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괴담으로만 존재하는 장산범, 이제 곧 스크린 데뷔도 앞두고있는데요. 전에 공게글에도 장산범에 대해 질문을 올릴만큼 저는 이 범얘기를 좋아하고 범에대해 알아가고싶어요(먹히고 싶지는 않음). 제가 유달리 범에 집착하는 이유는 저도 본적이 있는거같아서 그렇습니다. 소리로 현혹하는 이야기보다는 생김새와 행동에 대한 묘사를 본 후에 저는 '어??? 나 이거 본 적 있는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저는 부산시 북구 화명동에 2003년부터 2004년까지 2년 살았는데요. 아빠랑 있을 때 한번, 친구들이랑 있을 때 한 번 본적있어요. 여느 목격담이랑은 다르게 저는 둘다 낮에만 봤었답니다. 그것도 아주 아주 멀리서요.
우선 아빠랑 목격했을 때는 여름이었고 가족들 다같이 금정산이었나...? 무튼 애기소 지나서 차로 산을 넘어 반대편으로 가서는 차 대놓고 케이블 카 타고 올라갈 때 였어요. 엄마랑 누나는 앞쪽 왼쪽 모서리에 앉고 저랑 아빠는 뒤쪽 오른쪽에 서서 가고있었거든요. 그때 산 아래 보면서 올라가는데 엄청 큰 하얀 개가 산을 올라가는거에요. 그래서 아빠보고 '저기봐 아빠 말라뮤트!!' 이랬는데 아빠가 보더니 "야 저거 개가 엄청 크구나? 근데 개가 아닌거같은데 너무 큰데... 저거 사자탈 아니야?" 이러고 옆에서 저랑 아빠 얘기하는거 듣던 아줌마가 "아고 곧있으면 00한다고 연습하는갑지, 저거 사자탈이다" 이러시는데 아빠가 "근데 산비탈에서 연습해요?" 라고 물어보니까 "옮기나보지 뭐 ㅎㅎ" 이러면서 멋쩍게 말하더라구요. 케이블카로 옮기면 되지 굳이...??
케이블카 있을만큼 경사있는 산비탈에서 한여름에 사자춤 연습이 말이 안되지만 저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다음날 학교가서(당시 초4) "나 어제 산성놀라갔는데 엄청 큰 말라뮤트봤다!" 자랑했네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거리에서 보일만큼 크고, 옆에 나무랑 비교해서도 정말 큰 크기였는데 어른되서 애견카페 사모예드를 보니까(말라뮤트는 아직 실물을 본 적 없음) 어떤 썰매 개도 그정도로 커지진 않을거같아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사자춤 하는거 있나요?? 이것도 궁금하네요.
친구들이랑 봤을 때는 어디서 본건지 정확히 기억이 안나요. 단지 와석초등학교라고 학원에서 만나면 좀 저희학교랑 라이벌의식 있는 학교 있었거든요. 여기 옆에 대림아파트였는데 거기 뒷산 올라가는거 봤었어요. 그래서 제가 친구들보고 또 "야 저기 말라뮤트!" 이러니까 애들이 보더니 와 저거 진짜 크다 키우고싶다 이러다가 멍멍아! 멍멍아! 이러고 불렀는데 안내려옴. 근데 친구중에 똑똑하고 생긴것도 닮아서 별명 해리포터인 애가 있었거든요. 얘가 "나무 크기 봐라 저거 개 아이다" 이랬는데 제가 해리포터보고 "그럼 뭔데?" 이러니까 사람이 탈쓴거라고 사자탈이라고 그러는거에요. 근데 이땐 제가 EBS인가 어디서 중국 사자탈 축제 봤을 때라서 사자탈인거 안믿고 해리랑 싸웠어요.
다음날 학원가서(당시 영어학원을 외국어대학교 부속 학원?? 다녔음) 와석초 형보고 형네 학교 뒷산에 엄청 큰 말라뮤트 있지 않냐고 그거 봤다고 했는데 이 형이 절 되게 싫어했거든요. 그래서 저보고 "어, 그 개 존나 큰거 내말 잘들어. 니 존나 죽이고 싶으니까 내일 개한테 니 죽이러 니네학교 가라고 시켜야지" 이랬어요. 그래서 그 다음날 이 큰 개가 나 죽이러 오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해리가 걱정하지말라고 그거 다 구라라고 해줘서 안심했네요.
소리로 유혹하고 이런거는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올챙이 잡겠다고 그 대림아파트 뒷 산 간적도 있고, 동네 사람들 트래킹 코스였는데다 컵스카우트에서도 할 거 없으면 데려가는 데가 그 산이었거든요. 근데 진짜 그 엄청 하얗고 부들부들 해보이는 털이랑 압도적인 크기, 그리고 기어서 올라가는거 같은 모양새랑 저렇게 빠르게 올라가지?? 생각드는 속도를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개는 아니에요.
제가 화명동 살면서 본건 도대체 뭐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