엎드린 채로 넣으니 다시 일어난다고 해도 땅바닥이니
 
일어날수가 없는거잖아. 그 다음에 그 관을 새로 난 길에 묻어.
 
사람들이 밟고 지나갈수 있도록. 그래서 예전에 한 여자가 사고로 죽었는데, 관에 엎드린채로 넣은 다음 신작로에 묻어놓은거야.
 
그런데 몇달 후 홍수가 나서 그 길이 떠내려가버린거지.
 
그 여자의 시체는 아직까지 찾질 못했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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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가본 바람모퉁이는 지금은 아스팔트 도로가 깔려있더군요. 거기를 차 몰고 지나가는데 옛날의 음습함은
여전한거 같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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