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게시판에 이런 글을 쓰는 게 맞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만, 일단 유아와 아동에 관한 내용이 들어가기에 이 곳에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목과 같이 저는 유아교육과 4년제 졸업 예정, 곧 유치원교사의 길에 도전할 유치원교사 지망생입니다.
하지만 요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저와 같은 사람들에겐 힘든 시기입니다.
자격없는 교사들(교사라고 불러주기도 싫지만)이 아이들에게 휘두르는 폭력이 쉴새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죠..
아동들의 고통, 그로 인한 여러 부모님들의 상처와 공포와 불안, 사람들의 분노와 의심.
그로 인해 저를 비롯한 여러 예비 유아교사들에게 향하는 잠재적 범죄자라는 시선들.
이 모든 게 두렵고 가슴이 아프고, 분노가 생깁니다.
'너도 저런 짓 하는 거 아니냐.'라는 말을 직·간접적으로 들으신 분들도 계실 테죠. 저도 그랬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넌 저러지 말라고... 듣는 순간 울컥했습니다. 설마 엄마가 나를 못 믿고 저런 말을 할 줄이야 라는 생각에요.
의심이 생기니 저런 말도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로 울컥했습니다.
한편으론 나를 낳고 기르신 어머니조차 자식을 못 믿고 저렇게 주의를 주시는데, 다른 사람들은 대체 '유아교사가 될 나'를 어떻게 볼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도 똑같은 사람으로 취급되는 것 아닐까, 잠재적으로 의심받진 않을까 하고요.
실제로 이런 사건들이 연달아 밝혀지고 다뤄지면서 유아교육 종사자들에 대한 평판이 매우 나빠지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이런 사건을 저지르고 있는 일부 못된 교사들이 밉습니다. 왜 그런 일을 저질러서 여러 선량한 유아교육 종사자들을 함께 욕먹이는지.
자신 뿐 아니라 현 종사자들과 예비 종사자들의 평판까지 함께 떨어뜨리는 짓을 왜 하는지.
유아를 교육하고 보호하는 활동이 힘들다면 왜 그 일을 선택했는지.
왜 힘없고 약한 유아를 때리고 누르고 학대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왜 그런 인성으로 교사를 하는 걸까요.
왜 저 교사들은 교사의 이름을 걸고 저런 짓을 서슴없이 할까를 생각해보니, 가장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로, 유아들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이 미숙합니다.
특히 음성언어, 즉 말로 '내가 오늘 하루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이러이러한 일을 했다. 선생님은 어떻게 했다.'고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거죠. 말 그대로 유아이기 때문에 당연한 거지만, 이건 학대 교사들에게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 맘 놓고 학대를 저지를 수 있는 요건이 됩니다. 자기가 뭘 해도 얘는 어린애라 부모에게 잘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거죠.
또한, 말로 전달하는 능력이 미숙한 것 외에도 어린 아이들은 자신이 겪은 일을 과장하거나 꿈이나 책, tv등에서 본 것을 자신의 실제 경험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달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죠. 이러한 발달적 특성 때문에 육아 과정에서 아이의 말을 반드시 신뢰하기만은 힘든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점도 학대교사들에게는 마음 놓고 학대를 저지를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 되죠. 아이가 자신이 학대당했음을 부모에게 알려도 '우리 아이가 조금 과장하는 걸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부모님들이 하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까요. 이를 개선하려면 cctv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cctv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교실 내의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한다면, 학대가 줄어듬은 물론이요, 부모님들의 불안도 많이 줄어들겠죠, 실시간 감시는 다소 의견이 갈립니다만 저는 찬성하는 쪽입니다. 단, 유아들이 하원하거나 종일반 등으로 옮긴 후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일지 작성이나 공문 작성 등의 일을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교샤의 인원을 위해 유아들이 하원할 시간에는 (당연한 얘기지만)cctv감시를 하지 않도록 협조를 구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유아교육 교사들에 대한 자격증을 발급하는 과정에서 인성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대학에서 자격증을 이수하는 과정 중 아동상담 과목의 이수 중에 인성검사와 성격검사를 하는 경우가 있고 개인이 원한다면 시행할 수도 있는 검사이지만, 반드시 인성검사를 해야 한다고 규정된 것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비단 유아교육 종사자들 뿐 아니라 교사가 될 사람들이라면 인성검사를 반드시 하도록 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는 초, 중, 고를 비롯한 다른 교원분들의 취득 기준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교원자격증의 경우 필히 인성검사가 필요하다면 알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인성검사가 절대적인 판별 기준은 될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검사를 받은 대상이 '유아교사'로서 적합한 성격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가를 알아볼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죠. 상대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예를 들면, 어린 연령대의 아이일수록 성인의 세심한 배려와 꼼꼼한 일처리가 요구됩니다. 만약 유아교사를 지망하는 사람이 다소 섬세하지 못하고 세심함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유아들을 세심히 돌보고 보호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혹은 다소 공격성이 강하거나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그다지 적합하진 않겠죠. 적어도 '교사로서 적합한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은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 자격증을 너무 쉽게 발급해 줍니다.
유아교육 교사는 전문직입니다. 이 일을 위해 필요한 특수한 지식과 숙련도가 요구되는 직업이기 때문이죠. 특히나 이 교육 서비스를 받는 주요 대상이 막 기본생활습관과 발달의 첫 단계를 밟아나가는 아동들이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심도 있는 이론수업이나 실습 등의 현장경험을 하지 않아도 자격증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이죠. 어찌 보면 돈과, 시간과, 약간의 의지만 있다면 딸 수 있는 자격증이기도 합니다...
이게 왜 문제가 될까요? 유아교육이라는 일 자체에 열정이 부족하고, 인성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전문성도 부족한 사람이 그 어떤 일보다 교사의 헌신과 전문성, 숙련도가 요구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중이떠중이들을 걸러낼 만한 장벽이 필요한데 아쉽게도 유아교육 자격증의 장벽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당장 검색만 해 봐도 사이버강의를 통한 학점이수만으로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너무 어려워도 문제지만, 이런 식으로 너무 쉽게 자격증을 발급해 준다는 것은 폐단이며 문제를 양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도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학대교사들은 거의 대부분 이런 식으로 쉽게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이었으니까요.
이러한 세 가지 요인을 개선할 수 있다면, 일부 교사들의 못된 행태를 많이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현재 종사자가 아니라 그저 예비 지망생이기 때문에 제 의견이 사실과 다르거나 현장에 실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유분들께서는 어떤 원인과 해결책을 생각해보셨는지도 많이 궁금하네요.
만약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거나, 게시판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지적해주세요. 확인하고 수정하겠습니다 꾸벅_(__)_