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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네요 - 누가 조국 수석을 흔드는가
게시물ID : sisa_9474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avvy
추천 : 14
조회수 : 201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5/27 16:51:18
[하정호의 사서삼매경] (15) '양호유환' 누가 조국 민정수석을 흔드는가


#항우와 유방이 천하를 다툴 때다. 양측이 부침을 반복했다. 한의 병사가 마침내 초를 압도하게 됐다. 유방은 초에 육가와 후공을 보내 그의 아버지 태공을 보내달라 설득했다. 홍구를 경계로 해서 서쪽은 한, 동쪽은 초로 하는 불가침조약을 제안했다. 항우는 자신이 열세임을 깨닫고 받아들였다. 태공 등 유방의 부모와 처자식을 돌려보냈다. 발길을 돌리는 유방을 장량이 막았다. 공께서는 지금 천하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고 모든 제후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때 항우를 멸하지 않는다면 훗날 화가 될 호랑이를 기르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유방은 장량의 말이 옳다 여기고 군을 이끌고 항우를 쳤다. <사기 중에서>


조국 민정수석이 칼을 쥐었다. 검찰권력의 암세포와 종기를 도려낼 메스다. 개혁적 법학자의 칼춤에 칼을 휘두르던 검사들께서 어깨를 움츠리게 됐다. 폭탄주를 나눠먹고 두툼하게 봉투를 챙겼다고 한다. 구실을 만들어줬다. 이쯤되면 정운호 나비효과를 다시금 떠올려 본다. 한 깡패가 붙잡혔고 정운호 대표의 혐의가 드러났다. 최유정, 홍만표, 진경준, 우병우로 이어졌다. 그와 멀어진 한 방송에서 의혹 보도를 했고 진보표방매체에서 제대로 터뜨렸다. 한 사무실에서 태블릿PC가 나왔고 광장은 촛불로 가득찼으며 권력자는 파면 당했다. 


설마가 세상을 바꿨다. 돈봉투도 설마라는 생각에 나눠줬겠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발령에 몇몇 검찰 간부들이 사의를 표명했다. 저항이다. 옛날 검사와의 대화에서처럼 대통령의 형을 거론하던 그 '곤조'가 여전하다. 수사 정보가 흘려졌고 받아쓰는 이들이 널리 알렸다. 모셨던 대통령이 절벽에서 홀로 외로웠었다. 노무현을 잃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문재인은 잃고 싶지 않아 할 것이다. 손빈병법의 객주인분이 적절한 때다. 용병에 뛰어난 이는 먼저 유리한 형세를 취한 뒤 싸운다. 개혁에 대한 열망이 이토록 끓어오르던 적이 없었다. 그들은 아직도 낙관적이며 자신감에 가득차 있다. 스스로 내어줬으니 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사표 행렬을 겁내지 마라. 썩은 고름은 뿌리 속깊이 짜내야 한다.

칼잡이를 둘러싸고 작게 소란이 있었다. 부모 소유 사학재단의 세금 체납을 물고 늘어졌다. 댓글도 기가 막히게 달았고 딱 걸렸다. 알고보니 민족사학에다가 돈이 없어 세금이 밀리는 열악한 재단이었다. 어설프게 미담만 생산했다. 현상을 분석할 땐 그 사건으로 인해 누가 가장 큰 이득을 보냐를 중점으로 둔다. SBS의 멜랑콜리한 보도를 보며 누가 그것으로 큰 이득을 보려 했는가를 제일 먼저 생각해봤다. 대부분은 맞다. 여러분의 생각이 정답이다. 분석은 차후로 접자. 조 수석을 흔든다. 그를 흔드는 건 개혁 동력을 상실하게 만들려는 수다. 낙마시켜야 조직을 보존하겠다. 흔들리지 않고 간다고 했다. 믿고 쓴다고도 했다.
 

