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저녁 6시반쯤 있었던일입니다
버스를 타고 학원에 가던 길이었어요
버스는 한산했고 맨뒤에서 두번째자리에 오른쪽자리에 한사람, 왼쪽자리에 한사람이 있었어요
왼쪽자리 사람이 오른쪽 사람에게 계속해서 말을걸더라구요
전 그냥 지인인데 버스에 사람도 없고 해서 넓게 앉은 줄 알았죠
제가 그사람들 뒷자리(맨뒤)에 앉아서 버스는 출발했습니다
조금 가다보니 뭔가 이상했습니다
왼쪽사람만 계속해서 말을 했고, 오른쪽 사람은 말을 듣기는커녕 이어폰을 끼고 그사람을 외면하더라구요
금방 감이 왔습니다
왼쪽사람은 우리가 가끔씩 보는 버스의 술취한사람, 혹은 미친사람이었습니다
왼쪽사람(이하 아저씨라고 하겠습니다)은 쉴새없이 떠들어댔습니다
고3이라 휴대폰도 없고.. 그 장면이 흥미로워서 창문밖을 보면서 아저씨 하시는 말씀을 쭉 들어봤습니다
근데 좀 놀라운게.. 듣는사람이 없어도 그렇지 그분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제가 철학쪽에 아는건 별로 없습니다만.. 학교 윤리시간에 들은 내용에 틀린부분은 거의 없었어요
동서고금을 막론한 주제, 크리스트교, 도교사상에 현대 사이비사상까지 막론한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목적지까지 가면서 두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딱 봐도 미친사람이지만 조금만 들어보면 바로 혹하고 넘어가는구나 하는 무서움이었고
또 하나는 수많은 철학자들도 처음엔 이사람처럼 느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이거 잘못 걸렸으면 이상한데 잡혀들어갔을거 같기도 하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