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외투 중에 제일 아끼는 분홍쟈켓.
어느 봄날 이 후 무난한 날씨에는 이것만 입었다.
그러던 가을 어느 날, 너는 그랬다.
"그 옷 너무 펄럭거리고 부해보여서 별로야."
그래도 나는 고집스레 이것만 입었다.
내가 제일 아끼는 거니까.
데이트 할 때마다 너는 못마땅해보였다.
날씨가 추워지고 나는 이제 노란잠바를 입는다.
너와 처음 만난 겨울에 입었었던 노란잠바.
첫눈에 반했다던 고백멘트가 선연하다.
노란잠바를 입었지만 예뻐해 줄 이는 없다.
어느 봄, 어느 유원지를 울렸던 너의 목소리.
"누나가 오늘 여기서 본 어느 여자보다 예뻐."
1일을 기념하는 그날의 사진.
새 옷인 듯 수줍게 빛나는 내 분홍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