그를 건들면 가만두지 않는다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어설프게 쉐프를 쫓았다가 사람백정에게 칼이 넘겨질 수도 있다. 동조하는 이들도 부역자겠다. 진보를 표방하는 이들이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민주정부가 공갈빵이라는 경험이 기반이다. 자존심이 쎈 TV들도 찬사를 보내고 있는 세태에 역행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 운동권 정부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일까. 한서에 윤옹귀라는 이가 있었다. 동해 담현이란 곳에 토호 허중손은 관리들에게 골칫거리였다. 세력이 크고 속임수가 많아 손쓸 도리가 없었다. 윤옹귀가 부임해 죄를 따져 그를 저잣거리의 이슬로 만들어 버렸다. 이후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일경백이라고도 하고 일벌백계라고도 한다. 힘은 힘이 있을 때 써야 한다.

조심스럽게 새롭게 뭉쳐질 사람들에 대한 견제에 대해 생각해본다. 뉴레프트다. 감옥에 가본 적 없고 강요로 마르크스주의를 겪어본 적 없는 이다. 서구식 사회주의를 배우고 이를 고국에 접목시켜볼 궁리를 하는 지식인들이다. 민주화운동, 운동권과 결을 달리하는 새로운 좌파다. 민주화 등 뚜렷한 목적의식과 신념으로 싸우던 옛좌파와 달라보인다. 대의보다 작지만 의미 있는 의제, 집단보다 개개인의 휴머니티에 집중한다. 유사 성향의 많은 이들이 중용되고 있다. 정권이 성공하면 그들도 수혜를 받는다. 통합정부에 합류한 많은 진보적 지식인들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친박의 재구성이 친문의 재구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큰 정치인이 있어야 세가 커지겠다. 


조 수석이 구심점이 될 수도 있겠다. 누가 그들을 종북이라고 부르겠는가. 포스트를 노리는 이들에게는 달갑지 않겠다. 형님 다음은 아우라고 생각하고 있겠다. 갑자기 객들이 들어와서 사랑채를 차지하고 있으니 용꿈을 꾸는 이들이 불안했을 수도 있다. 만약 그들이라면 이이제이를 적절하게 하고 있겠다. 내 손만 더럽히지 않으면 된다. 가장 가능성이 없고 소설 같은 경우의 수였다.

몰아치는 것에 불안함은 있다. 너무 쥐는 건 되레 좋지 않다. 곤수유투다. 위급에 빠진 짐승은 오히려 싸우려 한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 목숨을 걸고 물었으니 쉽게 아가리를 풀지 않을 것이다. 쥐었다 풀어줬다를 해야 아픔을 느낄 시간도 있고 다가올 고통을 두려워할 시간도 있다. 이탈자도 생기겠다. 

경찰과 검찰 사이에 형사청을 만드는 것도 좋다. 검사도 수사검사와 공소검사로 나누는 것이다. 경찰 출신의 고등수사관과 수사검사들을 묶어 전문적인 수사기관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기소권은 지켜주고 힘을 빼는 것이다. 훔친 횟감이지만 어떻게 숙성시키느냐에 따라 맛은 달라지겠다. 중요한 건 강약조절이지 속도조절이 아니다. 정권 초에 개혁을 하지 못하면 이후에 기회도 없을 뿐더러 숨죽이던 이들은 목을 조이려 할 것이다. 세상이 슬슬 정리정돈되고 있다. 

사드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정권 바뀌자 마자 해빙무드가 슬그머니 보인다. 특사 외교도 한창이다. 한반도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방점은 대북특사겠다. 누가 평양에 가서 김정은에게 왜 미사일강박증에 걸렸냐며 따져 물어야 한다. 평양대사가 되고 싶다는 분이 있었다. 그 분이 평양특사로 뛰어준다면 남북관계가 더 잘 풀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나아가 헌정 첫 평양대사가 될 수도 있겠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인준되면 새 정부의 인사도 얼추 완성되겠다. 낙마해도 괜찮다. 상황은 더 좋아진다. 

하정호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http://v.media.daum.net/v/20170527145632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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