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이란 신분을 가지고 계속 면접을 다니고 있는 사람입니다.
오유를 하면서 맨날 ASKY와 오징어를 달고 다니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면접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면접하는 장소도 버스로 20분,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문화사업쪽이라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하고, 면접 장소 근처에 도착하니 여유롭게 40분전
점심을 거른 저는 편의점에 들려 간단하게 빵으로 요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편의점 아주머니가 오늘은 드립 커피가 공짜인 날이라고 알려주시더군요.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오늘은 참 운이 좋은 날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근데 그게 이루어진 듯 합니다.
면접장소는 오피스텔 사무실이었습니다. 벨을 누르자 파란옷에 금색 에펠탑 패턴의 니트를 입은 여자분이 나오셨습니다.
보자마자 그 사람 주위에 빛이나고 계속 쳐다보게 되는 마력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반했다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면접 때문에 긴장했던 탓이겠지요.)
면접 들어가기전에 면접과제가 주어져서 잠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있다가 생각하자고 저 자신의 본능을 눌렀습니다.
면접에서는 급작스런 영어 면접 질문에 당황해 버벅거렸습니다 ㅠㅠ.. 물론 그 만큼 문화사업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일 할땐 의사소통이 문제가 없다고
어필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잘 될지는 의문이네요.
면접이 끝난 후, 영어가 잘 안되서 아쉽다는 말을 했고, 그녀는 더 이상한 사람도 봤다고 해주었습니다.
면접장을 나온 후, 같이 취업 준비하는 친구에게 달려가 면접장에서 이쁜 사람을 봤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너 들어올 때부터 히죽히죽 웃는거 봤고, 지금 네가 이야기하는거 보니 확실히 알겠다."
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집에와서 동생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그 사람한테 반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모솔은 아닙니다만 여태까지 첫눈에 반한적이 없었습니다.
예전엔 그냥 예쁘네. 하지만 나같은것이랑은 상대도 안해주겠지. 혹은 좀 지내다보니 성격이 별로네. 라고 선을 그어버리곤 했었습니다.
하다못해 연예인은 그냥 연예인이니까 이쁘다라고 치부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이 사람에게 첫 눈에 반해 연애하고 싶다. 이쁘다. 반했다. 라는 감정을 느낀게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연예인처럼 이뻤던건 아니지만, 그 순간만큼은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매력이 보였던 거겠지요.
솔직히 영어가 버벅거리고 그래서 잘 될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비록 상사가 될지라도 같이 일하고 싶네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랑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분이 솔로일 경우이지만요 ㅠㅠ;
아무튼 모두 행쇼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